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그날 밤, 우리의 이야기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계엄령 그날 밤, 우리의 이야기
“믿을 수 없었어.”
292 뉴니커: 다음날 출근해야 해서 일찍 자려고 누워있었어요. 친구가 비상계엄령이 내려졌다는 걸 알려줬고 처음엔 농담이라고 생각했어요. 이후엔 영화나 책 같은 곳에서 접했던 비상계엄 상황들이 떠올랐어요. 너무 불안했고 내일 출근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혹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건 아닌지 걱정했어요.
쏘 뉴니커: 자취방에서 혼자, 다음날 연차를 쓴 상태로 책을 읽고 있었어요. 친구의 카톡에서 “실화야…? 하…”라는 카톡이 와서 처음엔 친구에게 무슨 일 생긴 줄 알았는데, X를 확인해보니 계엄 소식, 국회의원들과 대치 중인 군인 사진들로 심장이 너무 뛰었습니다. 21세기에…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대통령의 계엄 선언문 단 한 문장도 동의할 수 없었어요.
히히 뉴니커: 영화를 보고 나와 집으로 돌아온 직후였어요.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내가 영화를 또 보고 있는 건가 싶었어요. 친구들에게 와 있는 연락을 보고 나서야 ‘진짜구나’ 싶어서 그때부터 뉴스를 틀어놓고 계엄령 해제안이 가결될 때까지 지켜보다가 겨우 잠에 들었어요.
가필드 뉴니커: 친구들과 즐겁게 놀다가 귀가하려고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때 아빠에게 메시지가 왔고, 메시지에는 한 장의 사진, 뉴스 링크가 담겨 있었어요. 대통령 얼굴이 있고 그 밑에 빨간 문구. 비상 계엄령 발표. ‘어… 이거 꿈인가..?’라는 생각만 되풀이했어요. 아빠에게 전화가 왔어요. “지금 어디니. 메시지 봤지. 얼른 들어와.” 그리고 곧 엄마에게 전화가 왔어요. “지금 어디니. 아빠한테 연락받았지. 내리는 역 앞에 있을 테니 엄마 차로 와.”
런테기 뉴니커: 운동을 끝내고 집에 와서 OTT를 보며 샤워 중이었어요. 10시가 좀 넘어가자 갑자기 데이터가 먹통이 되고 친구에게 연락이 왔어요. ‘계엄’이라는 너무 낯선 단어가 보였어요. 상황 판단이 안 돼서 커뮤니티에 들어갔는데 거기도 곧 먹통이 됐어요.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켰어요. 곧 포고령이 뜨고 한 자 한 자 읽어 내려가는데 믿을 수가 없었어요. 2024년임을 다시 확인해 봤어요. 실시간 방송으로 계엄군이 국회로 가는 모습을 봤어요. 당장 뛰쳐나갈까 고민했어요. 하지만 결국 무서워서 집에서 계속 방송을 봤어요.
플루오린 뉴니커: 유튜브 라이브 보면서 게임하고 있었어요. 게스트가 말을 못 하시길래 확인했더니 계엄령이 내렸다는 거예요. 계엄령 발표 영상을 보고 나서야 실감이 났는데, 어이가 없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너무 무서웠어요.
주이 뉴니커: 집에서 ‘강철부대’를 보고 있었어요. 군인들 나오는 예능을 보다가 핸드폰을 봤는데, 뉴스에 군인들이 국회에 들어가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어이가 없었죠. 이게 진짜 실제 상황인가? 계엄 선언했다고? 근데 왜? 고작 저렇게 선언이 된 거야? 제재하려면 어떡해야 하는데? 내가 지금 국회로 가서 뭐 해야 하나?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고 대통령한테 나의 삶이 희롱당한 느낌이에요.
바삭한 곰젤리 뉴니커: 샤워하고 나왔더니 비상계엄령이 선포돼 있었어요. 내가 지금 꿈을 꾸는 건가 싶었어요. 계엄령은 역사책에서나 봤지 제 살아생전에 선포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당장 내일 출근은 어떻게 되는 건지 앞으로 내 일상은 어떻게 되는 건지 혼란스럽고 두려웠습니다.
