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요?

[문해력]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요?

작성자 북렌즈

일잘러를 위한 문해력 처방전

[문해력]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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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le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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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폴리오란 말을 여기저기서 많이 씁니다. 포트폴리오가 무엇일까요? 사전적 정의로는 결국 서류가방 정도의 의미인데, 중요한 것은 이 가방에 무엇을 담느냐입니다. 상황과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국 나를 증명하는 것들이에요. 대부분 내가 이루어온 것들, 내가 만들어 온 결과물, 나의 흔적들입니다. 나름 10년차 직장인으로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브런치 글 이미지 1

 제가 학생들 강의 때 꼭 말하는 것 중에 하나가, 지금까지 한 과제들 버리지 말고 다 잘 저장해두라는 말이에요.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해도, 고민의 흔적이 담긴 결과물입니다. 나중에 어떻게 활용될지 몰라요. 우연히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순간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다양한 경험을 어떠한 형태(사진, 글, 영상 등)로든 남기고, 잘 정리해서 모아두세요.

저는 학부 내내 임용고시(국어 선생님)를 준비하는 중이었기에 회사에서 요구하는 스펙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토익 시험 한 번 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10년차 직장인인 지금까지도 이력서에 '어학점수란'은 항상 비어 있습니다. 하지만 군대에서 우연히 경험했던 한국어 능력시험, 한자검정시험, 독서논술지도사 자격증, 완도군 독후감대회 최우수상 등의 기록들은 빼곡하게 쌓여 있어요. 이런 경험치는 ‘별 생각 없이’ 군생활을 의미 있게 보내고자 했던 활동들이었는데, 우연히도 좋은 포트폴리오가 되었어요. 군생활의 흔적 남기기 프로젝트가 회사생활까지 이어진 겁니다.

그 외에도 군부대에서 독서모임을 운영한 경험, 독후감 포상 제도를 만든 경험 등이 이후에 독서코칭강사로 활동하는데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심심해서(?) 했던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이니 어느 순간 포트폴리오가 되어 있더라고요. 여기저기 잘 남겨두니까 필요할 때 써먹기도 좋았습니다.

저는 이런 경험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업무하는 순간순간 제가 몸 담았던 프로젝트나 결과물을 차곡차곡 잘 모아두고 흔적을 남깁니다. 결과물도 남기지만, 그 결과물을 만들면서 내가 어떤 역할을 했고 무엇을 얻었는지, 아쉬운 점은 무엇인지를 잘 정리해 둬요. 이직할 때 면접관들이 요구하는 것들도 다 이런 것들이더라고요. 그래서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크진 않지만 다양한 경험을 할 거예요. 동아리 활동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여행도 가고, 특강도 듣고... 꼭 멋있는 활동을 할 필요는 없어요. 그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얻었는지 차곡차곡 정리하다 보면 나중에 그림이 완성됩니다.

저는 블로그, 인스타가 익숙하긴 한데, 요즘은 노션, 구글 드라이브, 콘플루언스 등 다양한 공간에 포트폴리오를 저장하더라고요. 나한테 잘 맞는 형식으로 잘 저장해 두세요! 그리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형식으로 잘 변형하여 보여주면 됩니다.


앞에서 이것저것 다양하게 모았다면, 그것을 효과적으로 정리하고 어필하는 과정도 중요해요. 저는 유아 대상, 초등학생 대상, 중고등학생 대상, 성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모두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여러 교육서도 집필하였고, 강의 경험도 많습니다. 그것들은 제 아지트에 차곡차곡 잘 정리되어 있어요. 하지만 너무 많은 자료는 사람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상황과 맥락에 맞는 선택과 집중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유아 교육 전문 회사에 지원한다면 저의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는 ‘유아 교육’에 초점을 맞추어 정리되어야 합니다. 이런저런 자랑하고 싶은 것이 많아도, 초점을 유아 한글 프로그램을 만든 경험에 집중해서 다시 배열해야 해요.

성인 독서 플랫폼에 지원할 때는 또 다릅니다. 제가 군부대에서 성인들과 독서모임한 이야기, 지금 운영하고 있는 독서모임 ‘북렌즈’ 이야기, 성인 대상으로 교육한 경험 등을 집중적으로 어필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합니다.

연구개발팀을 지원할 때와 교육팀을 지원할 때도 결이 다르죠. 전자는 내가 무엇을 연구해서 개발했는지,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잘 정리해서 보여주어야 합니다. 실제로 만들었던 교재들과 교육 영상, 콘텐츠들을 노트북에 담아서 보여주기도 했어요. 후자로 교육팀을 지원할 때는 유튜브에 올린 강의 영상, 강의 인증 포스팅, 교육 플랫폼에 올라온 수강 후기들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고요. 똑같은 ‘이승화’지만 결이 참 다르죠~?

