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미 ‘중년남미새’ 영상은 왜 논란이 됐을까? ‘남미새’ 논쟁과 여성혐오의 경계 💕🗣️

강유미 ‘중년남미새’ 영상은 왜 논란이 됐을까? ‘남미새’ 논쟁과 여성혐오의 경계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강유미 ‘중년남미새’ 영상은 왜 논란이 됐을까? ‘남미새’ 논쟁과 여성혐오의 경계 💕🗣️

고슴이의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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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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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니커, 요즘 유튜브와 SNS에서 한참 핫한 그 영상 봤나요? 코미디언 강유미 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중년남미새’라는 제목의 영상인데요. 업로드 10일 만에 조회수 175만 회를 넘기며 화제가 됐어요. 이 영상에 대한 얘기를 다루는 파생 콘텐츠가 우르르 올라오는가 하면, 몇몇 신문사에서는 칼럼이 나오기도 했고요. SNS 역시 이런저런 논쟁으로 시끌벅적한데요. 

‘중년남미새’ 영상은 왜 이런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된 걸까요?

 


강유미 ‘중년남미새’ 영상이 논란이 된 이유 🗣️

지난 1월 1일 업로드된 코미디언 강유미 씨의 ‘중년남미새’ 영상에는 중년의 한 이성애자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해요. 그는 얼핏 보기엔 모두에게 상냥하지만, 같은 회사 안에서도 남성 직원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긍정적인 반면 여성 직원에게는 ‘약았다’, ‘얌전해 보이는데 완전 여우다’라며 뒷담화를 하는 등 양면적인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외에도 대화 주제와 상관없이 남편과 아들 얘기를 하느라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사람이라면 연애와 결혼을 해야 한다’며 여성 동료에게 자신이 생각하는 ‘정상적인 삶’을 강요하기도 해요.

‘남미새’는 ‘남자에 미친 새X’의 줄임말로, 남자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이성애자 여성을 낮잡아 표현하는 단어에요. ‘여미새(여자에 미친 XX)’와 함께 이성 연애와 결혼에 목을 매는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로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되어 왔어요. 특히 ‘남미새’는 학교나 회사에서 자신의 할 일에 집중하기보다는 이성과 자그마한 접촉이라도 만들기 위해 애쓰고, 남성 집단의 관심을 받기 위해 여성 집단을 까내리는(‘여자애들은 너무 기싸움이 심해’, ‘난 성격이 털털해서 여자보다 남자들이랑 더 잘 맞아’) 여성을 비판할 때 주로 자주 사용돼요. 

‘중년남미새’ 영상이 공개되자 댓글창과 SNS는 순식간에 시끌시끌해졌어요. “내 주위에도 저런 사람 진짜 있다”, “소름끼칠 만큼 현실적이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진 한편, “풍자가 아닌 조롱 같아서 불편하다”, “너무 과장스럽다”며 비판적인 반응도 많았기 때문. 특히 영상이 아들을 가진 중년 여성들을 일반화하고 조롱한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영상에 나온 것처럼 남성을 편애하는 여성들이 일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를 아들 가진 중년 여성 전체로 확대해 ‘남미새’라는 딱지를 붙여 희화화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러자 이에 맞서 “‘여성혐오(misogyny)’를 하는 일부 여성들을 풍자하는 영상이야!”하며 조롱이 아닌 풍자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더 커졌어요.

‘풍자냐 조롱이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여러 신문 기사와 칼럼은 물론, 전문가들도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어요. JTBC ‘마녀사냥’에도 출연했던 에디터 겸 칼럼니스트 곽정은 씨는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이 영상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영상을 보고 싸우고 있는 건)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우리의 모습을 이 영상이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어요. 이어서 “특정 집단을 향한 무차별적 혐오보다는 권력자를 향한 풍자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는 분석과, “아들을 가진 중년 여성의 내면화된 여성혐오를 보여주는 풍자”에 가깝다는 분석도 이어졌고요.

