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뛰자!” 차은우도 빠졌다는 트레일러닝의 정체 (feat. 트레일러닝 코스 추천) 🏃⛰️

“산에서 뛰자!” 차은우도 빠졌다는 트레일러닝의 정체 (feat. 트레일러닝 코스 추천)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산에서 뛰자!” 차은우도 빠졌다는 트레일러닝의 정체 (feat. 트레일러닝 코스 추천) 🏃⛰️

고슴이의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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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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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들이 산으로 간다?" 차은우도 빠진 '트레일러닝'이 지금 핫한 이유 🏃⛰️

뉴니커, 혹시 산에서 땀 흘리며 달리는 사람들 본 적 있나요? 저는 최근에 산을 오르다가 특이한 옷차림으로 뛰는 러너들을 봤는데요. 러닝화인지 등산화인지 헷갈리는 신발, 물통을 꽂은 조끼가 신기해 보였어요. 알고 보니 트레일러닝(Trail Running)을 즐기는 사람들이었어요. 제가 알던 러닝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주목받고 있더라고요.

트레일러닝은 포장되지 않은 자연의 길(trail)을 달리는(running) 스포츠예요. 유럽과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주목받았는데요.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죠.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 ‘트레일러닝화’ 검색량은 지난 4~6월을 기준으로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 121% 증가했어요. 올해 5월 노스페이스 홍보모델로 활동 중인 배우 차은우가 강릉 트레일러닝 대회에 참가하고, 크리에이터 덱스가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태백산을 달리는 등 셀럽들이 트레일러닝을 즐기는 모습이 미디어로 공유된 게 계기가 됐죠. 코오롱스포츠·블랙야크·다이나핏 등 유명 브랜드들도 자체 트레일러닝 대회를 개최하거나,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으로 트렌드에 올라타고 있어요.

해외 Z세대도 트레일러닝에 주목하고 있어요. 글로벌 운동 앱 스트라바(STRAVA)는 2023년 트렌드 리포트에서 “트레일러닝 이벤트 수가 팬데믹 이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다른 스포츠보다 훨씬 가파른 성장세”라고 기록했어요. 미국에서는 1500만 명에 가까운 인구가 트레일러닝을 즐기고, 꾸준히 증가하고 있죠. 그렇다면 트레일러닝은 기존의 달리기와는 어떤 점이, 어떻게 다른 걸까요? 왜 사람들은 굳이 험한 산길을 찾아 달리는 걸까요?


하이킹도 그냥 러닝도 아닌 트레일러닝, 나름 역사가 있는 ‘종목’입니다 🧐 

이미지 출처: (왼쪽) The Dipsea Race / (오른쪽) Wikimedia 

트레일러닝은 사실 유서 깊은 스포츠예요. 대다수 전문가들이 190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딥시 레이스(Dipsea Race)를 기원으로 보거든요. 처음에는 운동 모임인 올림픽 클럽(The Olympic Club) 회원들이 누가 먼저 여관에 도착하는지 대결하는 가벼운 내기였는데요. 돌계단부터 진흙 길과 모래사장까지, 다채로운 코스를 달리는 데 색다른 재미를 느낀 참가자들은 매년 대회를 열어보기로 했죠

1930년대 들어 트레일러닝은 전 세계 곳곳에서 싹을 틔우기 시작했어요. 유럽에서는 산봉우리 3개를 오르내리는 영국의 쓰리 피크스 레이스(Three Peaks Race), 아름다운 몽블랑산맥을 배경으로 달리는 프랑스의 투르 드 몽블랑(TMB) 등이 사람들을 불러 모았어요. 시간이 흘러 1980년대에는 세계 산악 달리기 협회(WMRA)가 설립되는 등 국제적인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죠. 

한국에서는 ‘오지 레이서’로 활동해 온 유지성 선수가 2001년 처음 트레일러닝을 알렸어요. 유 선수는 1주일 동안 사하라 사막을 달리는 대회에 참가하면서 트레일러닝에 큰 매력을 느꼈고, ‘이렇게 좋은 걸 나만 알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고 해요. 그리고 3년을 투자해 국내 첫 트레일러닝 대회를 열었죠. 2013년에는 세계 최연소 마라톤 그랜드슬램(1년 안에 1000km 완주)을 기록한 윤승철 선수가 트레일러닝에 진출하고, 비슷한 시기 국내 대회를 섭렵한 김지섭 선수 같은 새로운 스타들도 등장했어요. 국내에서도 트레일러닝이 느리지만 꾸준하게 퍼져나간 거예요.

2020년대 들어 트레일러닝은 우리나라에서도 주류가 됐어요. 자연의 변화로 매번 조금씩 달라지는 코스, 모험심을 자극하는 특성 등 여러 장점들이 주목을 받았거든요. 기능성 티셔츠와 편한 조끼, 신발 등 트레일러닝 기어도 기능성과 스타일을 고루 갖춰, 편하게 멋을 낼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 상승 중인데요. 이런 특징 말고도 트레일러닝이 주목 받는 이유는 어떤 게 있을까요? 


나만의 길을 찾아 달리며, 있는 그대로의 나와 만나는 자유

뉴니커는 언제 ‘내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나요? 저는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세대와 상관없이 ‘안전하게 정돈된 길’을 찾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글을 쓰는 저도 마찬가지고요. 소셜 미디어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을 보다 보면 ‘나는 뒤처지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곤 해요. 전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뉴스가 매일 들려오고,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 ‘이렇게 하면 된다!’는 메시지에 의존하고 싶어지는 건 자연스러워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가 원했던 삶을 직접 만들어간다는 뿌듯함, 주체성을 잃게 되기 쉽죠. 

트레일러닝은 우리가 잃어버린 바로 그 느낌을 되찾아주는 스포츠 아닐까요? 적당하게 길이 난 산이나 골목길, 바닷가, 해변이면 어디든 트레일러닝 코스가 되니까요. 내가 원하는 대로 두 발을 내디디며 나만의 코스를 만들 수도 있죠. 지금 많은 사람이 트레일러닝에 주목하는 이유에는 이렇게 ‘내 삶을 주도한다’는 성취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을 거예요. 오랫동안 트레일러닝을 해 온 사람들도 비슷한 말을 남겼고요.

자연을 달리면서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됐다는 경험담도 많아요. 트레일러닝은 아름답지만 험난하기도 한 자연을, 자기 수준에 맞춰 달리는 스포츠에요. 다른 사람을 의식해서 무리하면 다치거나 피로에 시달릴 위험도 상당하죠. 그렇기에 전문가들은 나만의 페이스에 집중하고, 힘들면 걷기도 하면서 달리는 게 오히려 더 꾸준히, 멀리 트레일러닝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해요. 그런 점이 우리네 삶과 비슷하기도 하죠.

‘내가 잘하고 있나?’ 고민된다면, 하루하루 열심히 살지만 왠지 모르게 공허하다면, 가볍게 동네 산길부터 달려보는 건 어떨까요? 트레일러닝이 뉴니커에게 신선한 뿌듯함과 성취감을 가져다줄 거예요. 


[비욘드 트렌드] 에디터의 관점을 담아 지금 우리의 심장을 뛰게하는 트렌드를 소개해요. 나와 가까운 트렌드부터 낯선 분야의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비욘드 트렌드에서 트렌드 너머의 세상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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