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태극기 부대는 왜 음모론·가짜뉴스를 믿을까?

윤석열 대통령과 태극기 부대는 왜 음모론·가짜뉴스를 믿을까?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태극기 부대는 왜 음모론·가짜뉴스를 믿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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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내란 사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탈진실(Post-truth)’이에요. 탈진실은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옥스퍼드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며 널리 알려진 개념으로, 사실 관계와 객관적인 근거보다 개인적인 신념이나 감정이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현상을 뜻하는데요. 극우 유튜브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대통령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사로잡혀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언론의 팩트체크에도 불구하고 가짜뉴스는 지금도 끊임없이 퍼지는 중이에요.

음모론과 가짜뉴스는 어디서 시작되고 왜 전파될까요? 탈진실의 시대에서 우리는 뉴스를 어떻게 소비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의 분석을 모아 짚어보고, 오터레터 박상현 발행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어요. by. 에디터 오월 🍕

윤석열 대통령이 극우 유튜브에 빠졌다고?

윤 대통령의 ‘유튜브 의존’은 예전부터 조금씩 알려져 오다가 지난해 7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윤 대통령이 10.29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밝히며 논란이 커졌어요. 극우 유튜버들의 음모론을 윤 대통령이 믿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나온 것. 최근에는 윤 대통령이 ‘조중동*은 보지 말라, 유튜브에 민심이 있다’는 등의 말을 해왔고, 대통령실 참모들이 ‘유튜브 거리두기’ 조언을 했지만 이를 내쳤다는 이야기도 전해졌는데요. 결국 음모론에 빠진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기에 이르러요.

* 조중동: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보수 성향 언론사인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를 묶어 부르는 말이에요.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며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했어요.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전산시스템이 엉터리인데, 어떻게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냐’라며 비상계엄 선포의 의도를 밝혔어요. 일부 극우 유튜버들이 주장해 온 ‘부정선거 음모론’을 공개적으로 들고 온 건데요. 부정선거 음모론은 이미 수사기관 검증과 법원 판결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어요.

더욱이 윤 대통령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도 ‘엉터리인’ 선거 시스템으로 당선됐다는 얘기라 애초에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요. 윤 대통령은 선관위가 헌법기관이라 압수수색이 불가능해 어쩔 수 없이 계엄군을 투입했다고 밝혔는데요. 실제로 선관위 압수수색은 6년간 181회, 윤 대통령 임기 동안에만 165회 진행됐어요. 최근 일각에서 불거진 ‘형상기억종이’ 논란은 선관위가 쓴 적조차 없는 단어고요.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팩트를 무시한 채, 여러 가짜뉴스를 생산·공유하며 ‘부정선거 뒤에는 중국 공산당이 있다’는 식으로 음모론을 키워왔어요. 조직적인 작업으로 여론전을 펼치며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있고요. 

음모론과 가짜뉴스는 어떻게 퍼지는 걸까?

박상현 발행인은 탈진실이 비단 극우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말해요. 대표적으로, 지난 2017년 좌파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가 영화 ‘더 플랜’을 통해 18대 대선의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한 사례가 있는데요. 당시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들은 김 씨의 주장을 믿었지만, 당연하게도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어요.

‘더 플랜’은 분류표에서의 후보 간 득표율과 미분류표에서의 후보 간 득표율의 비율, 이른바 ‘K값’을 부정선거의 근거로 내놨어요. 하지만 이 ‘K값’은 오히려 선거 조작의 증거가 없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더 플랜’의 사례는 최근 퍼지고 있는 음모론들과 비슷한 양상을 보여요. 특정한 사실이 공개되면 → 극단적 정치 성향의 방송인이 이를 인용하며 → 가짜 정보가 더해지고 → 살이 붙으며 확대·재생산된 음모론이 → 다시 일부 매체 등을 통해 가짜뉴스의 형식으로 전해지는 것.

극우 성향 매체 스카이데일리는 계엄 당일 선관위 연수원에서 중국인 해커 99명이 체포돼 미군에 압송됐다고 주장했어요.

