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선 후보 총정리 (4)] ‘거리의 변호사’부터 ‘진보 정치인’까지, 권영국 이력 총정리

[2025 대선 후보 총정리 (4)] ‘거리의 변호사’부터 ‘진보 정치인’까지, 권영국 이력 총정리

작성자 뉴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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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선 후보 총정리 (4)] ‘거리의 변호사’부터 ‘진보 정치인’까지, 권영국 이력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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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하기 전에는 뭐했대?: 권영국 후보의 주요 이력

권영국은 1963년 강원도 태백에서 가난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어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늘 배고팠던 기억이 많다고. 학교에 도시락을 싸가지 못해 물로 배를 채우기도 했는데요. 동생을 공부시키기 위해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어요. 당시 이 학교에 다니면 포항제철에 취업할 수 있어서 가난하고 공부 잘하는 학생이 많이 갔다고. 하지만 그는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공부라고 생각해 진학반에 들어가 대학 입시를 준비했고, 1981년 서울대 금속공학과에 입학하게 돼요.

체제에 순응하는 편이었던 권영국에게, 대학 1학년 때 목격한 한 장면은 그의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돼요. 선배들이 경찰에게 구타당하며 끌려가는 모습을 보게 된 것. 피를 흘리면서도 ‘살인마 전두환’의 퇴진을 외치는 모습을 보며 권영국은 ‘데모는 공부하기 싫은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믿었던 자신이 틀렸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공부를 하기 싫어서라면 그렇게 열심히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불의에 저항할 줄 모르던 권영국은 그렇게 서서히 ‘눈을 뜨게’ 돼요. 

그 이후, 권영국의 삶은 어떤 면에서 순탄하지 못했어요. 대학을 졸업하던 해인 1985년, 동생들의 학비를 대기 위해 방위사업체 ‘풍산’에 연구직으로 입사하게 되는데요. 원래 노동운동에 뜻이 있었던 건 아니고 생계 때문에 급하게 취업했던 그곳에서 그는 ‘노동운동가’가 돼요. ‘어용 노동조합’을 대신할 노조를 만드는 투쟁에 나섰다가 해고 통보를 받게 된 것. 경북 경주시 인근에 위치한 안강 공장에서 폭약이 터지는 사고로 노동자 한 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유족에게 제대로 보상하지 않으려고 하는 회사를 고발하는 유인물을 붙이고 다녔다는 이유로 해고된 거예요. 

그는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을 모아 ‘풍산해고자협의회’를 만들어 복직 투쟁을 벌였어요. 그 과정에서 두 번에 걸쳐 약 4년 동안 수배와 구속, 복역 등을 반복했지만 끝내 회사로 돌아가지는 못했어요. 대신 1993년 출소 후 전국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에서 선전국장으로 일하며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투쟁에 나섰고요. 하지만 가족의 생계를 이어야 하는 상황이라 잠시 학원강사 일을 하기도 했는데요. 주위의 권유로 1996년부터 뒤늦게 사법시험 공부를 시작하게 돼요. 아내는 자신이 돈을 벌 테니 딱 3년만 준비해보라고 격려했다고. 권영국은 정확히 3년 만인 1999년, 36세의 나이로 사법시험에 합격했고요. 

200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권영국은 높은 수입이 보장되는 출세의 길을 마다하고 곧바로 노동·인권 변호사로서의 삶을 시작해요. 노동운동도 법을 알고 해야 한다는 생각에 민주노총에 법률원을 만들어 초대 원장이 된 것. 그는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를 벌이는 현장이라면 어디든 달려갔어요. 전국 곳곳의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의 부당한 연행에 대응하지 못하는 시민들을 대신해 항의했고요. 

권영국은 2008년부터 6년 동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노동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는데요. 용산 참사 철거민 변호인단,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건 소송대리인단, 민변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장, 구의역 김군 사망재해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장, 김용균 사망사고 특별노동안전조사위 간사 등의 이력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2000년대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노동·시위 현장에 권영국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에게 ‘거리의 변호사’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그래서라고.


정치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대?: 권영국 후보의 정치 경력

정치를 할 생각도, 정치를 출세의 수단으로 삼을 생각은 더더욱 없었던 권영국은 2014년 생각을 바꾸게 돼요. 자신이 변호에 참여했던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건에서 노동자들이 대법원 판결에서 패소한 것. 법으로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다는 생각이 깨졌고, 근본적으로 무언가를 바꾸려면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게 돼요: “이 판결로 사법 정의에 대한 미련을 버렸고, 현실 정치를 진심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권영국은 2016년 총선에서 경북 경주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어요. 당시 이곳에는 새누리당 김석기 후보가 출마를 앞둔 상황이었는데요. 권영국은 서울경찰청장을 지낸 김석기가 선거에 나온다는 소식에 아무런 연고도 없던 경주에서 선거운동에 뛰어들었어요. 용산참사 당시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의 목숨을 앗아간 당시 경찰 진압 작전의 책임자였던 ‘김석기를 떨어뜨리겠다’며 당시 철거민·참사 유족을 변호했던 권영국이 정치에 뛰어든 거예요. 

