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러분에게 최고의 책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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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책수다
올해 여러분에게 최고의 책은 무엇인가요?
연말이 되면 여기저기에서 "올해의 베스트 책", "올해의 베스트 영화" 등 각종 어워드 소식이 들려옵니다. 한 해를 정리하고 마무리하는 데 있어서 이런 '올해의 OO' 목록은 놓칠 수 없는 재미 중 하나죠. 그래서 저도 공신력 ZERO, 신뢰도 ZERO임에도 대책 없는 자신감으로 "올해의 베스트 책"을 선정해 봤습니다.
책수다 뉴니커 여러분들도 올 한 해 인상 깊었던 책들을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우리가 함께 만드는 이 대화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따뜻한 수다가 될 거예요. 시리즈 이름이 '책독백'이 아니라 '책수다'인 이유가 여기에 있겠죠? 사람과의 만남처럼, 책과의 만남도 우연히 찾아온 인연이 인생 책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제가 뽑은 올해의 책을 말씀드리기 전에, 저만의 독서 후 루틴에 대해 잠깐 나눠볼게요.
저는 책을 읽고 나면 몇 가지 흔적을 남기는 습관이 있습니다.
우선, 북적북적이라는 독서 앱에 평점과 메모를 기록해요. 이 앱은 읽은 책이 쌓여 '책탑'이 되는 재미를 제공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획득할 수도 있답니다. 무엇보다 연말에 독서량과 읽기 습관을 돌아볼 수 있는 통계 기능이 있어 한 해를 정리하는 데 제격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사용해 보세요!
그리고, 인상 깊은 문장을 필사하는 시간도 소중히 여깁니다. 손 글씨로 문장을 옮기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일상의 복잡한 생각들이 잠시 잊히는 경험을 하게 돼요. 한 글자 한 글자 눌러쓰는 순간마다 작가의 목소리가 제 곁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죠.
이렇게 남긴 흔적들을 돌아보니 올해 총 72권의 책을 읽었네요. 매년 야심 차게 '올해는 100권을 읽어볼까나'라는 목표를 세우지만, 역시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독서의 양이 아니라 질이겠죠. 읽은 책이 100권, 200권에 달하더라도, 타인과 세상에 대한 시선이 깊어지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는 저는 아직 멀었네요.
올해 읽은 72권의 책 중에서 평점 5점 만점 기준 4점 이상을 받은 베스트 6을 소개합니다.
각 책은 저에게 새로운 통찰을 주거나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 아주 개인적인 기준이랍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1. 개브리얼 제빈 『내일 또 내일 또 내일』
줄거리:
비디오 게임을 통해 맺어진 두 천재 개발자 새디와 샘의 30년에 걸친 우정과 창작 여정을 다룬 소설. 1980년대 병원에서 시작된 우정은 대학 시절 재회로 이어져, 첫 게임 이치고의 성공으로 절정에 이릅니다. 그러나 명성과 창의적 갈등, 사랑과 질투가 얽히며 두 사람의 관계는 큰 도전에 직면합니다. 이 작품은 가상 세계에서 현실의 아픔을 치유하며 삶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찬란한 서사입니다.
감상 포인트:
개브리얼 제빈의 『내일 또 내일 또 내일』은 게임이라는 독창적인 소재를 통해 우정과 사랑, 그리고 인간관계의 깊이를 놀랍도록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입니다. 주인공 샘과 새디의 관계는 단순한 우정을 넘어 서로의 꿈과 한계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특별한 연대감을 보여줍니다.
작품은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게임의 메타포를 인생에 적용하여, 도전과 회복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특히 인물들의 내면을 포착한 섬세한 문장들은 읽는 이의 공감을 끌어내는 강렬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게임을 단순한 오락이 아닌 삶의 은유로 승화시키며, 현대인의 꿈과 좌절, 그리고 희망을 아름답게 그려낸 이 소설은 창의성과 인간애를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독보적인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건 세상 모든 경기에 해당되는 진리야--경기는 그것이 플레이되는 순간에만 존재할 수 있다. 배우가 연기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지. 결국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우리가 아는 유일한 세상인 이곳에서 플레이된 경기 뿐이야."
한줄평:
"게임이라는 무한한 재생의 세계를 통해 우정과 사랑, 삶의 가능성을 노래하는 감동적인 인생 드라마."
