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고양이 칠칠, 팔팔이를 소개합니다

작성자 파우치

반려의 시간

저희 집 고양이 칠칠, 팔팔이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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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뉴니커 여러분.

반려동물 건강과 보험에 관한 지식을 나누려 아티클을 쓰는 파우치입니다. 오늘은 지식메이트 모임에서 Newneek Saturday Writer's Club, aka. NSWC 에서 한 시간 동안 아티클을 써보는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비정기적으로 쓰는 것이라 지식을 갈무리하기엔 시간이 짧아 오늘은 저희 집 고양이 친구들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 친구들은 제가 돌고 돌아 다시 반려동물 보험 전문사를 위해 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털과 모래를 극혐했던 사람이 길고양이를 입양하다

구출 당시 쓰레기 더미에 숨어 있던 팔팔이
회사 분수 아래 하수도에 숨어 있던 팔오, 팔칠이(눈 크게 뜨고 찾아보세요, 착한 사람 눈에는 보여요+_+)

저희 집엔 19년에 태어나 만 5세가 막 지난 고양이 2마리가 있어요. 검은색 턱시도 남자 친구가 칠칠이, 하얀색 젖소 여자친구가 팔팔이입니다. 제가 M화재에서 국내 최초 장기펫보험인 P상품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을 때 입양한 친구들이죠. 사실 고양이를 기를 마음은 없었는데, 한여름 땡볕에 엄마 없이 꼬질꼬질한 아기 냥이 3마리를 만나고 임보를 시작하게 되었더니 어느새 기르고 있더군요. 거의 40도가 넘나드는 한여름이었는데 1주일을 꼬박 지켜봤는데 아이들 상태는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엄마는 나타나지 않더라고요. 같은 팀 수의사분께 여쭤보니 이대로라면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고 하여 일단 구출은 했는데 아무도 키울 여력이 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 당시 신혼이었던 저를 제외하곤 다들 강아지를 키우고 있거나, 부모님이 반대하시거나 하여 고양이를 임보할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3마리 모두 제가 임보란 이름으로 데리고 오게 되었죠. 첫아이가 저희 집에 온 날이 8월 5일이라 팔오, 그다음 아이를 구출한 게 7일이라 팔칠, 그다음 아이가 온 것이 8일이라 팔팔이. 그래서 팔오, 팔칠, 팔팔이가 저랑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동물병원비만 200만원? 보험이 필요한 이유

아이들의 첫 화장실(오른쪽) 얻어 온 두 번째 화장실(왼쪽)

처음 고양이를 데리고 온 날, 그래도 나름 집사 경력이 있던 남편이 박스에 모래를 사서 임시 화장실을 만들어주고 아기 고양이 사료가 담긴 파우치를 사와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좀 안정을 찾고 며칠 뒤 동물 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3마리 모두 심한 링웜(고양이 곰팡이 피부염)과 귀 진드기가 있다고 하더군요. 1주일에 한 번씩 병원에 다니며 이틀에 한 번씩 약욕을 했습니다. 이때 병원비가 한 번 가면 20만 원 이상 나오곤 했어요. (3마리 인지라) 그렇게 병원비로 쓴 돈이 예방접종을 포함해서 3개월 동안 약 200만 원 정도였습니다. 약 2개월령으로 추정 받았기에 젖을 먹이지 않아도 되는 건 다행이었어요.

고양이 배에는 원래 털이 없나 생각했던 시절의 아이들
고양이 피부염에 걸려 고생하던 시절

저는 처음 이 친구들이 곰팡이 피부염에 걸려 털이 없는걸 보고 고양이는 원래 배에 털이 없나… 생각했었습니다. 그만큼 무지했어요. 그 무지함 속에서 제가 직접 병원에 다녀가며 돈을 써보니 펫 보험의 필요성을 조금씩 느껴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반려동물에게 사랑을 배우다

그 뒤로 칠칠이 팔팔이는 아주 잘 자랐습니다. 사회화할 여력이 남아있는 2개월령이라 아이들에게 열심히 양치도 가르치고, 밥 먹는 교육과 화장실도 알려주고 잘 놀아줬더니 곧잘 크더군요. 3마리 중 1마리(팔오)는 친구네 입양을 보냈고 팔칠이, 팔팔이 두 마리를 저희가 책임지고 평생 키우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름을 부르다 보니 두 마리 이름이 비슷하여 너무 헷갈리는 거예요. 그래서 팔칠이를 칠칠이로 개명했습니다. 이 두 친구가 저희 집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냐 하면 그로부터 3년 뒤 가진 저희 집 아이 태명도 구구(칠칠-팔팔-구구)로 지을 정도였어요.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는 마냥 집만 어지르고 털 날리는 것이 반려동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키워보니 그렇지만은 않더군요. 여전히 자고 일어나면 온 집안이 모래밭이고 매일 부지런 떨며 청소해 주지 않으면 털 뭉치가 굴러다니지만 그 이상으로 칠칠이와 팔팔이는 저희 부부에게 사랑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나의 반려동물, 우리의 반려동물을 위해서

아직 5살이라 크게 아픈 적은 없었지만, 중성화 수술하러 병원에 갔을 때 수술을 위해 마취한 칠칠이, 팔팔이를 보고 엄청나게 펑펑 울었던 적이 있어요. 큰 수술도 아니고 남들 다하는 중성화일 뿐인데 기운 없이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그 뒤로도 간혹 F감성이 발동할 때면 저희보다 수명이 짧은 아이들 생각에 감성에 젖을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항상 마음먹죠. 아프지 않게 잘 돌봐주고, 나중에 아픈 날이 오더라도 얼른 병원에 가서 빨리 낫게 해줘야지! 하고요.

육묘육아의 참재미를 느끼고 있는 요즘의 칠칠, 팔팔이

아무튼 그렇게 드라마틱한 운명은 아니지만 인연처럼 저희 집에 온 이 두 마리는 제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저라는 사람이 보잘것없게 느껴질 때도 제가 사랑하고 챙겨야 할 이 털뭉치들을 바라보고 쓰다듬고 있으면 이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 이유를 찾게 될 정도입니다. 아이를 낳아 키우며 배우는 사랑이란 감정도 칠칠이 팔팔이를 통해 선행학습한 느낌이고요. 이렇게 사랑을 가득 담아 키우는 반려동물들이 건강하게 보호자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많이 해보려 합니다. 뉴닉의 아티클 작성도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반려동물과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저희 파우치의 다음 아티클들도 관심 가지고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p.s. 이 이야기를 바탕 삼아 PPL을 진행했던 만화도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에서 픽션이 약간 가미된 칠칠 팔팔 이야기도 즐겨보세요.

정이네 동물병원 이야기 - 펫보험이 필요할까요 시리즈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