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란 언제나 이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사랑은 사랑을 지시할 수 없고 말씀하신 순수 또한 마찬가지죠. 순수라는 건 이상적인 가치예요. 순수의 대명사로 아기들이 언급되는 이유를 생각해 볼까요. 아기들의 순수는 어디에서 기인했을까요? 저는 순수라는 건 무지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그리 좋은 개념이라 여기지도 않고요. 무지라는 건 아주 좋은 무기이거든요. 아무것도 모르기에 상처 입힐 수 있지요. 아기들은 상처 입힐 능력이 없기에 귀엽다는 평을 받는 건지도 몰라요. 앎은 곧 오염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며 순수를 잃어갈 수밖에 없어요. 지나치게 순수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 섞일 수조차 없지요. 그 순수는 분명 누군가에겐 술수로 비치거든요. 당신은 적당히 순수한 사람입니다. 저도 그렇고요, 만인이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