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한 편에 1분이라고? 지금은 '숏폼 드라마' 전성시대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드라마 한 편에 1분이라고? 지금은 '숏폼 드라마' 전성시대 📺🍿
뉴니커는 숏폼으로 어떤 걸 주로 보나요? 저는 요즘 ‘흑백요리사’ 숏폼에 푹 빠졌어요. “나야, 들기름.” 같은 명대사들이 나올 때마다 지나칠 수가 없더라고요.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클립도 집중해서 봐요. 작품을 처음 볼 때 느꼈던 즐거움과 감동이 떠오르거든요.
이렇게 우리의 일상이 된 숏폼 영상이 최근 새롭게 변화하고 있어요. 한 편에 2분도 안 되는 ‘숏폼 드라마’가 빠르게 성장 중이거든요. 사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13조 원이어서, 이미 하나의 장르가 됐다고 봐도 될 정도예요. 우리나라에서도 스푼라디오의 비글루, 왓챠의 숏챠 등 여러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는데요. 숏폼 드라마라는 장르는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왜 지금 특히 주목받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훑어보기 👀: 사실 웹드라마입니다. 근데 이제 더 짧고 강렬해진
숏폼 드라마의 기원은 뉴니커도 한 번쯤 봤을 ‘웹드라마’예요. 웹드라마는 한국에서는 2013년, 교보생명의 브랜드 콘텐츠 ‘러브 인 메모리’로 처음 등장했는데요. 당시에는 신선하다는 반응과 TV 드라마의 축소판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함께 나왔어요. 그러다 같은 해 발표된 ‘미생 프리퀄’이 에피소드마다 다른 장르, 한 명의 서사에 집중하는 구조로 호평받으며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죠.
발전을 거듭하던 웹드라마는 2016년, 와이낫미디어의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 누적 조회수 1억 3000만 회를 기록하며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됐어요. 짝사랑이라는 보편적이면서 매력적인 소재, 시청자와 나이가 비슷한 배우들의 연기로 ‘가볍지만 깊이 빠져드는’ 콘텐츠로 자리 잡았죠. 이후 SNS와 유튜브의 발전에 힘입어 현재는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어요. 현실적인 청춘의 일상을 담은 ‘픽고’, 회사원의 고달픔이 주제인 ‘좋좋소’ 등 소재도 다양해졌고요.
숏폼 드라마는 이런 웹드라마가 더욱 짧은 콘텐츠 시대에 맞춰 진화한 형태라고 볼 수 있어요. 한 편이 1분~3분 정도로 기존 웹드라마보다도 훨씬 짧은데요. 이렇게 작은 에피소드들이 적어도 50개, 많으면 100개 이상 모여서 하나의 시즌이 되죠. 플랫폼마다 다르지만 초반 10편 정도는 무료보기로, 이후에는 이용권을 구매하거나 유료 구독으로 감상할 수 있어요.
현재 숏폼 드라마 인기는 중국이 이끌고 있어요. 중국판 틱톡 더우인(Douyin), 위챗으로 유명한 텐센트(Tencent) 등 대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투자 중이거든요. 특히 중국의 대표 숏폼 드라마 플랫폼인 릴숏(ReelShort)은 미국 앱스토어 순위에서 틱톡을 앞지를 정도로 규모가 커졌어요. 일본에서 상위권을 기록한 탑숏(TopShort), 동남아시아에서 특히 인기 있는 숏티비(ShortTV)처럼 다른 지역에서도 숏폼 드라마가 급성장 중이죠.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숏폼 드라마에 열광할까요? 미디어 시장은 이런 트렌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요?
자세히 보기 🔎: ‘시성비’를 원하는 시청자와 ‘가성비’가 고민인 제작자의 만남
뉴니커, 요즘 보고 들을 게 많아도 너무 많지 않나요? SNS도 보고, 메신저도 확인하고, 유튜브도 봐야 하죠. 그렇기 때문에 영화나 드라마를 빨리 감기하거나 요약본을 보는 경우도 많은데요. 숏폼 드라마는 이렇게 1분 1초가 아까운 시청자들에게 알맞은 콘텐츠예요. 뻔하지만 익숙하고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 만화를 보는 듯한 연출 등으로 빠르게 몰입할 수 있거든요. 모바일에 최적화돼서 어디서나 볼 수 있고요. ‘시성비(시간 대비 성능)’가 중요해진 지금, 숏폼 드라마는 시간 낭비 걱정을 최소화하면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인 거죠.
숏폼 드라마는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도 매력적이에요. 분량이 짧고, 필요한 장비도 적어서 훨씬 적은 비용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거든요. 한 편 한 편이 가벼우니까 촬영 시간도 덜 들고요. 최근에는 인공지능으로 콘텐츠를 더 효율적으로, 빠르게 완성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어요. 영상 보정부터 번역, 음성 더빙과 자막 작업까지. AI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다양해지면서 숏폼 드라마의 진입 장벽은 앞으로 더 낮아질 걸로 보여요.
이전에는 생각하기 힘들었던 소재나 구성을 시도하기도 용이해요. 중국에서는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난 현대 셰프’, ‘박물관을 탈출할 기회를 노리는 전시품의 이야기’ 등 로맨스 액션 위주 유행에서 탈피하기 위한 시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도 공상과학(SF) 등 보다 다양한 장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여러 기업이 공모전 등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인력과 장비가 필요한 기존 콘텐츠보다 훨씬 부담이 덜하고, 정해진 형식도 없어서 가능한 도전이죠.
하지만 숏폼 드라마에 대한 걱정과 우려도 커요. 빠르게 사람들을 집중시켜야 하니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연출이 많거든요. 실제로 중국에서는 이 문제 때문에 방영 금지된 콘텐츠들도 2만 개가 넘어요. 맥락 없이 결론만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 문해력이 저하되고, 뇌와 마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있어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비판도 늘어나고 있어요. 새로운 에피소드가 공개될 때마다 알림을 보내고, 회차마다 과금을 유도하는 앱들이 많기 때문이죠. 저작권이나 수익 분배 등에 대한 기준도 모호해서, 표절이나 제작 인원에 대한 정당한 비용 지급 관련 문제도 있어요.
이런 지적들은 ‘숏폼'이라는 콘텐츠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계속돼 왔는데요. 결국 근본적인 원인은 1초라도 빨리, 더 길게 사람들을 잡아놔야 하는 경쟁 구조에 있어요.. 그 때문에 숏폼 드라마에 대한 우리나라 사용자들의 시선도 엇갈리고 있어요.
사실 저는 ‘숏폼’이라는 이유만으로 콘텐츠가 나빠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미디어는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해왔으니까요. 지금은 자연스러운 OTT 서비스, 웹드라마도 처음 나왔을 땐 지금 숏폼 드라마와 비슷한 논란에 시달렸어요. 물론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이슈들도 있지만, 이전에는 시도하기 힘들었던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죠. 결국 뻔한 주제에서 벗어나려는 제작자들의 노력, 평소 취향과 다르거나 낯설어도 시도해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이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생각해 볼 만한 주제들 (다양성에 대한 존중, 내가 원하는 삶을 찾는 과정 등)을 다룰 때, 숏폼 드라마도 장르로 인정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플랫폼들도 평소 내 취향과 반대되거나, 잘 안 보는 콘텐츠를 일부러 추천해 주는 기능을 선보이면 어떨까요? 그렇게 하면 시청자들의 시야도 넓어지고, 더 다채로운 소재들이 주목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점점 짧아지는 콘텐츠의 시대, 뉴니커의 생각이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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