실제로 가장 최근 이슈로 떠올랐던 ‘선관위 중국인 간첩 99명 체포’ 가짜뉴스의 사례의 경우도 똑같은 과정을 거치며 몸집을 키웠어요. 계엄 당시 선관위 관계자들이 계엄군·경찰에 의해 연수원에 감금됐다는 정황이 나왔다는 시사IN의 보도를 → 극우 유튜버가 전혀 다른 내용으로 바꿔 인용하며 → 이들이 전부 중국인이었다는 사실과 전혀 다른 가짜 정보를 더하고 → 극우 성향 매체인 스카이데일리가 ‘이들은 해커 간첩이며, 미군에 압송됐다’고 아무런 근거 없이 주장하며 윤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 퍼지게 됐거든요.

위 음모론은 여러 차례에 걸친 주한미군의 반박과 선관위의 스카이데일리 고발로 어느 정도 일단락됐어요. 하지만 부정선거 음모론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데요. 박상현 발행인은 음모론의 일반적인 전파 과정에 ‘대통령’이 추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요. 극우 유튜브와 극우 매체에서만 돌던 부정선거 음모론을 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언급했고 →  이를 미디어에서 다시 전달하며 → 허술한 주장에 무게감이 실리게 된 것. 이를 토대로 극우 유튜브·매체는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재생산하고 → 대통령은 이를 다시 소비하는 강력한 ‘피드백 고리(Feedback loop)’가 만들어졌다는 거예요.

왜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굳게 믿는 거야?

그렇다면 이들은 왜 탈진실에 갇히게 됐을까요? 전문가들은 탈진실이 진실보다 매력적이고 안락하기 때문이라고 말해요. 팩트체크를 통해 진실을 제시해도 음모론과 가짜뉴스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이를 증명하고요. 2가지 이론을 토대로 자세히 짚어볼게요.

사람들은 보통 새로운 정보를 접할 때, 이를 잠정적 사실로 받아들이는데요(=진실 기본값 이론). 특히 요즘 시대에서 알고리즘으로 인해 확증편향에 빠진 사람들은 진실을 외면하는 단서들만 끌어모으며 자신의 믿음을 키워 나가요. 그러다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이들은 이미 사실로 받아들인 정보를 거짓으로 번복하기 어려워요(=인지 부조화 이론). 

탈진실은 (1) 맥락을 직관적으로 파악하려는 욕구와 (2) 심리적 안정을 느끼고 싶은 욕구, (3) 자신이 속한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우월하다는 걸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데요. 자신의 믿음과 배치되는 진실은 이 3가지 욕구의 달성을 모두 무너뜨리기에 탈진실에 의존하게 되는 거예요. 기존의 믿음과 새로운 진실 사이의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비록 미심쩍더라도 이 상황을 합리화할 수 있는 탈진실의 논리를 계속 받아들이는 것. 그동안 기본값으로 믿어왔던 믿음에 쏟아부은 심리적·사회적 매몰 비용이 크면 클수록 탈진실에서 벗어나기 어렵고요.

탈진실은 강자의 논리로도 활용돼요.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서 ‘음모론의 시대’에서 음모론자의 유형 중 하나로 ‘기회주의적 음모론자’, 즉 ‘사기꾼’을 언급하는데요. 전 교수는 이 유형을 정치인과 연관 지어 설명했어요. 음모론은 가상의 적을 만든 다음 선과 악의 이원론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며 타협과 절충을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에,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위험한 전략이 가능하다는 것. 

