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완전한 진실을 담는가

사진은 완전한 진실을 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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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뱅 클럽

사진은 완전한 진실을 담는가

리
@camer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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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자극적인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은 찰나를 영원으로 기록한다. 간단한 속성이다. 이 ‘순간의 박제’라는 사진의 속성은 오래 전부터 인류 역사를 기록하는 수단의 커다란 축으로 활용되어 왔다.

한 군인이 총을 맞고 쓰러지고 있다. 한 생이 꺼져가는 순간이 흑백 프레임 속에 박제된 이 사진은 촬영자 로버트 카파를 순식간에 전설적인 종군기자로 알려지게 했다. 이 사진에서 당신은 무엇을 읽었는가? 전쟁의 참혹함, 시대에 희생되는 개인, 전쟁터 한가운데에 있는 것 같은 급박함…하늘, 언덕, 사람과 총 단 네 가지의 피사체로 이 사진은 백 마디 말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얼마 전 각종 언론사들의 신문 1면을 장식한 이 사진도 대표적 예시다. 근래에 나온 역사적 사진 중 가장 의미 있는 사진으로 꼽힐 만큼 강렬한 이 사진은 사진 매체의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힘을 매섭게 전달했다.

사진은 가장 간단하고 묵직한 언어이자 메시지다. 우리가 직접 보지 않았던 사물과 사람과 현상을 실재로 구현해 우리의 의식에 무섭게 자리잡는다. 보도 사진가들에게 이미지 보정이나 편집이 절대 금기되는 이유는 오직 현상의 시각화, 그 자체만으로 울림을 전하는 사진의 힘을 100% 믿어야 하기 때문이다. 로버트 카파가 스스로 전쟁터의 군인이 되어 셔터를 누른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진이 보여주는 진실이 사실의 전부가 아닐 때도 있다.

퓰리처상 수상작이기도 한 이 사진은 베트남 전쟁의 비참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으로 유명하다. 군인이 권총으로 민간인 남성을 망설임 없이 사살하는 모습을 담았다는 이 사진은 미국 전역에서 반전의 물결을 일으켰다. 미국인들은 미국이 쥐어준 총과 무기가 죄 없는 민간인들을 향한다고 생각했다.손이 뒤로 포박된 채 영문도 모른 채 살해당하는 듯한 사진 속 남자는 군복을 착용하지도, 무기를 소지하지도 않은 모습이었기에 이 사진을 접한 사람들은 총을 든 장교가 죄 없는 민간인을 처형했다고 여겼다.

정말 이 사진이 보여주는 진실은 그것이 전부였을까? 사진 속 사살된 남성의 이름은 응우옌 반 렘.남베트남 장교의 일가족을 학살한 베트콩 간부였고 그를 처형하는 군인 곡 로안은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병사들의 신뢰를 받는 남베트남 장교였다.

사진의 뒷면을 알고 나니 달리 보이는가? 전쟁에서 선악을 일도양단으로 가를 수는 없다. 응우옌 반 렘의 아내는 남편이 처형된 사실을 사진으로 뒤늦게 알았고, 임신 상태로 두 딸과 함께 남베트남군을 피해 숨어 살아야 했다. 로안 장군은 남베트남 패망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갔으나 죽을 때까지 ‘살인자’ 라는 낙인에 쫓겨 살았다. 전쟁은 비극의 순환일 뿐임을 사진의 비하인드는 말해준다.

이 사진이 말해주는 또 다른 사실은 ‘사진의 진실이 반쪽일 수 있다’ 는 것이다. 사진을 촬영한 에디 아담스는 로안 장군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책임을 느껴 그의 미국 이민을 적극적으로 돕고 방송에도 출연해 그를 변호했지만, 끝내는 “로안은 총으로 응우옌을 죽였고 나는 카메라로 로안을 죽였다”고 회고할 만큼 죽을 때까지 죄책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사진 한 장으로 모든 진실을 전할 수는 없다는 것은 사진이 지닌 한계이자 운명이기도 하다. 사진은 오직 비주얼로만 말하기 때문에 사진에 긴 텍스트를 덧붙인다 해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이미지만이 뚜렷하게 남는다. 어쩔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는 이 숙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최선으로 이용해야할까?

한편 우리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사진 안팎으로 새겨진 비극의 고리와 왜곡의 파장을. 사진 속의 반쪽짜리 진실, 사진 밖의 완전한 진실을 알고도 갈등하는 우리가 사진의 메시지를 완성하고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