Mnet에서 <슈퍼인턴>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JYP 엔터테인먼트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면접을 보았는데, 한 지원자는 자신의 아이돌 덕질 경험을 자랑스럽게 꺼냈습니다. 다른 사람의 눈에는 큰 의미 없는 것들일지 모르지만, 그분에게는 그것이 가장 좋은 포트폴리오인 것이죠. 앞에서 말했던 ‘다양한 것 기록하기 + 상황에 맞게 선택하기’의 딱 맞는 예입니다.

나아가 이 경험들을 하나의 스토리로 엮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ㅎㅎㅎ 저는 국어독서교육 전공자에서 군생활 독서문화 개척자이자 미디어 리터러시까지 확장한 -읽기코칭전문가라는 시나리오를 쓰고 있답니다. 결이 잘 맞죠? 


면접관들은 짧은 시간에 지원자를 판단하기 힘듭니다. 자기소개서를 대필하는 경우도 많고 ‘소설’처럼 지어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제대로 검증하려고 더 노력하는 실정이에요. 그런 상황 속에서 지원자들은 ‘뻥카’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저 책읽기, 글쓰기를 좋아하고, 독서토론도 즐겨 합니다.”

이 말만 들으면 ‘취미/특기: 독서’처럼 공허한 말이 됩니다. 이 과정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하면 이 말을 믿을 수 있을까요? 그런 고민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이 자격증/이수증 및 수상 실적입니다. ‘독서지도사’, ‘독서토론지도사’와 같은 자격증/이수증이 있으면 ‘실제로 독서에 관심이 많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요. 군생활 때 우연히(?) 따게 된 ‘독서논술지도사’ 자격증이 저를 든든하게 해준 기억이 있습니다. 또 독후감 대회 수상 실적을 통해서 글쓰기에 대한 실력 어필도 할 수 있었죠. 대놓고 ‘우대사항: 컴퓨터활용능력, 포토샵 관련 자격증 보유’ 등이라고 명시한 회사들도 있는데, 실무 능력을 판가름하는 요소로 활용하는 것이니 준비하면 좋아요.

 

모든 것에 자격증이 있지 않죠. 성실한 SNS 기록이 그 과정을 대변해 주기도 합니다. 이름값 뿐인 자격증보다 더 진정성 있는 증명 요소이기도 해요. 가장 핫한 기록의 장은 SNS입니다. 내가 정말 관심 있는 것을 꾸준히 모을 수 있는 공간, 또다른 자아를 보여주는 공간이죠.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들을 정리해 두었다면, 모임 후기를 차곡차곡 모아 두었다면 그것 자체가 인증의 도구입니다. 실제로 SNS를 공유해달라고 하는 회사, 헤드헌터들도 있어요. 특히 마케팅에 관심 있는 분들은, 잘 키운 SNS 하나가 어마어마한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취업 자료로 아카이빙하다가 인플루언서가 되고 책도 낸 사람도 보았어요. 작은 것들이 쌓이면 큰 힘이 된답니다. 

 결국 증명의 최종 형태는 나 자신입니다. 뻔한 말 같지만, 수많은 회사들이 최종 관문으로 면접을 하는 이유입니다. 앞에서 말한 모든 포트폴리오, 스펙은 결국 나의 나를 이루는 경험이에요. 그래서 그 포트폴리오가 진실된다면 나 또한 그만큼 성장해야 합니다. 독서와 글쓰기, 독서토론도 좋아한다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대하겠죠? 면접의 과정에서 나의 능력, 내공을 뽐낼 수 있습니다.

 

저또한 서류에서 어긋난 적은 있지만, 면접의 과정에서는 대부분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고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책을 많이 읽고, 책도 여러권 쓰고, 강의도 많이 하고, 독서모임도 10년째 운영하고... 아무리 나열해도 실제 면접에서 그만한 역량을 보여주지 못하면 말짱 꽝이에요. 오히려 기대했던 바가 있어서 더 크게 실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면접을 준비하면서 긴장하지 않고 나를 잘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전공 지식을 물어볼 수도 있고, 업무 능력을 확인할 수도 있고, 일상 경험을 나눌 수도 있고, 태도를 확인하기 위한 압박 면접을 할 수도 있어요.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지만, 그 안에서 침착하게 준비된 자신을 드러내도록 준비해 주세요. 속이 알찬 사람이 되어 스스로 증명해 주세요. 그것이 가장 큰 포트폴리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