따라서 통치자들은 자신의 무능과 악덕을 정당화하거나, 자신의 집권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의 질서는 충분히 훌륭한데 이를 망치는 나쁜 세력이 있으며, 이들을 제거해야 사회의 질서를 지킬 수 있다’는 음모론을 펼치고, 이를 위해 필사적이고 영웅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서사를 부여하는 경우가 있어요. 윤 대통령이 국회를 향해 ‘종북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겠다’고 말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는데요.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정치적 계산을 민주주의·법치주의보다 앞세운 여당이 ‘부정선거는 불가능하다’는 과거 자신들의 팩트체크마저 외면한 채 이에 동조하면서, 탈진실은 앞서 언급한 ‘피드백 고리’를 통해 더욱 강력해졌어요. 부정선거 음모론뿐만 아니라 다른 가짜뉴스의 사례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국민의힘은 지금과 달리 20대 대선 당시엔 부정선거 음모론을 전면 부인하며 사전투표를 독려했어요. 현재도 당 홈페이지에는 당시 팩트체크 카드뉴스가 남아있어요.

박상현 발행인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허구에 의존해서 해석하는 건 흔하다 못해 인류의 특성이기 때문에,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특별히 이상한 사람들은 아니다”라고 설명해요. 그러면서 민주주의에서 흔히 일어나는 ‘선거 패배’라는 일을 왜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지, 그리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왜 대통령까지 믿게 되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그 이유는 이들이 ‘언론을 믿지 말고, 유튜브를 믿으라’며 언론을 불신하고 멀리하고 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고.

이들은 왜 언론을 멀리하게 됐을까?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주목하면 원인이 보일 수 있어요. 박상현 발행인은 20~3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언론의 팩트 전달의 관해서는 특별한 차이점이 없다고 말해요. 공정한 보도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오히려 과거보다 지금이 더 많이 보인다고 했고요. 그런데 문제는, 미디어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거예요. 포털 사이트의 등장과 함께 인터넷 매체의 ‘자극성 보도’가 넘쳐나게 됐고, 사실보다는 의견 중심의 ‘스토리’만을 전달하는 매체도 늘어난 것. 

박상현 발행인은 “공정하고 복잡한 팩트를 이해하기 위해선 이를 자신의 세계관에 맞춰 넣는 힘든 작업을 해야 하지만, 팩트에 의견이 들어간 스토리는 이러한 작업 없이 편하게 소비할 수 있다”고 설명해요. 또한 정치 유튜브와 같은 매체는 공정성·중립성·객관성 등 기존 언론에 기대되는 역할과 책임·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의견 중심의 정보를 더 귀에 쏙쏙 꽂히게 전달하는데요. 결국 이를 통해 정보를 접한 사람들은 위에서 설명한 진실 기본값 이론과 인지 부조화 이론에 따라 서서히 탈진실에 갇히게 될 수 있어요. 사실과 중립성을 추구하는 언론에 대해선 ‘믿지 못한다’는 반응을 내뱉게 되는 거고요. 실제로도 정치 성향이 한쪽으로 강한 사람일수록 언론에 대한 불신이 높은 걸로 나타났어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경찰은 공안, 영장판사는 화교’라는 가짜뉴스를 믿고 서부지법에서 폭력 사태를 일으켰어요.

최근 들어 극우 유튜브는 이러한 특징을 등에 업고 더욱 공격적으로 바뀌었어요. 중국 혐오 정서를 이용해 음모론 속 가상의 적을 중국으로 설정하고, 김어준 씨가 ‘K값’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 사과하지 않은 것 등을 그대로 따라 하며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퍼뜨린 것. 결국 혐오 정서가 더해진 탈진실은 서부지법 난동 사태를 촉발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데요. 이번 사태를 미국의 사례와 비교하는 분석도 나와요. 윤 대통령과 태극기 부대,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보여주는 모습이 매우 비슷하다는 거예요.

윤석열 대통령과 트럼프가 비교된다고?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은 바이든이 승리한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의사당에 난입해 폭동 사태를 일으켰어요.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태극기 부대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들고, 트럼프 지지자들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며 사용한 구호인 ‘Stop the Steal(=도둑질을 멈춰라)’을 외치고 있어요. 탈진실에 빠져 폭력 사태를 일으킨 것 또한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점거 폭동떠올리게 하는데요. 태극기 부대가 트럼프 지지자들을 닮아가는 이유로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기 위해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의 언어를 빌려왔다는 전술적 차용, 그 이상의 유사점이 보인다고.