2. 이언 매큐언 『나 같은 기계들』
줄거리:
1980년대 영국의 대체 역사를 배경으로, 최신형 인공지능 안드로이드 아담과 그를 둘러싼 인간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주인공 찰리는 상속받은 돈으로 안드로이드 아담을 구입하며, 이웃이자 연인인 미란다와 함께 복잡한 삼각관계를 형성합니다. 아담은 단순한 기계가 아닌, 인간 감정과 사고를 경험하며 인간다움의 본질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사랑, 질투, 윤리적 딜레마가 얽힌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성찰하게 만듭니다.
감상 포인트:
이언 매큐언의 『나 같은 기계들』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를 허물며, 인간성의 본질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제시하는 작품입니다.
작품은 인조인간 아담을 중심으로 윤리, 도덕, 감정, 의식 등 인간의 고유한 특성으로 여겨졌던 개념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탐구합니다. 찰리, 미란다, 아담 사이에서 펼쳐지는 복잡한 관계는 사랑, 질투, 배신 등 인간 감정의 깊이를 탐구하는 동시에, 기계가 이러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대체 역사라는 독창적인 설정은 현재와 미래의 기술 발전이 인간 사회와 관계에 미칠 영향을 예리하게 통찰하며, 읽는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 소설은 단순한 SF를 넘어 인간의 본질, 기술의 윤리적 딜레마, 그리고 사회 변화에 대한 깊이 있는 주제들을 다루며, 독자로 하여금 우리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자신보다 조금 더 영리한 기계를 만들어낼 것이고, 그다음엔 그 기계가 우리의 이해력 밖에 있는 다른 기계를 만들어낼 터였다. 그럼 우리가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한줄평:
"인공지능과 인간의 경계를 탐구하며 사랑과 윤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시하는 매혹적인 작품."
3. 문미순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
줄거리:
서울 외곽의 임대아파트 701호와 702호를 배경으로, 50대 이혼녀 명주와 26살 청년 준성이 각자의 고통과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명주는 이혼 후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어머니와 함께 임대아파트에 정착했지만, 어느 날 치매를 앓던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납니다. 충격과 현실적 고민 끝에, 명주는 어머니의 죽음을 숨기고 연금을 받으며 일상을 이어가기로 결심합니다.
반면, 준성은 알코올성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간병하며 택시 기사로 생계를 이어가지만, 사고로 인한 빚과 아버지의 화재 사고로 삶의 무게는 점점 커져만 갑니다.
각자의 벼랑 끝에서 고군분투하던 두 사람의 삶은 서서히 얽히기 시작하며, 간병과 돌봄의 무게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과 그로 인한 결과가 긴장감 넘치게 펼쳐집니다. 이 작품은 고립과 책임, 그리고 인간의 존엄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감상 포인트:
문미순 작가의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현대 한국 사회의 돌봄 문제와 개인에게 과도하게 전가된 책임을 날카롭게 조명한 작품입니다.
세대 간 차이를 보여주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고립과 소외의 문제를 섬세하게 탐구하며, 극한 상황 속에서 인물들이 내리는 윤리적 결정을 독자들에게 깊은 고민거리로 제시합니다. 특히 주인공들의 심리적 갈등과 내면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찾아가는 인간의 강인함을 강렬하게 묘사합니다.
이 작품은 개인과 사회 시스템의 부조리를 비판하는 동시에 돌봄의 사회화 필요성을 제기하며, 한국 사회의 빠르게 변화하는 현실을 생생히 반영합니다. 읽는 이에게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인간 존엄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간병은 그 끝이 너무나 허무하고 너의 젊음을 앗아갈 뿐 아니라 결국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수도 있다고.
한줄평:
"겨울 같은 현실 속에서도 희망과 인간애를 발견하게 하지만, 다시 찾아올 겨울이 걱정된다."
4. 이승우 『고요한 읽기』
작품 소개:
40년간의 작가적 경험을 토대로 한 문학 에세이. 헤세, 보르헤스, 카프카 등의 작품을 읽고 사유하며, 독서를 통해 '나'를 읽고 삶을 재발견하는 과정을 서술합니다. 이승우 작가의 창작론과 깊은 문학적 통찰이 돋보입니다.
감상 포인트:
이승우 작가의 『고요한 읽기』는 40여 년간의 소설 작업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독특한 문학적 통찰을 담은 작품입니다.