한편 댓글창과 여러 SNS에서는 10대 청소년 여성들이 학교에서 겪는 성차별을 고발하는 움직임도 이어졌어요. 잘못된 성인지감수성을 가진 남학생들 때문에 여학생들이 일상적으로 성차별과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며, 여기에는 ‘아들 잘못 키운 엄마’들의 책임이 크다는 것. 딥페이크 성범죄 등 사이버 성폭력 피의자의 절반 이상이 10대 남성이라거나, 교실에서 벌어지는 언어 성폭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영상이 올라온 지 열흘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중년남미새’ 영상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뜨거운데요. 사람들은 왜 이토록 ‘남미새’ 논쟁에 진심으로 뛰어드는 걸까요? 이 논쟁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더 들여다봐야 할까요?


‘남미새’ 논쟁이 보여주는 것: 세대 갈등? ‘여성혐오하는 여성’에 대한 반격?

사실 ‘중년 남미새’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주목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코미디언 이수지 씨는 지난해 3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휴먼다큐 자식이 좋다’라는 시리즈를 공개했는데요. 영상에는 ‘제이미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가상의 인물 이소담 씨가 등장해요. 소담 씨는 서울 강남 대치동에 거주하며 아들 ‘제이미’를 키우는 중년 여성으로, 몽클레르 패딩에 에르메스 목걸이, 고야드 가방을 든 채 아들의 사교육에 열을 올리는 인물로 그려지는데요. 영상에 들어간 ‘사실과 다르게 코미디로 각색한 내용입니다’라는 안내 문구에도 불구하고, “완전 하이퍼리얼리즘이다”, “꼴불견 그 자체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어요. 비슷한 시기 업로드된 배우 한가인의 일상 영상에 사람들이 몰려가 “도치맘 영상과 똑같다”며 조롱 댓글을 달자, 결국 영상이 비공개 처리되기도 했고요.

이런 현상을 얼마 전 유행했던 ‘영포티 밈’과 연결지어서 세대 갈등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도 있어요. ‘영포티(Young-Forty)’란 2010년대에 처음 등장한 단어로, 처음에는 ‘기성세대와 달리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며 젊게 살아가는 40대’를 뜻했는데요. 최근에는 젊은 세대의 감성과 문화를 억지로 흉내 내는 40대 남성, 혹은 나이 차이가 많은 여성에게 무리하게 다가가려는 중년 남성을 뜻하는 단어로 의미가 바뀌었어요. 이에 스냅백과 스투시 후드티, 나이키 에어포스 등으로 대표되는 ‘영포티 룩’을 조롱하는 밈이 유행했고, 비슷한 시기 방영된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속 주인공인 ‘김낙수’가 영포티인가 아닌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하지만 ‘중년 남미새’를 둘러싼 논쟁을 단순한 세대 갈등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요. 세대 구분을 넘어서는 ‘남미새’를 소재로 한 콘텐츠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기 때문. 강유미 씨가 지난해 6월 업로드한 ‘엑소시스트 - 남미새 영혼에 빙의된 여자’ 영상 역시 ‘남미새 악귀’가 들린 친구를 퇴마한다는 내용으로, ‘남자에 지나치게 진심인’ 2030대 젊은 여성의 모습을 풍자해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요. 이후 올라온 ‘엑소시스트 리턴즈 - 결미새 영혼에 빙의된 여자’, ‘[심야괴담회] 남미새랑 간 우정 여행’ 등 비슷한 컨셉의 영상도 연달아 화제가 됐어요.

이에 몇몇 전문가들은 세대 갈등을 넘어 조금 더 복잡한 관점에서 ‘남미새’에 대한 논쟁을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해요. ‘중년남미새’를 대상으로 한 부정적 반응이 단순히 ‘중년’ 세대의 여성들을 향한 분노라기보다는, 스스로를 ‘명예 남성’으로 여기며 사회화된 여성혐오를 그대로 반복하는 여성들 전체에 대한 분노에 가깝다는 거예요.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남성에게는 ‘그럴 수 있지’ 하며 너그럽게 반응하는 반면, 여성에게는 ‘요망하다’, ‘순진한 얼굴로 남자들 이용해먹는다’며 악의적으로 해석하는 남성중심적 사회 질서를 그대로 체득한 여성들에 대한 비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 그 대상에는 중년 세대의 여성뿐 아니라 2030세대의 젊은 여성들 역시 당연히 포함되고요. 


