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생각하는 사람들 💭

모엘
2023.08.10•
(단상모엘🤔) 이공계와 인문계 공부의 차이
(다소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공계와 인문계 공부는 뭐가 다를까요? 저는 간단히 말하자면, 답이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하고 싶어요.
우리가 알다시피 수학공식과 과학법칙은 다소 절대적이죠. 그렇기에 정답만이 있을 뿐, 여타의 의견은 존재하지 않아요. 의견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수학 문제 풀이 중, 나의 풀이과정이 맞는지 틀린지에 대한 질문 정도죠.
답이 나온 순간, 문제는 그 자체로 종결된다. 왜냐면 답을 찾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죠. 정답이 나왔는데 더 들여다 볼 필요는 없어요.
거시세계의 자연법칙의 토대가 되는, 인과법칙은 우리가 대표적으로 매일 경험하는 법칙이죠. 당구공을 큐대로 치면 공은 100% 굴러갑니다. 원인이 있다면 결과는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것이죠.
만약 모든 현상을 완전히 파악하여, 원인을 도출해낼 수 있다면 결과는 예측이 가능하겠죠. 즉,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것이 곧 정답일 것이고, 다시 법칙이 될 거죠.
이러한 관찰에 기반한 사실적인 접근은 자연과학의 토대가 되며 이는 공학 등의 응용과학으로 나아가죠. 기존의 과학적인 법칙을 이용하여 새로운 정답들을 꾸준히 만들어가는 것이죠.
아주 재밌는 건, 이공계 공부, 특히 자연계 공부 내용에는 인간의 요소와 의지가 없어요. 인간이 만들어내는 가치 또한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습니다.
앞서 저는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인과법칙에 대해 논했어요. 모든 (자연)현상의 원인들을 알 수 있다면, 미래의 모든 (자연)현상들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요.
그러나 여기에 인간이 개입하면 어떻게 될까요?
인간은 자연에서 관찰되는 원인-결과(원인)-결과(원인)-결과-... 이 무수한 인과법칙들 사이를 파고들겠죠. 필연적인 인과법칙 속에서 개연성의 빈틈들을 만들어 낼 것이고요. 이 빈틈들 속에서 수많은 가능성이 열립니다. 인간은 어떤 법칙에도 구속될 수 없는 "자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이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인간이, 새로운 개연적인 인과관계를 상상해 나간다면, 그것이 직관이 되고, 수많은 사람들의 의견과 주장이 되며, 때론 신념마저 됩니다.
이미, 단일한 정답과 법칙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답이 아닌, 이러한 수많은 의견과 주장들이 "인문학"을 형성하는 겁니다.
답이 나오면 끝나버리는 이공계와는 다르게, 인문학은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에, 정해진 답을 이미 넘어서서, 나의 끊임없는 지성적인 사유가 일어나는 거죠.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삶의 다양한 가치들을 교류하고, 나의 "지성적 사유"를 적용하고 확장해나가는 것.. 그것을 저는 인문계 교육 혹은 인문계 교육이어야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보면, 이미 정답을 정해놓고 답을 찾아내도록 요구하는 문제풀이식의 국어 교육은 잘못된 거겠죠.
나의 생각들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나의 경험들 속에서 만들어낸 나의 가치들을 사람들과 교류하고, 나의 지적 사유를 통해서 인간의 삶과 인간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그런 인문학적 접근이 우리에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는 민주주의의 정치 참여로도 나아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나'가 아닌 사물을 다루기 이전에,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입니다.
관찰을 통한 과학적 사실은 우리에게 수긍을 강요할지라도,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인문학은 인간의 창조적인 행위를 통해 미래를 변화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이 절망 속에서도 인문학을 지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이상적인 교육 관련해서 제가 기술한 것들이 좀 있는데 앞으로의 시간이 많으니 조금씩 녹여보도록 할게요!)
추가적으로)
사회학에 대해서 좀 언급하고자 해요. 사회학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섞여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양적 연구(실증적 연구)는 통계나 실험과 같은 자연과학적 방법론을 사용해서 인간에게 법칙(정답)을 찾으려고 하고 미래를 예측하려 해요. 인간이 갖고 있는 가치를 수치화하고 수량화를 하려고 하죠.
반대로 질적 연구(해석적 연구)는 인간 개개인의 내면적 동기와 의미(가치)들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그저 관찰할 수 있는 것들 뒤에 숨어 있는 이면을 발굴해내는, 인문학적인 접근을 이용해요. 연구자의 감정이입과 직관적인 통찰이 더욱 중시되는 거죠.
그러나, 정답을 정해놓고 개별 인간들을 정답에 욱여넣어 억지로 미래를 예측하고 계산해내는 양적 연구보다는, 인간이 갖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들을 다방면으로 끊임없이 이해하고 해석하는 질적 연구가 우리에겐 더욱 필요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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