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지식의 저주_상대방과 나의 배경지식은 다르다
작성자 북렌즈
일잘러를 위한 문해력 처방전
[문해력] 지식의 저주_상대방과 나의 배경지식은 다르다
친절한 의소소통의 시작은 나의 배경지식이 상대방의 배경지식과 같지 않다는 전제입니다. 이 전제를 무시했을 때 수많은 불협화음이 따라와요. 하지만 듣는 사람,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생긴 웹예능 에피소드를 살펴 볼게요. 젊은 대표와 더 젊은 직원들이 같이 도시락을 먹고 있어요.
*인턴 직원: 콜록콜록, 물 어딨지? 아 저깄네! (물병 가져와서 마심.)
*젊은 대표: OO아.
*인턴 직원: 네?
*젊은 대표: 우리는 선인장이야?
*인턴 직원: 네?
*젊은 대표: 우리는 물 안 먹어?
*인턴 직원: 선인장은 왜 물 안 먹어도 돼요?
*젊은 대표: 그러니까 내 말은…. 힘들다, 힘들어.
*다른 직원: 그냥 물 챙겨와~
이 장면이 재미있는 분들은 배경지식이 쌓여 있어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젊은 대표는 선인장의 특성을 활용해서 비유적인 표현을 사용했어요. 선인장은 물이 적은 사막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은 물로도 살 수 있도록 적응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선인장이야?”는 ‘우리는 물 안 먹어도 되는 줄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선인장이 아니니까, 결국 우리도 물 필요하다는 의미죠. 하지만 인턴 직원은 선인장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어요. 그러니 다시 되묻습니다. 과학 시간이면 괜찮은 반응인데, 식사 시간에 이걸 다 설명해주긴 힘들죠. 그럴 때는 잘 몰라도 짐작해서 넘어갈 수 있어요. “우리는 물 안 먹어”에서 힌트를 얻어 “물 드릴까요?”라고 하면 상황을 슬기롭게 모면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선인장은 물 안 먹어도 되나요?’를 꼭 검색해서 나의 지식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냥 물 달라고 하면 되잖아요?’라고 할 수 있지만, 그건 메신저 마음이니까 수신자는 충실히 메시지를 이해하는데 집중하세요.
비유적인 표현은 대상의 특성을 바탕으로 이루어기 때문에 특성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골고루 쌓은 배경지식이 큰 도움이 됩니다. 잘 막는 골키퍼한테 ‘거미손’이라고 하고, 열심히 일하는 살마에게 ‘일개미’라고 하고, 다른 사람을 부리는 여자 캐릭터에게 ‘여왕벌’이라고 부르는 것도 모두 곤충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비유적 표현입니다. 거미, 개미, 벌의 특성을 알아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동물이 나오는 속담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가재는 게 편이다’라고 했을 때, 이 말의 의미는 ‘가재’와 ‘게’의 특성을 알고 있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요. ‘가재’와 ‘게’는 비슷하게 생겼고, 그렇기 때문에 서로 편을 들어준다는 의미입니다. 둘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면 감이 안 오겠죠.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도 ‘자라’의 모습과 ‘솥뚜껑’의 모습을 알고 있어야 둘이 비슷하구나, 그래서 놀라는구나 알 수 있어요.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말도 뱁새의 다리가 짧고, 황새의 다리가 길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해요. 이런 생활 배경지식이 쌓여 우리의 이해도를 높입니다. 지금까지 습관적으로 써 왔던 표현들도 호기심을 갖고 그 유래를 검색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