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생리한다! 잃어버린 생리를 찾아서: 식이장애 무월경 극복

3년만에 생리한다! 잃어버린 생리를 찾아서: 식이장애 무월경 극복

작성자 나나

나는 식이장애 환자(였)다

3년만에 생리한다! 잃어버린 생리를 찾아서: 식이장애 무월경 극복

나나
나나
@naneunna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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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지막 생리는 2022년 1월인가, 3월 쯤이었다. 백신 부작용일지 체중 저하로 인한 건강 이상인지 모르지만, 나는 생리를 멈췄다.

그 중간에 간헐적으로 생리를 한 적은 있다. 22년 8월쯤 병원을 갔더니, 원인이 백신이든 체중 저하든 피임약을 먹으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먹었다. 근데 그 당시의 나는 내 건강에 대한 큰 의지가 없었다. 어차피 아이를 가질 생각도 없고, 내버려 두고 싶었다.

내 몸은 그렇게 나빠져만 갔고, 대개 55kg대를 맴돌던 내가 30kg라는 최저점을 찍을 때까지 당연히 생리는 내 인생에서 잊혀 갔다. 열심히 증량을 하고, 내 키에서 가장 표준이라 들은 52kg대를 돌파해도 생리는 돌아오지 않는 듯했다.

병원을 가긴 좀 귀찮고, 음.. 사실 몸무게가 돌아오면 생리가 돌아올 줄 알았다. 근데도 돌아오지 않으니 무섭긴 했다. 어떡하지? 피임약을 샀다. 그냥 TV에서 광고하는 거 아무 거나 샀다.

예정대로라면 12/23경 생리를 시작했어야 한다. 뭔가 할 것 같은 컨디션이었는데, 안 하더라. 역시 너무 방치해 둔 탓일까. 그래도 병원에 가기는 두려워서, 내년 초에 예정된 결혼식 뒤로 잠정적으로 미뤄뒀다.

그렇게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음, 평범한데 아직 평범하지 않은 하루? 앞 글에서 말한 3만 원치 빵을 주문하고 화장실에 갔다. 신이시여, 이건 생리다.

인생에서 제일 반가운 생리다. 무월경, 피임약 먹어도 극복 못하면 이제 진짜 병원 가야 하나 생각했는데 드디어 한다. 악!

어휴, 근데 생리대 다시 사야 되네. 요새 생리대 브랜드가 뭐 있는지도 모르겠다. 검색해 보니 뭐, 생리대가 그렇듯이 늘 똑같은 친구들이 줄지어 있다. 기억 나는 거 사면 되겠다.

그리고 오랜만에 하는 생리인데 여전히 익숙하게 별로다. 어휴.

그래도 이렇게 별로일 수 있는 게 어디야? 좋아해야지, 그치.

무월경 극복은 별 거 없다. 그냥 결국 먹어야 되나보다. 그리고 ‘정상 체중’의 범위에 들었다고 꼭 다시 생리를 찾는 건 아닌 것 같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본인이 원래 생리하던 시절의 무게와 비슷하게는 가야 생리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나도 최근에 무게를 자주 재지는 않아서 모르지만, 거의 근접했다.

마르게 살아보고 싶었는데, 생리와 건강 다 잃어가면서, 나에게 어울리지 않게(?) 살아야 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다. 퍼스널 컬러처럼 퍼스널 무게라도 있는 걸까.. 무게가 정의하는 나보다 내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무게나 찾으며 살아야 하나.

하여튼 반갑다, 생리야. 넌 참 변하지도 않았구나.

*무월경으로 어려워하고 계신 분들이 좋은(?) 기운 받아가시면 좋겠다.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