박상현 발행인은 “한국의 특수성과 MAGA의 보편성,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해요. 이에 따르면, 한국은 역사적으로 미국식 기독교를 받아들인 후 공산주의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나이 든 보수 세대에게는 기독교와 ‘자유민주주의’가 분리할 수 없는 가치로 인식됐어요. 미국에서 보수 기독교인들이 지지하는 ‘트럼프주의(Trumpism)’는 이들의 눈에 ‘되찾아야 하는 가치’의 상징처럼 여겨지게 된 면이 있다는 거예요.

하지만 이 특수성은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 절반만을 설명한다고. 미국에서도 나이 든 보수 기독교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만으로 트럼프의 재선 성공 이유를 100% 설명할 수 없는 것처럼요. 사실 윤 대통령, 또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일부 2030 남성들은 이런 한국의 역사적 특수성이나 보수 기독교적 색채와는 거리가 먼데요. 박상현 발행인은 이들이 “현재의 정치·사회 시스템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해요. 특정 정당이 모든 국민을 100% 행복하게 해줄 수 없기 때문에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하필 상대 진영이 ‘너무나 진보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들의 가치를 공격하고 비난함으로써 표를 집결하는 상황이라는 것. ‘민주당이 집권하면 우리나라는 공산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게 그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고요.

개인적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이 세상에서 내가 성공할 수 없을 때,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박상현 발행인은 “물론 이는 인류 역사에서 오래된 혁명의 근본 에너지이며, 집권 세력에 대한 반대는 민주주의 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작동 원리이기 때문에 성급한 결론을 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해요. 다만 이런 에너지가 역사의 발전을 뒤로 돌리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건 문제라고. 이들의 주장은 ‘민주당이 싫으니, 내란 피의자를 계속 대통령 자리에 앉히자’는 말이기 때문. 

탈진실의 시대, 우리는 뉴스를 어떻게 소비해야 할까?

민주주의 국가의 사람들이 극한의 정치적 양극화를 경험하면서, 언론을 무시하고 음모론과 가짜뉴스에 빠지는 건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에요. 미국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언론의 팩트체크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통제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굳게 믿고 있는 것처럼요. 뉴욕타임스의 국제문제 전문기자 데이비드 생어(David Sanger)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증거와 전문가들의 분석을 제시해도 자신들이 믿고 싶은 내용만 믿는 대중의 태도를 43년 일하는 동안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뉴스를 어떻게 소비해야 할까요? 박상현 발행인은 먼저 확증편향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해요. 최근 우리나라에서 탈진실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된 유튜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알고리즘’인데요. 개인화된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더 오랜 시간을 들여 볼 법한 콘텐츠만을 눈앞에 던져주기 때문에, 시청자의 인식을 더 깊고 좁게 끌어당겨요. 따라서 뉴스를 건강하게 소비하려면 두괄식으로 주제를 제시하며 그것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레거시 미디어를 자신의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다양하게 챙겨볼 필요가 있어요.

어떤 매체를 주로 봐야 할지 고민될 수 있는데요. 박상현 발행인은 “신문·방송·유튜브·팟캐스트를 포함해 제가 신뢰하는 매체들의 특징은 기계적인 중립을 추구하며 스토리 없이 오로지 사실만 나열하는 매체가 아니라, 자신들이 제시하는 스토리에 잘 들어맞지 않는 사실도 숨기지 않고 소개하는 매체”라고 말해요. 평소에 그렇게 해온 것을 아는 매체의 주장은 신뢰하지만, 이러한 작업을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매체의 보도는 아무리 정치적 지향점이 비슷해도 조심스럽게 접근한다고. 

스스로 경계하고 의식하지 않으면 누구나 탈진실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어요. 진실은 때로는 불편하지만, 탈진실은 달콤하고 매력적이기 때문. 그런 의미에서 박상현 발행인은 건강한 뉴스 소비를 위해 1가지를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요: “진실은 질기고 딱딱해서 오래 곱씹지 않으면 삼키기 힘들어요. 그걸 인식하는 게 올바른 뉴스 소비의 출발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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