소이 뉴니커: 집에 늦게 도착해서 릴스를 보고 있었는데요. 엄마한테 전화가 왔어요. 비상계엄이 선포됐다고. 두 귀를 의심하고 “엄마 무슨 말이야”라고 했던 기억이 나요.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있기 때문에 더욱 걱정하셨던 것 같아요.
써링 뉴니커: 집에 돌아와서 씻으려던 중이었어요. 속보를 친구가 보내줬는데, 가짜뉴스인 줄 알았어요. 그래도 잠자고 일어나면 오늘과 다른 세상이 펼쳐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아 잠들지 못했어요. 친구들과 카톡으로 얘기하다가 텔레그램까지 깔았어요.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사라져 버릴까 두려웠어요.
수연 뉴니커: 그날 10시에 잠들어버렸어요.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카톡을 보는데 친구가 자정쯤 “무슨 일이냐…”라고 보낸 게 있더라고요? 네이버에 들어갔는데…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에 있는 사진과 함께 비상계엄이 선포됐다가 해제됐다는 소식을 봤어요. 충격이었어요. 그리고 나라를 지켜야 할 군인을 데려다가 자기 말 안 듣는 사람들을 제압하는 데 사용하려고 했다는 생각에 너무 화가 났어요. 8년 전 그때처럼 주말마다 광화문으로 촛불 들러 나가려고요.
정적 뉴니커: 에세이 과제를 낸 뒤 큰일 하나 마무리했다며 기지개를 켜고 있을 때, 룸메이트가 말하는 거예요. “언니, 계엄령 내렸다는데요?!” 저는 당연히 가짜뉴스인 줄 알았죠. 진짜더라고요. 그날 4시 넘게 꼬박 깨어서 초조하게 뉴스를 지켜봤고, 4시간 자고 일어난 뒤 저녁에 시위하러 갔어요.
“당황스럽고 무서웠어.”
스카니아 뉴니커: 태어난 지 열흘 정도 된 둘째 아가를 키우고 있어서, 새벽 수유 때문에 그 시간에 일어나 있었어. 동네 하늘 위로 헬리콥터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리는데 전시 상황이 아닌데도 긴장이 되더라고. 가뜩이나 밤에 깨어있느라 지치고 힘든 아기 엄마 아빠들에게 불안감까지 얹힌 하루였어.
민레 뉴니커: 집에서 유튜브를 보다가, 역사 교과서에서만 보던 비상계엄이라는 단어가 뉴스에 나오는 걸 보고 당황스러웠어요. 군인들이 국회를 막는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계엄 해제 요구 가결이 될 때까지 기다리다가 새벽에 대통령이 입장 발표하는 걸 보고 나서야 잠들었어요.
코알라 뉴니커: 집에서 자려고 했는데 동생이 소식을 알려주었어요. 그때는 당황스럽고 너무 갑작스러워서 북한이 남침했거나 무슨 심각한 일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허탈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했어요. 그리고 답답해요.
체봉 뉴니커: 기말고사 기간이라 공부하다가, 카톡이 막 오길래 알게 됐어요. 친구들이 빨리 뉴스 보라고 해서 유튜브 라이브 틀어놓고 수다 떨었어요. 사실 계엄이 선포된다 해도 뭐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정확히 몰라서 심각하게 생각 안 했습니다. 그러다 뉴스에서 계엄군이 국회에 못 들어오게 실랑이하는 장면을 봤어요. 순간 너무 가볍게 생각했나 부끄러우면서 이거 진짜구나 덜컥 겁도 났어요.
꿀벌이 뉴니커: 집에 혼자 누워있는데 너무 놀랐어요. 전쟁이 난 건가 싶어 잠이 확 달아나더라고요. 다음날 출근해야 했지만 긴장이 되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안건이 가결될 때까지 뉴스를 보며 같이 심장 졸였고,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잘 수 있었네요. 다음날 출근해서는 “잠은 좀 주무셨어요?”가 아침 인사였답니다.
