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개질부터 러닝까지, 요즘 2030세대가 연애 대신 취미를 선택하는 이유 💔🧵
최근 뉴욕타임스의 한 칼럼에서 등장한 단어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어요. 바로 ‘하비아모리(Hobbyamory)’라는 개념인데요. ‘취미’를 뜻하는 Hobby와 여러 사람을 동시에 사랑하는 관계를 뜻하는 ‘Polyamory’를 합친 말로, 한 사람과의 연애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개의 취미에 시간과 열정을 나눠쓰는 라이프스타일을 가리킨다고.
실제로 최근 “취미생활 하다 보면 연애할 시간이 없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 나와요. 퇴근 후에는 러닝을 하고, 주말에는 뜨개질 모임에 가고, 또 다른 날에는 도예 수업을 듣다 보면 일주일이 후루룩 지나간다는 것. 오늘 비욘드 트렌드는 MZ세대가 연애보다 취미에 빠진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러닝부터 뜨개질까지, 취미에 진심이 된 요즘 사람들 🏃🧶

러닝, 클라이밍, 트레일 러닝, 도예... 취미에 관심 좀 있는 뉴니커라면 진작 알아챘을 거예요. 최근 2030세대가 즐기는 취미의 종류가 엄청 다양해지고 있단 걸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취미가 뭐예요?” 물어보면 영화 보기나 독서, 와인 마시기처럼 대중적인 취미를 꼽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사람들이 즐기는 취미의 영역이 훨씬 다양해지고, 세분화된 거예요.
그 중심에는 흔히 ‘할머니 취미’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어요. 뜨개질, 자수, 퀼팅처럼 주로 중장년층의 취미라고 여겨졌던 것들이 젊은 세대의 취미로 주목을 받고 있는 건데요. 뉴욕타임스는 젊은 세대가 뜨개질이나 바구니 짜기, 제본 같은 오래된 공예를 다시 배우고 있다며 이를 ‘할머니 취미의 부활’이라고 설명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새 뜨개를 하는 젊은 인구가 크게 늘자, 영화관에서 영화와 뜨개를 동시에 즐기는 ‘뜨개 상영회’가 열리기도 했고요.
러닝 역시 MZ세대의 대표적인 취미 중 하나예요. 2025년 서울하프마라톤에서 2030대 참가자는 전체의 71%를 차지했는데요. 이는 2023년 59%에서 2년 만에 12%포인트나 오른 결과였다고. 이제 러닝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대회를 열고 크루를 운영할 만큼 일반적인 취미가 됐고, 최근에는 트레일러닝 등 비슷한 다른 취미로도 관심이 번져나가고 있어요. 그 외 디제잉이나 폴댄스, 칵테일 만들기 등 예전에는 소수 마니아들의 취미로만 여겨졌던 것들이 이제는 대중적인 취미의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요.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는 젊은 세대가 연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는 말도 나와요. 지난해 보그지에 실린 ‘남자친구가 있다는 건 요즘 부끄러운 일일까?(Is Having a Boyfriend Embarrassing Now?)’라는 제목의 칼럼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는데요. 칼럼의 저자는 요즘 젊은 세대, 특히 젊은 이성애자 여성들 사이에서 연애 관계를 드러내는 게 과거만큼 자연스럽거나 멋진 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지적해요. SNS에서도 연인을 내세우기보다는 내 취향과 일상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게 훨씬 ‘쿨한’ 라이프스타일로 여겨진다는 거예요.
연애 대신 취미를 선택하는 하비아모리가 유행하고, 연애가 더 이상 쿨한 일로 여겨지지 않는 사회 분위기는 서로 무관해 보이지만, 사실은 같은 변화를 가리키고 있어요. 원래 연애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던 사람들이 점점 더 취미에 진심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갑자기 이성 연애 대신 취미에 이렇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게 된 걸까요?
MZ세대는 왜 연애가 아닌 취미를 하는 걸까? 하비아모리 현상의 진짜 이유 🤔

취미 유행을 두고 “그냥 요즘 할 만한 취미가 많아져서 그런 거 아냐 🤷?” 답한다면 반쪽짜리 답에 불과해요. 하비아모리 유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요즘 사람들이 취미에서 얻고자 하는 게 단순 재미만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거든요. 전문가들은 뭐라고 말하냐면:
- 스크린 밖의 감각이 필요해 📱🌳: 요즘은 스마트폰만 켜면 영상부터 쇼핑, 게임까지 재미있는 게 마구 쏟아지는 시대잖아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디지털 환경에 오래 노출될수록 손과 몸을 직접 쓰는 경험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어요. 뜨개질로 목도리 하나를 완성하거나, 러닝으로 10km를 뛰는 경험은 그저 화면을 넘기면 끝나는 디지털 경험과 달리,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의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결국 최근의 취미 유행에는 ‘내가 직접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몰입과 성취의 감각을 되찾고 싶다는 욕구가 깔려 있다는 것.
- 적당한 거리의 관계가 좋아 🤝: 요즘 인기 있는 취미들을 보면 대부분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사람들과 함께할 수도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혼자 러닝을 하다가도 크루에 나갈 수 있고, 집에서 뜨개질을 하다가도 뜨개 모임에 참여할 수 있는 것처럼요. 최근 유행하는 소셜 사우나, 익명 독서모임 등도 마찬가지인데요. 이렇게 ‘외롭지 않지만 필요 이상으로 얽매이지는 않는 느슨한 관계’는 취미 유행의 핵심이라고.
또 연애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가치관의 변화 역시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말도 나와요. 예전에는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이 삶의 자연스러운 단계처럼 여겨졌고, ‘누구의 연인인가’가 한 사람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중요한 정보였잖아요. 하지만 이제는 러닝을 하는 사람, 디제잉을 하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등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인가’가 나를 설명하는 훨씬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이런 흐름에서 연인 관계보다는 취미를 새로 개발하고 키워나가는 데에 시간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거예요.

그렇다고 해서 하비아모리 유행을 “젊은 세대는 사랑에 관심이 없어 💔!” 해석하는 것도 정답은 아니에요. 중요한 건 오히려 연애가 하던 역할을 다른 활동과 관계에서도 얻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기 때문.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보통 연인과 함께 주말을 보내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친밀감이나 소속감을 느껴왔다면, 이제는 취미 기반 모임에서 관계와 성취감을 얻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거예요. 단순히 취미가 연애를 몰아낸 게 아니라, 연애가 더 이상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게 된 것.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은 이런 취미가 오히려 새로운 만남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는 거예요. 러닝크루나 북클럽, 공예 클래스처럼 처음부터 서로를 연애 상대로 평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자리를 통해 낯선 사람을 만나고, 실제 연인 관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거든요. 결국 중요한 건 취미냐 연애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사람들이 관계를 맺고 만족감을 얻는 방식이 어떻게 바뀌어가고 있는지, 그 안에서 연애와 삶의 우선순위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일 거예요.
하비아모리 유행에 대한 뉴니커의 생각은 어떤가요? 연애가 더 이상 삶의 기본값이 아니게 된다면,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삶을 잘 살고 있다’는 감각을 얻어야 하는 걸까요? 관계와 취미에 대한 뉴니커의 생각이 어떤지, 댓글을 통해 남겨주세요. 비욘드 트렌드는 다음 주에 더 재미있는 주제와 함께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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