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글을 읽다, 이런 실수를 합니다 2편

[문해력] 글을 읽다, 이런 실수를 합니다 2편

작성자 북렌즈

일잘러를 위한 문해력 처방전

[문해력] 글을 읽다, 이런 실수를 합니다 2편

북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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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le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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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구조/전략 부분을 코칭하다가 만나는 몇몇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1. 구조가 잘 안 보여요.

: 개별적인 문단의 메시지는 독립적인데, 구조로 얽히면 또다른 의미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주 드는 비유인데요. (1) A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불편한 점이 있고, 요즘 B가 인기가 높다. (2) 그래서 B 핸드폰을 사용해봤는데, 또 만족스럽지가 않다. 치명적인 문제점들이 있다. (3) A가 문제점이 있지만 보완하는 것이 낫겠다. 이 3개의 문단은 각각 다른 메시지를 뽑을 수 있어요. (1) A 별로다 (2) B도 문제가 있다 (C) A는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 실제로 셋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분도 꽤 있습니다. 글에 명확히 드러나니까요. 하지만 전체 구조를 파악했을 때, A와 B의 관계를 설정해서 A가 B보다 낫다는 메시지를 뽑을 수 있습니다. 굳이 B를 가져와서 비교하고 대조한 의미, 이건 구조와 관계 속에서만 추론할 수 있어요.

2. 구조는 알겠는데, 의도를 모르겠어요.

: 겉으로는 객관적인데 구조 속에 음흉한(?) 의도가 담긴 글도 있어요. 예를 들면, 한 글은 아주 객관적인 척, 사회적 현상을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학자들이 이야기한 현상의 원인을 소개합니다. A라는 현상이 있는데, 한 학자는 그 원인을 B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B는 한계가 있고, 다른 학자는 그 원인을 C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C도 문제점이 있고 다른 학자는 그 원인을 D라고 해요. D는 현재 가장 그럴듯한 이야기입니다. 이 구조 속에서 A, B, C, D는 동등한 위치에서 나열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D에 힘이 팍팍 들어가 있습니다. A, B, C 는 D를 빛나게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거기다 D가 작가의 이론이라면! 의도가 더욱 명확하다고 할 수 있죠.

3. 전략 때문에 읽기가 더 어려워요.

: 글의 무게감을 주기 위해, 신뢰를 주기 위해 서양 철학자나 어려운 연구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있어요. 메시지가 가볍거나 싱겁기 때문에 전략에 더 힘을 준 것인데, 겁을 먹고 메시지 자체를 놓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 전략이 정말 꼭 필요한 것인지, 살짝 건너 뛰어도 되는 것인지 잘 판단해야 해요. 100% 이해하려다 다 놓치는 것보다 80%만 이해하는 게 낫습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심층적 의미 부분을 코칭하다가 만나는 사례를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가장 어려워하면서, 스트레스 받고, 또 통쾌함을 느끼는 부분입니다. 추론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100% 정답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많은 분들을 코칭하며 나름의 합의점을 찾았어요. 그리고 합의점에 이르는 과정에서 만나는 반응을 정리해 보았어요.

1. 현실 부정하고 포기하기

: 기본적으로 심층적 의미를 파헤치는 텍스트는 난해합니다. 일부러 그런 텍스트를 고르기도 해요. 그래서 과정 후반에 진행합니다. 앞 과정에서 잘 하시다가, 난이도가 올라가서 턱 막히는 분들이 있어요. 3번 이상 피드백이 오가면… 슬슬 짜증을 내십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중 하나가 “독해에 답이 있나요?” 입니다. 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합의점은 있습니다. 문학이 아닌 이상, 범위도 한정되어 있어요. 합의된 과정도 없다고 부정하면 앞에 거쳐왔던 시간도 다 물거품이 되고, 파헤치는 고뇌의 과정도 무의미 해지니까,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2. 조심조심 접근하기

: 쉽지 않은 텍스트를 읽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심층적 의미’ 를 찾기 위해서는 오지라퍼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틀려도 되니까 한 발자국씩 더 나아가 보는 것이 필요해요. 물론 추론의 근거가 있어야 하겠죠. 그래서 퍼즐을 열심히 모으는 겁니다. 앞에서 배운 어휘, 배경지식, 구조와 전략 모두 단서가 될 수 있어요. 잘 엮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럴 때는 1단계, 2단계, 3단계 층을 나누어 추론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너무 갔다 싶을 때 돌아오기 좋답니다. 우선은 과감하게!

3. 소설 창작하기

: 오지라퍼를 응원하긴 하지만, 과하면 독이 됩니다. 실제로 웹소설 작가를 지망하는 분이 있었는데, 유려한 문체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추론의 근거는 항상 텍스트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합리적 추론이란 말이 어렵긴 한데, 문학적 상상력과는 다릅니다. 적절한 긴장의 줄다리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선을 지킵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