귀엽고 재미있는(?) 사회적 상황 이야기

귀엽고 재미있는(?) 사회적 상황 이야기

작성자 레몬자몽

유아특수교육 현장 이야기

귀엽고 재미있는(?) 사회적 상황 이야기

레몬자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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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on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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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아특수교육 현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교육적 지원, '사회적 상황 이야기'를 소개할게요. 무척 귀엽고 재미있는 중재 방법이라 제가 아주 좋아하는 방법이에요.


사회적 상황 이야기(social stories)란?

✅️ 특정 사회적 상황과 그에 적절한 반응을 설명해 주는 짧은 이야기책이에요.

✅️ 사회적 상황과 상대방의 입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돼요.

✅️ 1993년, 특수교사 Carol Gray가 개발했어요.

✅️ 그림, 책, 영상(네이버 클로바 이용), 녹음본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어요.


이렇게 사용할 수 있어요

공룡🦕을 좋아하는 특수 유아 자몽이🍊가 있다고 해 볼게요. 아래는 자몽이의 이번 학기 개별화 목표 중 일부입니다.

1️⃣ 이야기나누기 시간에 손 들고 말하기

2️⃣ 바르게 줄 서기(새치기 안 하기, 친구랑 장난 안 치기)

3️⃣ 친구가 이름 부르면 친구 보고 대답하기

특수 교사는 1. 자몽이의 개별화 목표 2. 자몽이가 공룡을 좋아하는 점을 이용해, 아래처럼 사회적 상황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일부만 발췌)

사회적 상황 이야기 표지 - 좋아하는 공룡을 넣어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요.
사회적 상황 이야기 속지 - '내 책'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만들어요.
사회적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기분과, 올바른 행동을 알려줘요.
글자를 잘 읽는 유아이기 때문에 글자를 넣었어요. 글자를 모른다면 AI 음성(클로바 등)이 담긴 영상 자료로 만들 수도 있어요.
유아의 실제 얼굴 사진을 활용하기도 해요.

누구에게 사용하나요?

사회적 상황 이야기는 원래 자폐 범주성 장애 유아들을 위해 고안된 중재 방법이에요. 보통 자폐 범주성 장애 유아들이 '사회성 증진'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반 유아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어요. (실제로 저는 개입이 필요한 일반 유아들을 위한 자료도 함께 만든답니다!)


언제, 어떻게 사용하나요?

1️⃣ 등원하면 읽어요 🎒

유치원에 오자마자 가방을 정리한 뒤 바로 읽어요. 사회적 상황 이야기는 특수학급이나 유아 개인 가방장에 비치해 두고, 특수학급에서 잠깐 읽고 통합학급으로 갑니다.

2️⃣ 일과 중에 읽어요 🏫

유아가 사회적 상황 이야기대로만 행동하지는 않겠지요? (어긋나는 행동하기를 하루에도 수백 번...) 일과 중 이야기에서 심하게 벗어나는 행동을 할 경우, 이야기를 다시 읽으러 가요. 내용을 상기한 뒤 다시 통합학급으로 돌아와서, 읽은 내용대로 연습해 봐요.

3️⃣ 집에서 읽어요 🏠

똑같은 사회적 상황 이야기를 2개 만들어요. 한 권은 기관(유치원)에 두고 읽고, 다른 한 권은 가정으로 보냅니다. 기관에서의 교육을 가정과 연계할 뿐만 아니라, 이야기 속 행동이 일반화(다른 환경에서도 똑같이 행동)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에요.

4️⃣ 스스로 읽어요

처음에는 사회적 상황 이야기를 교사가 읽어줘요.

교사👩‍🏫: "이야기나누기 시간은 듣는 시간이에요."

유아가 내용을 숙지했다고 판단되면 문장을 읽다 멈추고, 문장 뒷부분을 유아가 완성해 보게 해요.

교사👩‍🏫: "이야기나누기 시간은?"

자몽🍊: "... 듣는 시간이에요."

유아가 내용을 완전히 숙지했다고 판단되면 처음부터 읽어보게 하고, 막히는 부분을 교사가 완성해 줘요.

자몽🍊: "이야기나누기 시간은... 듣는..."

교사👩‍🏫: "...시간이에요."

나중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아 스스로 읽어요.

자몽🍊: "이야기나누기 시간은 듣는 시간이에요."


뭐가 좋은가요?

1️⃣ 나만을 위한 것이라 좋아 🙋‍♀️

가장 중요한 건, 사회적 상황 이야기가 '유아의 개별적 특성을 고려한 자료'라는 점이에요. 언뜻 보면 '그냥 교사가 만든 동화책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유아의 개별화 목표, 사회적 상황에 대한 이해 정도, 그림과 글에 대한 인지 정도, 선호하는 캐릭터, 선호하는 전달 방식 등을 모두 고려하여 제작되는 것이 사회적 상황 이야기입니다. 개별화된 중재인 만큼, 그 효과가 이미 증명된 방법이기도 해요.

2️⃣ 눈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아 👁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으로 올바른 행동'을 시각화해서 이해를 도와줘요. 자폐 범주성 장애 유아들이 '시각적 학습자'라는 점을 고려한 중재 방법입니다. 백 날 '바르게 줄 서라' 이야기하는 것보다, 그림과 글을 한 번 더 보는 게 더 잘 각인돼요.

3️⃣ 긍정적인 방법이라서 좋아 🎵

유아를 존중하는 긍정적인 중재 방법이에요. 여러분이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보세요. "왜 몇 번을 말해도 줄을 똑바로 못 서니! 똑바로 서야지!"하고 소리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이야기를 통해 올바른 행동을 다시 알려주는 게 좋을까요? 후자가 훨씬 기분 좋고 편안한 방법이겠지요?

4️⃣ 미리 알려줘서 좋아 👍

도전행동을 예방하는 중재 방법이에요. 유아가 이미 새치기를 한 뒤에 "새치기하면 안 된다고 했지. 뒤로 가세요."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유아가 새치기를 하기 전에 '미리' 올바른 행동을 한 번 더 각인시켜 주면, 새치기 자체를 높은 확률로 예방할 수 있어요.

5️⃣ 만들기 쉬워서 좋아 🎨

캔바, 미리캔버스 등으로 쉽게 만들 수 있어요. 상황에 따라 유아와 함께 직접 그림을 그려서 만들 수도 있고요. 또 많은 시간이나 자료가 필요한 게 아니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쉽게 꺼내서 보여줄 수도 있어요.


부작용이 하나 있다면...

다른 일반 유아들이 '자몽이는 자기 얼굴이 들어가는 멋진 책이 있다'고 부러워하고 궁금해한다는 거예요. 또 '왜 자몽이만 이런 책을 읽지? 이상하다.'하고 낙인이 찍힐 수도 있어요. 그래서 통합학급 유아들의 연령이나 분위기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요. 특수 유아가 아침에 조금 일찍 와서 사회적 상황 이야기를 미리 읽고 통합학급에 들어가게 하기도 하고, 특수 유아처럼 행동 중재가 필요한 일반 유아들 숫자가 많으면 여러 종류의 사회적 상황 이야기를 제작해 학급에 두고 다 같이 읽기도 해요. 이야기에 실제 일반 유아들 얼굴이 등장하게 하면 더 효과적이고, 유아들도 좋아한답니다.


🔗 사회적 상황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https://carolgraysocialstories.com/social-stories/what-is-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