지니 뉴니커: 변호사시험 1달여 앞둔 로스쿨생이에요. 계엄령 발표 후 1시간 정도 뒤인 11시 30분까지 공부하다가 열람실을 나와 방으로 돌아가던 길에 계엄 소식을 알게 됐어요. 지난주에 국가긴급권을 공부하면서, ‘이런 게 시험에 나올까? 객관식으로나 나오겠지’ 생각하고 간단히 보고 넘겼는데 일주일 뒤 계엄령이 선포돼서 참 황당했어요.
코고리 뉴니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가족들과 모여서 TV를 보고 있었어요. 그때 갑자기 방에 있던 언니가 “엄마! 윤석열이 비상계엄 내렸다고 속보 떴대!” 외치더라고요. 그래서 급하게 채널을 돌려 상황을 전해주는 뉴스를 접하며 인지했는데 제 첫 느낌은 ‘뭐지 뭐지…뭐지...뭐지...?’ 였어요. 학창 시절, 역사수업 때 공부한 단어인 ‘계엄령’이 뉴스속보에 떠 있어 그랬을까요.
응진 뉴니커: 휴대폰 알림이 계속 울리는 것 같아서 보니 속보 뉴스 알람이 떠 있어서 그때부터 급하게 뉴스를 읽었어요. 뉴스를 읽다가 문득 ‘왜 긴급재난문자가 오지 않았지?’ 생각하기도 했어요. 늦은 밤 갑작스러운 통보이고, 대통령 담화를 읽어봐도 비상계엄이 선포될 정도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 당황스러웠어요. 그런 결정 하나로 국회에 무장한 군인이 들이닥쳐서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을 막으려고 했다는 게 충격적이었어요.
지파니 뉴니커: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하루 일정을 정리하려고 컴퓨터를 켜서 책상에 앉았는데요. 늦게 퇴근한 남자친구와 통화를 하는데 네이버에 계엄 속보가 떴어요. 운전하느라 확인할 수 없었던 남자친구는 “에이 잘못 보도된 거겠지” 했어요. 사실 밤새 너무 무서웠어요. 라이브 방송을 끌 수 없었어요. 저러다 갑자기 어디서 총성이 들리는 건 아닌지 불안했어요. 지금도 여전히 불안해요.
치리 뉴니커: 배드민턴을 치고 집에 돌아와 막 씻고 나왔는데 TV에서 특보가 나오고 있더라고요. 비상계엄이라는 말을 듣고 믿기지 않았고, 핸드폰으로 카톡과 SNS를 확인하고서야 ‘이게 실화구나’ 했어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싶어서 역사 속 비상계엄을 검색했고 부모님께 전화도 드렸어요. 당장 어디론가 도망가야 할 거 같은 두려움이 들었어요. 아직도 뉴스에서 군인들에 맞선 시민들을 볼 때 눈물이 핑 돌아요. 광화문으로 가려고요.
“걱정했어.”
Julia 뉴니커: 강아지와 산책하는 길에 늘 스포츠 중계를 틀어두는 가게를 지나는데 웬일로 뉴스가 나오더라고요. 대통령 얼굴 아래 ‘비상계엄, 언론과 출판 검열.’ 2024년에 볼 수 없는 자막들이 보여 ‘과거 언급인가’ 하며 휴대폰을 봤는데, 온통 속보였어요.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당황스러웠는데, 현실이라는 게 실감 날수록 겁이 났어요. 강아지와 함께하는 산책의 일상, 내일 출근 가능 여부, 출판계에 있는 내 미래, 언론사에 있는 남편의 미래, 엄마와의 합가 필요성... 지금의 모든 일상이 뒤틀리고 안전이 위협받는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절로 났어요.
달구 뉴니커: 집 소파에서 느긋하게 유튜브를 보며 쉬고 있었는데, 야근하던 남편이 전화로 급하게 TV를 켜보라고 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나서 놀라고 당황하고, 혹시나 통금이 생길까 봐 무서워서 남편한테 당장 집에 오라고 했죠! 같이 꼭 붙어서 새벽까지 뉴스를 보면서 상황을 파악했어요. 당장 아빠는 해외 출장 중이고, 엄마는 다음 날 해외로 출국 예정인데, 혹시나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닌지 전전긍긍했어요.