‘남미새’ 논쟁의 뒷면: 우리는 왜 이토록 ‘남미새 까기’에 진심이 된 걸까 🤔?

한편으로는 최근 ‘남미새’를 소재로 하는 콘텐츠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이유가 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영화나 드라마, 유튜브 영상 등 허구의 인물이 등장하는 픽션에서는 물론, 연애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할 때도 ‘완전 남미새같다’는 댓글은 고정적으로 꼭 등장하는 반응이 되었기 때문. 인스타그램과 틱톡, 여러 커뮤니티에 ‘주위에 꼭 있는 남미새 관상’, ‘남미새 특 n가지’ 같은 제목을 단 게시물들이 인기를 끄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요. 

이런 현상은 여성 집단 내에서 ‘여미새’보다 ‘남미새’가 훨씬 더 문제적인 취급을 받고 있는 현실을 보여줘요. 대부분의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 쪽은 대부분 ‘여미새’일 텐데도, 소위 ‘남자 없이 못 사는’ 여성들이 훨씬 더 강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거예요. 그 이유를 이진송 ‘계간 홀로’ 발행인은 이렇게 분석했다고:

즉 여성을 남성의 수동적인 연애 대상이나 ‘남자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존재로 여기는 편견에서 벗어나 새로운 여성성의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인 젊은 여성들의 입장에서, ‘남미새’는 이런 변화를 다시 없던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즉 ‘여성 인권을 후퇴시키는’ 존재라는 것. 그렇기에 이들은 공통의 분노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여성혐오를 내재한 여성들, 즉 ‘여혐을 하는 여성들’에 대한 비판과는 별개로, 이게 다시 특정 세대·계층의 여성들을 향한 공격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해요. ‘중년 남미새’에 대한 비판 중 일부가 ‘아들 잘못 키운 엄마들’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실제 문제를 일으킨 아들 당사자나 남성 양육자의 책임에 대한 얘기는 자연스럽게 지워지는 것처럼 말이죠. 결국 여성에게 지나치게 많은 화살을 돌리고, 문제의 책임을 지우는 결과를 낳는 거예요. 

‘남미새’ 또한 남성중심적인 사회 구조의 또 다른 피해자일 수 있다는 관점도 있어요. 여성이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는 것보다 남성 배우자나 자식의 지위에 기대 살아가는 것이 아직도 훨씬 쉬운 사회에서, 이런 질서를 받아들인 여성들을 무조건적인 가해자로 볼 수만은 없다는 것. 이 여성들이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과정에 대한 이해는 생략한 채 결과만 비판한다면, 비슷한 문제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그 끝은 결국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이 아닌, ‘남미새’ vs. ‘남미새’가 아닌 여성들 간의 끝없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고요. 

 

오늘 ‘비욘드 트렌드’는 얼마 전 화제가 된 ‘중년남미새’ 영상을 중심으로, ‘남미새’ 논쟁을 둘러싼 다양한 결의 이야기들을 함께 살펴봤는데요. 이런 논쟁에 대한 뉴니커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평소 ‘남미새’ 콘텐츠를 보면서 어떤 통쾌함이나 불편함을 느꼈는지, 그런 감정을 느낀 이유는 무엇인지 뉴니커들의 이야기를 남겨주세요. 서로 다른 입장과 세계에서 출발한 이야기들이 만나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내길 바라며, 오늘 비트는 여기서 마무리할게요. 다음에 다시 만나요!


[비욘드 트렌드] 에디터의 관점을 담아 지금 우리의 심장을 뛰게하는 트렌드를 소개해요. 나와 가까운 트렌드부터 낯선 분야의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비욘드 트렌드에서 트렌드 너머의 세상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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