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습관
작성자 제로
📚책 속에서 질문 찾기❓
아주 오래된 습관
안녕하세요 제로입니다.🐥 오늘은 제가 너무나도 애정하는 칼럼니스트의 책을 데려왔습니다. 오늘의 질문은!
💭 일상 속에서 마주쳤던 편견 혹은 차별의 순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또 그러한 순간에 어떻게 대응해왔나요?
같은 질문을 저에게 던진다면 절 분노하게 만들었던 많은 순간들이 떠오를 것 같은데요.
저는 그러한 순간에 대개 소극적인 대응을 해왔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편견과 차별은 한 사람의 힘으로 바꾸기엔 너무 오래되고 거대한 것이라는 이유로 말이죠.
하지만 본 책의 관점에서 저의 논리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편견과 차별이 인류의 오래된 습관임은 분명하지만 이를 깨부수고 변곡점을 만들어왔던 것은 한사람 한사람의 인위적인 노력이었기 때문이죠. 말하고 보니 조금 진부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특유의 예리한 시선과 예측불가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혀 진부하지 않게 우리 안의 편견과 일상 속 차별을 추적하고 고발하는 책입니다.
오늘 소개드릴 책은 박상현의 『친애하는 슐츠씨』입니다.
본 책은 다양한 분야에서 관습적으로 지속해 온 편견, 차별, 배제를 파헤칩니다. 마치 줌인과 줌아웃을 넘나드는 듯한 전개를 통해 우리의 오래된 습관들이 개인적 수준을 넘어 사회적 수준에서 답습되어 왔음을 보여주는데요.
가령 ‘평판이 좋지 못했던 여자와 마녀사냥이 존재하던 당시의 사회-> 조니 뎁과 엠버 허드의 이혼 소송을 둘러싼 여론과 조롱, 그 속의 논리적 오류-> 조니 뎁의 전략 -> ‘엠버 허드는 소시오패스’라는 여론 형성 과정과 대중의 비이성적 판단 -> 문제 많은 피해자와 가해자-> 완벽하지 않은 피해자들’과 같은 방식이죠.
독특한 전개방식과 그만의 시선에 기반하여 다양한 사회이슈와 그 속의 맥락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음은 물론, 자연스레 ‘피해자는 왜 완벽함을 강요받는가’와 같은 핵심질문에 이르게 됩니다.
애정하는 작가님인만큼 책을 더 깊게 읽고 싶은 마음에 지난 주엔 북토크에도 다녀왔는데요. ‘자연스러운 변화는 없다. 인위적인 노력은 거북하게 느껴지고 사람들이 싫어하지만 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차별은 없어지지 않는다. 조금 자연스럽게 세상이 변하면 좋겠다는 말이 어쩌면 인류의 진보를 막고 있는 것일 수 있다.’라는 작가님의 메세지가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다양한 영역에서의 사회 문제에 관심있으신 분들 혹은 시야가 확장되는 경험을 해보고싶으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그치만 제 주변지인들에게는 그냥 와구와구 추천하고 있답니다ㅎ.ㅎ✌️)
조만간 또 재밌는 책 들고 오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P.S. 음… 번외로 이번 아티클을 작성하면서 걱정했던 부분이 있었는데요, 책의 특성상(레터로 발행했던 글들을 묶어 발간한 책) 목차를 봐도 무슨 내용을 다룰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처음 책을 접하신 분들께 높은 진입장벽이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목차별 키워드를 묶고, 책을 읽으며 생각해볼법한 질문들을 가볍게 정리해봤는데요. 관심있으신 분들은 아래 내용을 참고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1부: 여자 옷과 주머니>에서는 주로 차별을 권하는 사회, 차별을 지탱한 무지에 대해 다룹니다. <세상의 모든 멜라니들 ~ 여자 옷과 주머니>에서는 사회구조적 차별과 그 토대가 된 편견 강화 기제를 그려냅니다. <완톤 폰트 ~ 메리 포드의 결격 사유>에서는 무지에 의한 차별과 배제 그리고 철저히 객체로 취급되어 온 이들을 비춰줍니다. 본 파트를 통해 접해본 미국사회의 모습을 거울삼아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편견과 차별, 배제를 되짚어본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2부: 친애하는 슐츠씨>에서는 인류의 오랜 습관을 끊어내고자 했던 사람들에 주목합니다. <상식적인 남자들 ~ 낯선 모습의 킹 목사>에서는 우리가 누리는 이 사회를 선물한 이들을, <정신력 ~ 트렁크에 들어간 여배우>에서는 현 시대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소재로 합니다. <진정한 전문가>에서는 갈등을 부추긴 사회에서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자 자신의 오판마저 들춰내었던 진정한 전문가의 일화를 다룹니다. 2부에서는 이 사회의 기폭제가 되어준 많은 사람들을 조명합니다. 만일 현 사회에 슐츠씨를 마주친다면 그는 무슨 고민을 하며 어떤 대응을 하고 있을까요? 또 한국사회에서 십수년간 살아가며 마주쳤던 우리의 오랜 습관을 어떻게 대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