혠 뉴니커: 저는 대학생이라서 친구와 함께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었어요. 카페가 마감할 시간이라 짐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에 계엄 소식을 접하게 되어 굉장히 당황스럽고 또 무서웠어요. 친구한테 무사히 들어가라고, 집에 도착하면 잘 들어왔다고 연락하라고 몇 번이나 당부했어요. 몇 시간 후 대만인, 일본인 친구에게도 SNS를 통해 괜찮냐며 안부를 묻는 연락이 오기도 했고요. 이번 겨울에 베트남인 친구가 한국에 놀러 오기로 했는데, 그 친구가 저와 같은 불안을 경험하게 될까 봐 미안해요.
루티아 뉴니커: 한동안 잠을 못 이뤘어요. 부모님 모두 70~80년대를 사셨고, 당시 계엄령으로 인한 기억을 가지고 계셔서 더더욱 잠을 못 이루신 터라 그저 엄마를 지켜보기만 했던 것 같아요. 출근하고 일을 하면서, 지금의 현실을 비슷하게 겪었던 다른 국가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하는 마음에 스페인 내전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고 있어요.
미음 뉴니커: 다른 지역에 사는 동생 부부네 집에서 대하구이를 먹고 있었어요. 오랜만에 보는 동생이라 반갑고 즐거운 시간이었는데, 기사를 본 제부가 갑자기 “계엄령 내렸대요”라고 외쳤고, 순식간에 우리 모두 분위기가 심각해졌어요. 동생 부부네 집에서 우리 집까지는 1시간 20분 정도가 걸리는 거리인데, ‘11시 이후부터는 통행 시 체포 가능’이라는 가짜뉴스까지 돌아다니는 바람에 더욱 불안했어요. 새벽 내내 잠도 못 이루고 너무 걱정과 두려움이 컸던 밤이었어요.
이도리 뉴니커: 다음날 출근을 위해 자려고 누웠던 참이었어요. 친구가 군인인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뉴스 기사를 보내주더라고요. 이런 상황에서 근무하는 친구가 너무 걱정되었어요. 사태가 심각해져서 정말 영화에서나 보던 절친과 내가 대치하는 그런 상황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행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도록 상황이 일단락됐지만, 다시는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기요밍 뉴니커: 직업군인 남자친구한테 연락을 받고 알았는데 처음엔 장난인 줄 알고 그런 말 할 시간에 빨리 씻으라고 했어요. 그러고 뉴스를 보니 진짜여서 할 말을 잃었죠. 남자친구도 곧 불려 가고 여러모로 마음 졸인 밤이었네요.
짠뿌 뉴니커: 팀장으로 승진한 다음 날이었어요. 그날 하필 야근 중이었는데, 팀원 중 한 분이 강남 한복판 사무실에서 야근하고 계셨어요. 야근 중에 계엄령이 선포되서 집에 가셔야 되는데 택시는 잡히지 않고, 대중교통을 탈 엄두는 안 나고, 길에는 장갑차와 헬기 소리가 들리고... 팀 전체가 떨면서 그분의 안전 귀가를 기원했어요. 팀장 된 지 이틀 만에 사고 터지는가 싶어서 너무 무서웠습니다. 남편과 저도 생방송 뉴스를 보면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상황이 현실인 것에 할 말을 잃었어요.
“민주주의를 생각했어.”
디디 뉴니커: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을 보다가 긴급문자로도 안 왔던 계엄 소식을 뉴닉의 알람으로 알 수 있었고, 21세기의 비상계엄을 피부로 겪었어요. 비상계엄 선포 후에 다음 포털도 먹통이 되고, 네이버 카페 서비스도 먹통이 되면서 인스타 같은 SNS도 점차 느려지는 걸 느꼈어요. 당시에 네이버 카페에 접속해 있었는데 갑자기 먹통이 돼서 ‘아 이게 말로만 듣던 언론통제구나’ 느꼈어요. 긴급문자조차도 안 보내는 기관과 정부에 분노가 치밀었고, 지금 보통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어요.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정말 답답한 일이라는 걸 느꼈던 6시간이었어요.