당시 권영국은 무소속으로 15%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는 ‘이변’을 일으켰지만 김석기의 당선을 막지는 못했는데요. 이듬해에는 경주로 이사하고 법률사무소도 차리며 경주에 정착했어요. 경북노동인권센터를 만드는 등 지역의 각종 노동·사회 현안 운동에도 뛰어들었고요. 2019년 정의당에 입당한 그는 2020년 총선에서 또 한 번 경주에 출마했는데요. 보수 성향인 지역에서 진보 정당 후보로는 이례적으로 두 자릿수 득표율을 찍었다고.

2024년 총선에서는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후보(4번)로 출마했는데요. 처음에는 이런 제안을 거절했지만 거대 양당의 비례위성정당 출범으로 진보정당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끝내 생각을 바꿨다고. 하지만 녹색정의당이 3%에 미치지 못하는 정당득표율로 비례대표 의원을 1명도 당선시키지 못하면서 권영국의 국회 입성도 좌절됐어요.  

정의당은 국회의원 당선자 ‘0명’이라는 결과를 받아 든 총선이 끝난 후, 혼란에 빠졌는데요. 권영국은 아무도 대표를 맡으려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 되자 “피할 수 없으면 정면으로 마주 서겠다”며 단독으로 후보로 출마해 당 대표가 돼요. 그는 “소외되고 존재를 부정당한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약속했고요.

이번 대선을 앞두고 권영국은 원외 진보정당(정의당·노동당·녹색당)과 노동·사회단체가 대선 후보를 내기 위해 구성한 ‘사회대전환 연대회의’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어요. 노동절인 5월 1일 출마선언을 했고, 이번 대선을 위해 이름을 바꾼 ‘민주노동당’ 후보(기호 5번)로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게 됐고요.


그동안 논란은 없었어?: 권영국 후보 관련 논란·의혹

권영국은 법정에서 피고인석에 자주 선 변호사이기도 해요. 2013년 서울 중구청이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희생자 분향소를 기습 철거하고 그 자리에 화단을 만든 일이 있었는데요. 쌍용차 대책위가 화단 앞에서 집회를 열자 경찰은 이들을 연행해요. 이에 강하게 항의하던 권영국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요. 대법원은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어요.

2014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위헌정당 해산 결정 때는 “오늘로써 헌법이 정치 자유와 민주주의를 파괴했다”고 고성을 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파기환송심 끝에 유죄가 인정돼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고요.


대선 후보로서의 강점과 약점

강점 👍

  • 유일한 진보 정당 후보: 이번 대선에서 권영국은 유일한 진보 정당 후보로 나서게 됐어요. 진보당 김재연 후보가 정권교체에 힘을 모으겠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사퇴했기 때문. 이에 대해 권영국은 “유감스럽다”며 “기득권 양당과 경쟁해야 할 진보 대통령 후보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어요. “모두가 우클릭하는 이 시대”에 뚜벅뚜벅 진보 정치의 길을 가고 있다는 건 권영국만의 강점이 될 수 있어요.

  • 인생이 곧 스토리: 노동운동가로, 변호사로, 정치인으로 살면서 한눈팔지 않고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 싸웠다는 점도 그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어요. 그의 삶이 증명하듯 ‘말’만 앞세우는 정치인이 아니라는 것도 보기 드문 강점이고요. 노동자와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의 목소리를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후보라는 평가도 나와요.

약점 👎

  • 낮은 인지도와 지지율: 불평등과 차별을 없애자고 외치는 각종 시위·집회 현장에 권영국이 없었을 리 없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다는 건 약점이에요. 주요 여론조사 업체의 조사에서 이름이 포함되지 않고 있어서 지지율도 발표된 게 없고요. 

  • 불리한 선거 구도: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분야별 공약보다는 ‘내란 종식’과 ‘정권 교체’ 구호에 관심이 쏠리는 게 이번 대선의 특징인데요. 그럴수록 “진보의 가치를 말하는” 권영국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을 수 있어요. 

by. 에디터 반 🌙
이미지 출처: ©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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