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도둑: 예술은 과연 소유할 수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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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책수다

예술 도둑: 예술은 과연 소유할 수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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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크 페텔의 '아담과 이브'

1997년의 어느 고요한 오후, 벨기에 안트베르펜의 박물관에 한 남자가 들어섰습니다. 햇살이 스며드는 전시실에서, 독일 조각가 게오르크 페텔의 상아 조각상 '아담과 이브' 앞에 그의 발걸음이 멈춰섰죠.

희고 부드러운 상아의 결 위로 섬세하게 새겨진 두 인물. 25센티미터 남짝한 높이지만, 그 안에 담긴 예술성은 거대한 울림이 되어 그의 마음을 두드렸습니다. 은은한 광택을 머금은 나체의 곡선, 서로를 향한 아담과 이브의 애틋한 시선과 몸짓. 시간이 멈춘 듯한 그 순간, 모든 것이 그를 사로잡았습니다.

그렇게 스테판 브라이트비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예술을 향한 위험한 욕망의 첫 발걸음을 내딛고 말았습니다. 한 조각의 아름다움이 그의 인생을 영원히 바꾸어 놓은 순간이었죠.


안녕하세요, 책수다 뉴니커 여러분! ✨

오늘의 알책수다에서는 예술에 대한 집착이 낳은 대담한 범죄 이야기, 마이클 핀클의 『예술 도둑』을 다뤄볼까 해요. 도둑이라기엔 지나치게 예술을 사랑한 남자, 스테판 브라이트비저의 이야기를 함께 탐구해봅시다.

과연 우리는 아름다움을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 아름다움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걸까요?

예술에 대한 열정과 소유 욕망이 어떻게 충돌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예술과 범죄가 얽힌 기묘한 이야기에 빠져볼까요?

📚 예술 도둑의 세계, 아름다움과 범죄의 교차점

마이클 핀클의 『예술 도둑』은 역사상 가장 많은 예술 작품을 훔친 스테판 브라이트비저의 실화를 담고 있습니다. 1994년부터 2001년까지 그는 유럽 전역에서 300점 이상의 예술 작품을 훔쳤으며, 그 가치는 약 2조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그는 단 한 점도 팔지 않았죠. 오직 자신만의 은밀한 미술관을 위해서였습니다.

🖼️ 예술품 절도의 대가

브라이트비저의 절도 방식은 놀라울 정도로 대담했습니다. 변장도 하지 않은 채 대낮에 박물관을 방문해 작품을 훔쳤고, 보안요원들 사이를 유유히 빠져나갔습니다. 그의 도구는 단순했지만, 그의 안목은 예리했죠. 7년간 200여 회에 걸친 그의 범행은 한 편의 예술 공연과도 같았습니다.

🏛️ 브라이트비저가 훔친 예술품과 박물관들

브라이트비저가 훔친 예술품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루카스 크라나흐 1세의 '클레브의 공주 시빌레'로 약 80억에서 90억 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어요.

그는 스위스 그뤼예르의 Gruyères Castle Museum, 벨기에 브뤼셀의 Art & History Museum, 프랑스 디종의 Dijon Museum of Fine Arts 등 여러 박물관에서 작품들을 훔쳤죠. 그가 훔친 작품들은 주로 보안이 허술한 소규모 박물관들이었으며, 그는 작품을 손상시키지 않고 보존하는 것을 중요한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브라이트비저가 다녀간(?) 박물관들을 '핀 드롭' 해봤어요.

💭 예술인가, 광기인가

브라이트비저의 동기를 둘러싼 해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1. 순수한 예술 애호:

    브라이트비저는 자신을 "예술 해방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박물관을 예술품이 갇혀 있는 감옥으로 보았고, 자신이 이를 해방시킨다고 믿었습니다.

    "나는 예술품을 해방시키는 사람이다. 박물관은 예술의 감옥일 뿐이다." 그의 이러한 주장에는 예술을 향한 진정한 열망이 담겨 있었습니다.

  2. 병적인 도벽: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그의 행동을 단순한 예술적 사랑이 아니라 강박적 도벽으로 진단했습니다. 브라이트비저는 어릴 때부터 도둑질을 하며 특별한 쾌감을 느꼈고, 이는 통제 불가능한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그의 행동은 예술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을 넘어, 반복적이고 충동적인 도벽으로 해석될 수 있죠.

  3. 복합적 상처:

    또 다른 관점으로는 그의 행동이 유년기 경험과 심리적 결핍에서 비롯되었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예술품 수집가였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으로 예술에 대한 관심이 깊었던 브라이트비저는 부모의 이혼과 아버지의 부재를 경험하며 심리적 불안을 겪었고, 이는 소유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졌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그의 도둑질을 방관했다는 사실도 그의 행동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브라이트비저의 행동은 단순히 예술적 욕망이나 도벽 중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현상으로 보입니다. 그의 행동에는 예술에 대한 진정한 열정과 함께 심리적 문제, 유년기 경험, 그리고 소유욕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 비극적 결말

2001년, 브라이트비저는 스위스 루체른의 한 박물관에서 나팔을 훔치려다 지문을 남겨 발각되었습니다. 이후 며칠 뒤 같은 박물관을 재방문했을 때, 그를 알아본 경비원의 신고로 현장에서 체포되었습니다. 체포 당시에도 그는 훔친 예술품을 지니고 있었죠. 경찰은 그의 집을 수색해 수많은 예술품을 발견했고, 그의 범죄 행각이 전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는 3년간 복역한 후에도 예술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2011년에는 출소 후에도 추가 범행이 발각되었고, 2023년에는 eBay에서 도난품을 판매하려다 다시 체포되었습니다. 현재 브라이트비저는 2031년까지 가택 연금 상태에 있습니다. 그의 예술에 대한 강박은 결국 그를 파멸로 이끌고 말았습니다.

스테판 브라이트비저

✍️ 작가 마이클 핀클

『숲속의 은둔자』로 유명한 마이클 핀클은 10년에 걸친 취재를 통해 브라이트비저의 이야기를 재구성했습니다. 그의 섬세한 필치는 단순한 범죄 기록을 넘어, 한 인간의 예술에 대한 광기 어린 사랑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핀클의 글은 예술과 범죄의 경계에서 복잡한 인간 심리를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 이 책이 던지는 질문

예술은 과연 소유할 수 있는 것일까요?
아름다움을 독점하려는 시도는 결국 파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일까요?
브라이트비저의 이야기는 예술과 소유, 열정과 광기의 경계에 대해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예술품이 우리에게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그저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예술 도둑』

🤔 생각나누기

  • "훔친 작품을 팔지 않은 도둑, 그는 진정한 예술가였을까요, 아니면 단순한 범죄자였을까요?"

  • "당신이 브라이트비저처럼 아름다운 예술품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 "예술은 과연 누구의 것일까요? 박물관의 것? 작가의 것? 아니면 모두의 것?"

"진정한 예술 사랑은 소유가 아닌 이해에서 시작된다" - 이 말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함께 이야기 나눠보아요. 🎨

"위대한 그림들은 당신을 빛과 기억의 장소로 운반한다. 그림 안에 내 두 번째 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