BR 뉴니커: 자기 전 다음날 날씨를 확인하려다 계엄 속보를 보게 되었어요. 속보 제목만 있고 내용이 없어서 네이버 카페에 들어가 계엄에 관련한 내용들을 읽는데 갑자기 접속이 되지 않았어요. X와 유튜브 뉴스를 통해 실시간 상황을 지켜봤어요. 화가 나고 참담했어요. 지금 시대에 일어난 일이라고 믿기지 않아요. 이런 일상의 자유를 순식간에 뺏길 수 있다는 공포가 정치에 무관심했던 저를 반성하게 했어요.
몽쉘 뉴니커: 일과를 마무리하고, 침대에 누워 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계엄 소식을 카톡으로 전해줬어요. ‘가짜 뉴스인가?’ 하고 바로 뉴스를 확인했는데 진짜라서 어안이 벙벙하고 심장이 뛰기 시작했죠. 언론사들의 속보를 확인하며 마음 졸이고 있었는데, 본가에 계신 아빠가 국회로 출발했단 이야기를 들었어요. 실시간 속보를 보니 아빠가 무장 계엄군을 실은 버스 앞에 앉아서 몸으로 버스를 막고 있더라고요. 국회에서 빠르게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걸 보고 겨우 한숨 돌렸지만, 아빠가 집에 무사히 돌아오고 대통령 입에서 계엄 해제를 받아들인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느라 한숨도 못 자고 뜬눈으로 출근했어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계엄을 선포하며 국회에 무장 군인을 투입하고, 시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망가뜨린 대통령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어요. 이번 토요일에 열리는 시위에 무슨 일이 있어도 참가하려 해요.
맘맘 뉴니커: 두 돌이 안 된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어, 남편과 아이랑 10시 전에 다 같이 일찍 잠들어서 계엄령 소식을 바로 접하지 못했어요. 다음날 남편이 5시에 일어나서 핸드폰을 켜자마자 ‘계엄령 선포’를 보고 두 번째로 ‘계엄령 해제’를 봐서 지금 꿈꾸고 있는 건가 싶었대요. 저도 짧은 순간에 엄청나게 많은 생각들이 지나가더라고요. 역사 수업이나, 영화에서만 들었던 계엄령이라니.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계엄령이 선포될 정도로 나라가 혼란스럽거나 폭동이 일거나 하는 큰 문제가 있다는 얘기는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나라에 큰일이 났나 보다’ 하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그래서 북한군이 우리나라로 내려오고 있는 건가, 전쟁이라도 일어나는 건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출근 준비를 하며 뉴스를 듣는데...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입법독재, 국가 전복 세력,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 이게 지금 민주주의를 살고 있는 2024년에 일어난 일이 맞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여기저기 뉴스 댓글이나 사이트에서 ‘오죽했으면’, ‘잘했다’라는 글이 꽤 있다는 것에 충격받았어요. 근거도 없는 갖가지 계엄령 음모론들은 저를 더 정신없게 만들었고요. 정말 어제는 엄청나게 쏟아지는 뉴스와 글들을 읽으며 마음이 무겁고, 많은 생각들을 하며 상당한 피로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윤슬 뉴니커: 공교롭게도 계엄령 전날에 영화 ‘1987’을 봤고, 당일에 ‘소년이 온다’ 책을 다 읽은 후 소감을 블로그에 올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계엄령 소식을 듣자마자 올리면 붙잡혀 갈 것 같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생겨 글을 쓰다가 멈췄어요. 그리고 뉴스를 계속 찾아보며 상황을 파악했어요. 제가 대학생이라 군인 친구도 있고 교환학생 간 친구도 있는데, 모두 군대 소집과 환율 문제로 큰 타격을 받았어요. 정말 큰 파장을 불러왔다고 생각해요. ‘책과 영화 속 시대를 직접 살아간 분들이 어떻게 일궈놓은 민주주의인데’라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그분들 덕분에 계엄령이 빨리 해제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상황에서 대학생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해요. 대학교들이 하나둘씩 시국선언을 하고 있어요. ‘대학은 반항과 자유의 표상이다’라는 말처럼 이런 시국에 저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의견을 표명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걸 막아야 할 것 같아요.
