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회 작은 궁금증 - 순수함 제 2회 작은 궁금증에 모엘님이 저의 순수함에 대해 말씀해주셨었어요. 그래서 생각해보게 된게, 과연 순수함이란 무엇일까요? 모엘님은 아마 사람을 믿고, 윤리, 인륜, 도덕적으로 옳은 것을 찾고 추구하려는 점을 이야기하신 것이 아닐까해요. 아직까지 저는 인류가 발전할 수 있을 수 있다고, 밝은 미래를 꿈꿀 희망이 남아있다고 믿거든요. 하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전 완전히 순수하지 않는 사람일 거예요. 전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에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을 좋아하고, 타인의 고통을 보며 내가 그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하거든요(물론 그런 저의 모습을 보고 기겁하며 질색팔색하긴 하지만요). 누군가에겐 제가 친구와 가벼운 대화를 하는 것이 뒷담화같다고 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아기들보다는 덜 순수해도 어른들보다는 순수할 수 있겠죠. 성적인 의미에서는 전 아직 학생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접할 기회가 없으니까요(딱히 접하고 싶지도 않네요). 순수함이라는 것은 그 무엇보다 깨끗한, 백지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사용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까요? 과연 누군가가 순수하다고 온전히 말할 수 있을까요? 제가 순수하다고 생각하며 사랑하는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에게는 더없이 악랄한 사람일 수도있지요. 저는, 정말로 순수한 사람이 맞을까요?
서야
2023.12.03•
단어란 언제나 이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사랑은 사랑을 지시할 수 없고 말씀하신 순수 또한 마찬가지죠. 순수라는 건 이상적인 가치예요. 순수의 대명사로 아기들이 언급되는 이유를 생각해 볼까요. 아기들의 순수는 어디에서 기인했을까요? 저는 순수라는 건 무지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그리 좋은 개념이라 여기지도 않고요. 무지라는 건 아주 좋은 무기이거든요. 아무것도 모르기에 상처 입힐 수 있지요. 아기들은 상처 입힐 능력이 없기에 귀엽다는 평을 받는 건지도 몰라요. 앎은 곧 오염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순수를 잃어갈 수밖에 없어요. 지나치게 순수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 섞일 수조차 없지요. 그 순수는 분명 누군가에겐 술수로 비치거든요. 당신은 적당히 순수한 사람입니다. 저도 그렇고요, 만인이 그렇습니다.
👍1
1
답글 1
서야 님에게 도움과 영감을 주는 답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