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로 알아보는 2025 IT 트렌드
작성자 테크잇슈
Biz Insight
신년사로 알아보는 2025 IT 트렌드
연말연초가 되면 우리는 수많은 새해 전망 글들을 마주합니다. 다가올 한 해를 전망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일 텐데요. 이러한 전망을 위해 꼭 복잡한 시장분석이나 장황한 보고서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훨씬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있으니, 바로 자신이 속한 산업의 주요 기업들이 발표하는 신년사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짧은 신년사 안에는 기업의 핵심 메시지가 함축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성과와 과제, 새해 목표와 비전이 담겨있어 기업의 전략과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데요. 오늘은 주요 IT 기업의 신년사를 분석해 2025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유행할지 전망해 보고자 합니다.
네이버: '전사적 AI 혁신'과 '글로벌 확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025년을 'AI 대전환의 해'로 선언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단순히 일부 서비스에 AI를 적용하는 것이 아닌, 온 서비스 전반에 걸친 AI 혁신을 예고했다는 점입니다. 2024년 클립, 치지직 등 새로운 서비스 출시와 기존 서비스의 고도화를 기반으로, 2025년에는 한 단계 더 진화된 AI 기반 서비스 혁신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네이버는 일본, 미국, 유럽,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르는 광범위한 글로벌 시장 공략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는 웹툰, 웍스, 로봇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사업 확장을 예고했으며, 이는 AI 시대의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빠른 의사결정 체계 구축을 강조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으로, AI 시대의 급속한 기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문화 혁신의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 'AI 기반 패러다임 전환'과 '콘텐츠 플랫폼 강화'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025년을 'AI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는 해'로 정의했습니다. 특히 카카오톡과 AI의 결합을 통한 플랫폼 혁신 전략이 눈에 띕니다. 카카오는 이미 2024년부터 카카오브레인과의 조직 통합을 통해 AI 역량을 강화해 왔으며, 2025년에는 이를 바탕으로 한 본격적인 서비스 혁신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그리는 미래의 핵심은 콘텐츠 생태계의 혁신입니다. 카카오톡의 차별화된 강점을 활용하여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더욱 쉽게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AI 기술을 활용한 개인화된 콘텐츠 생산과 유통이 2025년 IT 업계의 주요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카카오의 전망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모바일 플랫폼' 영역을 넘어서는 사업 확장을 예고한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SK C&C: 'AI 기반 ITS 혁신'과 '딜리버리 역량 강화'
SK C&C는 IT(정보화), DT(디지털 혁신), AT(AI 혁신)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혁신의 진화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했습니다. 이는 AI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비즈니스 혁신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보여줍니다. 특히 자체 개발한 혁신 사례를 멤버사와 대외 고객들에게 확장하겠다는 전략은 SK C&C가 2025년을 AI 기반 ITS 사업의 실질적인 성과 창출의 해로 설정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SK C&C가 강조하는 '딜리버리 역량'입니다. AI 시대에도 탄탄한 IT 인프라와 운영 능력이 혁신의 기반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멀티 스킬 셋 확보와 기본기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급격한 기술 변화 속에서도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SK C&C의 전망을 반영합니다.
LG CNS: 'AX 리더십'과 '글로벌 확장과 IPO'
LG CNS는 2025년을 디지털 전환(DX)에서 AI 전환(AX)으로의 패러다임 전환기로 정의했습니다. 현신균 대표는 'application with AI'라는 차별화된 전략을 제시하며, SI 역량, 산업·업무 전문성, 클라우드 기술을 AI와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IPO를 통한 미래 준비 가속화입니다. 예상 시가총액 5조 원대의 대규모 기업공개는 LG CNS가 AI 시대의 글로벌 IT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퍼펙트윈', 'MOP' 등 자체 솔루션의 글로벌 출시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2025년에는 더욱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SKT: 'AI 매출 현실화'와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SK텔레콤은 2025년을 'AI 수익화의 원년'으로 선언했습니다. 유영상 대표는 AI를 더 이상 실험적 도전이 아닌 실질적인 매출 창출의 핵심 동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 에이닷과 에스터를 통해 입증한 B2C AI 서비스의 가능성을 2025년에는 구체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SKT가 제시하는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구축 전략입니다. AI DC(데이터센터), GPUaaS(GPU as a Service), 엣지AI, AIX 솔루션, PAA 등 AI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인프라 구축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통신사업자의 강점을 AI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전략으로, 기존 통신 사업의 패러다임을 AI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SKT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KT: 'AI B2B 사업 성장'과 '미디어 혁신'
KT는 2025년을 'AICT 컴퍼니'로의 실질적 도약을 이루는 원년으로 설정했습니다. 김영섭 대표의 신년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AI와 ICT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기업 정체성 확립입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B2B 영역의 AI 전환(AX) 사업 확대는 KT가 그리는 2025년 핵심 성장 전략입니다.
또한 미디어 사업을 통신, IT에 이은 새로운 핵심 포트폴리오로 육성하겠다는 전략도 주목됩니다. AI와 IT 기술을 접목한 시스템 현대화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한 내부 혁신 전략으로, KT가 기존의 통신사업자를 넘어 종합 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삼성전자: '초격차 디바이스 AI'과 '품질 경쟁력'
삼성전자는 2025년을 'AI 기술의 변곡점'으로 정의했습니다. 한종희, 전영현 두 부문장의 공동 신년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디바이스 AI'에 대한 강조입니다. 이는 단순한 AI 도입을 넘어 하드웨어와 AI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품질 경쟁력 측면에서는,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사업의 근간으로 인식하고 품질 관련 조직을 한층 강화했습니다. 특히 미래 기술 리더십과 철저한 품질 확보를 강조하면서, 준법경영과 윤리 준수를 최우선 경영원칙으로 설정했습니다. 이번 신년사는 AI 시대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면서도, 기업의 기본인 품질과 윤리경영을 강조하는 균형 잡힌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2025년 IT 트렌드 전망
2022년 ChatGPT 출시 이후 AI가 산업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제는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요 IT 기업이 동시에 AI를 강조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주요 기업들의 신년사를 분석해 보면, 2025년은 단순한 AI 도입을 넘어선 실질적 가치 창출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전의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2025년의 AI는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SKT가 'AI 수익화의 원년'을 선언하고, LG CNS가 IPO를 통해 AI 사업 확장의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은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흥미로운 점은 각 기업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AI를 재해석하며, 이를 독자적인 영역이 아닌 기존 비즈니스의 진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네이버는 서비스 혁신을, SK C&C 비즈니스 혁신을, KT는 종합 테크 기업 전환을, 삼성전자는 제품 혁신을 위해 AI를 접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디바이스 AI' 강조와 KT의 'AICT' 개념 제시는 AI가 별개의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의 필수 요로로 잡았음을 시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AI 혁신이 '국내'라는 경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일본, 미국, 유럽,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어지는 글로벌 확장을 선언하고, LG CNS가 자체 솔루션의 글로벌 출시를 가속화하는 등 한국 IT 기업들의 행보가 더욱 과감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AI가 국경의 의미를 희석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며, 앞으로는 세계 공용어가 영어가 아닌 AI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위 글은 '테크잇슈'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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