김만주 뉴니커: 늦은 저녁이어서 잘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안심해야 할 상황에 갑작스러운 소식에 불안함으로 밤새 뒤척거렸던 거 같아요. 소식을 들은 당시에는 5.18 광주민주항쟁이 떠올라 무고한 국민들이 또 죽으면 어쩌지 싶었어요. 글과 영상으로 보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게 믿을 수 없었고, 그럼에도 아무렇지 않게 하루를 버텨내야 하는 게 자꾸만 무너지는 마음을 다시 쌓아 올리는 기분이었어요. 학생분들뿐만 아니라 시민, 시민단체들이 국회 앞에 모였다고 하니 마냥 불안하기만 했던 스스로한테 실망도 했고 또 이렇게 국민들 손으로 버텨낸 게 신기하기도 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감정들에 짓눌려 있었네요. 여전히 짓눌려 있는데 다들 어떻게 버텼는지, 어떻게 풀어가시는지 궁금해요.
에스 뉴니커: 계엄을 선포했을 때는 자고 있었어요. 피곤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거든요. 그래서 계엄을 해제한 후에야 소식을 아침 뉴스로 알았어요. 처음에는 생소한 일이라 실감이 안 났는데, 결과들을 보니 화도 나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아리스토텔레토비 뉴니커: 그날 제가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에 신간이 들어와서 등록작업을 마무리하고 크리스마스 장식을 마치고 귀가한 상태였어요. 퇴근하자마자 피곤에 절어 있었거든요. TV를 켜서 보고 있었는데 프로그램이 속보로 변하면서 ‘비상계엄선포’라는 문구가 나와서 너무 당황했어요. 계속 유튜브 라이브들을 뒤져가며 현장을 보는데 지금 출발해도 여의도까지 3시간이 넘게 걸려서 현장에 가야 하나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소식을 뒤져봐도 계엄을 선포할 만한 일도 아닌 것 같은데 국회를 막는 것을 보면서 아주 참담했어요. 우리가 일상의 민주주의를 불편해하는 경우가 있어요. 사실 비영리재단이나 봉사처럼 뭐 큰 이득도 없는데 절차까지 복잡하고 협의가 어려우면 아예 일이 안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그렇더라도 불편해도 의견을 모으고 협의하는 습관과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귬 뉴니커: 퇴근 후 거실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었어요. 트위터에서 올해를 개인적으로 아카이브 해보는 글이 있길래 올해의 책 부분은 올해 읽었던 ‘소년이 온다’를 저는 선정했어요. 그로부터 몇 분 후에 계엄령 소리를 듣는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소년이 온다’의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일주일 앞두고 계엄령이라니, 차라리 꿈이었으면… 지금도 꿈이었으면 좋겠더라고요. 지금은 답답하고 막막한 마음밖에 없어요.
은별 뉴니커: 집에서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한테 카톡이 왔어요. “지금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그 문장을 보자마자 지금 내가 꿈을 꾸고 있나 싶었어요. 영화에서만 보던 일이 현실로 일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잠이 확 달아나서 바로 뉴스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유튜브 라이브를 보면서 국회 상황을 살펴봤죠. 솔직히 너무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핸드폰만 쥐고 있었어요. 5.18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건 아니지만 수많은 미디어와 책, 그리고 어르신들로부터 접했던 그때 모습들이 생생하게 머릿속에 펼쳐지면서 또 무섭더라고요. 당장 국회로 모여 달라는 국회의원들 말이 가슴에 박혔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저는 이제 불안함에 숨어 있지 않고 직접 나아가 행동하려 합니다. 민주주의를 지켜주셨던 어른들에게 더 이상 빚을 질 수 없다는 마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