작가는 책을 단순히 읽는 대상이 아니라 ‘나를 잘 읽도록 돕는 광학기구’로 바라보며, 능동적이고 거침없는 독서 방식을 제안합니다.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읽고 기록한 내용은 문학과 삶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며, 그의 창작 과정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이승우 특유의 밀도 높은 사유와 깊이가 담긴 아포리즘은 읽는 이들에게 문장 하나하나를 음미하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책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과 세상을 함께 읽는 방법을 제시하는 이 작품은 그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려는 독자들에게 해설서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고요한 읽기』는 단순한 독서 가이드를 넘어 이승우 작가의 문학적 사유와 인생철학을 깊이 있게 탐구한 귀중한 텍스트입니다.
"무엇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을 모르는 사람"
한줄평:
"책과 함께 나를 읽고, 타인과 세상을 이해하는 깊은 독서의 철학을 밀도 깊은 문장으로 체험할 수 있는 행운."
5. 마이클 핀클 『예술 도둑』
작품 소개:
마이클 핀클의 『예술 도둑』은 20년간 약 200점의 미술품을 훔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미술품 절도범 스테판 브라이트비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논픽션입니다. 작품은 그의 삶과 범행 과정, 예술에 대한 집착을 치밀하게 묘사하며, 동시에 예술과 소유, 창작과 도덕성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감상 포인트:
마이클 핀클은 브라이트비저의 심리와 동기를 심도 있게 탐구하며, 예술에 대한 사랑이 어떻게 범죄로 변질되었는지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예술의 가치와 소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브라이트비저의 연인 앤 캐서린 클레인클라우스와의 관계를 통해 사랑과 범죄가 얽힌 복잡한 인간 본성을 조명합니다.
핀클의 치밀한 취재와 생생한 묘사는 독자들에게 마치 범죄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예술, 윤리, 소유욕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제공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범죄 이야기를 넘어 인간의 욕망, 예술의 의미, 그리고 사회적 가치에 대해 고민하게 만듭니다.
"나는 단 한가지 이유로 예술 작품을 훔쳤다. 아름다움에 둘러싸여 마음껏 즐기고 싶었다."
전에 "알책수다"에서 소개해 드렸던 작품입니다. 좀 더 자세한 리뷰는 아래 아티클을 참고해 주세요.
예술 도둑: 예술은 과연 소유할 수 있는 것인가?
한줄평:
"예술을 소유하고자 했던 인간의 욕망과 집착을 탐구하는 강렬한 논픽션."
6. 모건 하우절 『불변의 법칙』
작품 소개: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23가지 원칙을 제시하며, 역사적 사례와 개인적 일화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불변성을 탐구합니다. 복잡한 주제를 흥미롭게 풀어내며 읽는 이에게 실용적이고 통찰력 있는 조언을 제공합니다.
감상 포인트: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은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23가지 원칙을 통해 삶과 투자를 바라보는 지혜를 선사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개인 재정 관리, 투자 전략, 인간관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조언을 제공하며, 과거의 사례를 현대와 연결해 미래를 예측하는 통찰력을 제시합니다.
하우절은 인간 행동과 심리를 깊이 있게 분석하며, 독자들에게 자신과 타인의 행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결정을 돕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통찰을 제공합니다.
복잡한 개념을 흥미로운 이야기와 사례로 쉽게 풀어내는 하우절의 스토리텔링은 독자들이 중요한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무엇보다 단기적 성과가 아닌 장기적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더 지속 가능한 성공과 지혜로운 결정을 추구하도록 영감을 줍니다.
『불변의 법칙』은 단순한 재무 조언을 넘어 인생의 원칙과 통찰을 제시하며, 독자들에게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진리와 지혜를 깨닫게 하는 강력한 책입니다.
누군가의 특별한 재능을 인정하고 존경하는 것과 그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동일시해서는 안된다. 둘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오렌지를 먹을 때 껍질은 버려야 한다.
한줄평: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원칙들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지혜를 전하다."
나가며
책과의 만남은 참 신비롭습니다. 때로는 우연히 서점 구석에서 발견한 책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도 하고, 친구의 추천으로 읽은 책이 마음 한켠에 오래도록 머물기도 하죠. 마치 사람과의 인연처럼요. 올해 제게 깊은 인상을 남긴 이 책들처럼, 여러분은 어떤 책과 특별한 인연을 맺으셨나요?
저는 2024년도에 72가지의 새로운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 인연 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수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으며, 수많은 지식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부분은 공감되기도 했고, 어떤 부분은 시간이 아까운 만남도 있었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인연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다가오는 2025년에는 우리 모두 좋은 책과의 특별한 인연이 있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