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모든 살아있는 것에, 시간을
작성자 은진송
사유서를 쓰시오
4. 모든 살아있는 것에, 시간을

❐ 7월 초의 사유서: 모든 살아있는 것에, 시간을
﹆https://seeds.stibee.com/p/19/
•여름 과일1이었던 내가 눈 떠보니 겨울의 지배자? 딸기의 시간•

출처 ・ 사진: Unsplash의 Inha Pauliuchenka
⏤ 여는 글에서 말했듯이, 일명 노지 딸기라 불리며 자연의 땅에서 자라는 딸기의 제철은 5월에서 6월이라고 합니다. 수확 시기는 이르면 4월부터 늦게는 7월까지라고 해요. 딸기는 저온 단일 식물이라 자연의 주기에 따라 개화하고 열매 맺기가 이루어진다면 계절로는 이 시기에 수확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1) 하우스 재배 등 새로운 농업 기술 2) 신품종 개발 3) 디저트 등 관련 기업의 마케팅으로 인해 딸기의 ‘제철’이라는 개념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겨울 하우스 딸기가 노지 딸기보다 훨씬 달고 맛있는데다가 그 시기(여름)에 나오는 수많은 과일들과 맛이 덜한 노지 딸기를 경쟁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에, 생산자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더 많이 찾고 더 돈이 되는 겨울 딸기를 재배하지 굳이 노지 딸기를 생산해야 할 이유가 없게 되었다고 해요.
⌔ 함께 읽을 거리
•“자연의 시간이 깃들 여지” 씨앗의 시간•

출처 ・ 한국일보, 박지윤, 2024.06.21. "베케는 돌무더기에서 싹을 틔웠다" 씨앗부터 키우는 정원사 [베테랑의 한끗]

출처 ・ 사진: Unsplash의Rodrigo dos Reis
⏤ 감자는 씨앗이 아니라 씨감자(씨로 사용되는 감자)를 심는다고 합니다. 감자뿐만 아니라 많은 작물이 씨앗 대신 모종, 괴경 등을 심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그게 똑똑한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씨앗을 심어 발아하고 자라는 등의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동일한 크기나 양분의 개체를 얻지 못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빨리 많이 쉽게 옹골찬 개체가 자라기 때문에 생산이 잘 되고 잘 먹을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통상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은 방식이라고 해요.
•늙지 않는 깻잎의 시간•

출처 ・ 사진: 우수 식재료 디렉토리 - 네이버 지식백과
아빠: 그래서 깻잎이 왜 겨울에 나와? 원래는 나오지 말아야 돼.
엄마: 겨울에 어떻게 나오는지 알아? 불을 켜 놔, 하우스에, 밤새.
아빠: 그래서 계-속 이게 불을 밤 열 두시 한 시까지 켜 놓는 거야 계속.
엄마: 타이머 해놓겠지, 근까.
아빠: 그렇게 한다니까? 세상모르고 계속 크는 거야. 빨리 커가지고 새끼를 만들어야 되는데, 자꾸 크는데, 이게 새끼가 안 생기는 거야 얘(들깨)가. 영양 생장만 자꾸 하고 생식 생장은 안 하는 거야. 잊어버리고. 그러니까 교란을 시키는 거지. 교란, 교란. 식물 생태계에 교란을 시켜버리는 거지. 그게 인간들이야.
⏤ 와, 어떻게 이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을까요? 깻잎. 그러니까 이파리잖아요. 깻잎은 사시사철 우리가 먹는데, 그럴 수 있는 이유가 들깨의 성장을 방해해서 얻어냈기 때문이었어요.
들깨는 단일(短日) 식물이라 낮의 길이가 길 때 영양 생장을 하고 일조량이 줄어들면 개화하게 되는데요, 깻잎 재배는 하우스에서 일조량을 조절하여 개화를 억제하고 잎을 얻도록 합니다. 들깨가 이제 크는 건 그만하고 생식하고 번식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계속 그대로 자라기만 하는 거죠. 늙지 않고.
더 이상 크지 못하는 들깨여.... 덕분에 맛있게 잘 먹고 있다네.
(참참, 노파심에 덧붙이지만 깻잎 하시는 분들에 대한 비난 그런 거 아닌 거 아시죠?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향한 외침이십니다.)
❍ 생각 더하기
발견
헌책방에서 발견한, 받은 책 존중하며 정리하는 법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