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싱가포르에 살아보니 알게된 식문화
작성자 키아수
어서와, 싱가포르는 처음이지?
02 싱가포르에 살아보니 알게된 식문화
1편의 싱가포르의 공용어에 이어, 2편에서는 싱가포르의 독특한 식문화에 대해 설명해줄게!
싱가포르는 전 세계적으로 생활비가 높은 도시 중 하나로 알려져있어.
의식주 중에서도 '주'에 해당하는 집 값이 가장 비싸고 자동차 보유도 쉽지 않아. 자동차 가격도 높은데, 자동차를 보유할 수 있는 권리인 COE(Certificate of Entitlement) 라는 것도 추가로 구매해야 하거든. 작은 싱가포르에서 교통량을 통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데, 자동차 구매 수요에 따라 이 COE의 가격도 변동되는데 높은 구매 수요가 있을 때는 '억' 단위까지 갈 수 있다고 해.
아무튼, 집과 자동차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식'에 관해서는 지갑을 보호할 수 있는 옵션이 있어! 이번 편에서는, 싱가포르에서 겪었던 독특한 싱가포르만의 식문화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
싱가포르는 메뉴판 가격과 최종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
한국은 메뉴에 보이는 음식 가격이 명세서에 찍히는 가격과 같잖아? 근데 싱가포르는 GST(Goods and Services Tax)라는 세금 9%에 서비스비용(Service Charge) 10%까지 부과되기 때문에, 2만원 짜리 음식을 시켰다고 해도, 거의 20%(GST 9% + 서비스 요금 10%)가 넘는 금액을 더해서 계산이 되는 것이지. 어제 8천원짜리 음료를 시켰는데, 최종적으로는 10,500원을 계산하고 나왔어 ^^; (메뉴와 영수증 가격이 다른 거.. 아직도 적응이 잘 안되는 것 같아..)
근데 싱가포르에 살아보니, 이 '식'에 해당해서는 다양한 옵션을 취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싱가포르만의 독특한 식당 : 120개의 호커센터 Hawker center
싱가포르에는 한국으로 치면 '푸드코트' 에 해당하는 호커센터(hawker center)가 곳곳에 있어. 'hawker' 라는 단어는 길에서 음식을 팔고 다니는 행상인이라는 뜻인데, 지금의 호커센터는 시설도 비교적 잘 갖추고 있어서 우리나라의 푸드코트의 개념이라고 이해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한 자리에 모여있는 푸드코트. 하지만, 우리나라의 쇼핑몰 내 푸드코트랑 비교했을 때는 위생환경이 좋지는 않은 곳들도 많아. 싱가포르 국립 환경청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싱가포르 내에 약 120개의 호커센터가 있다고 해.
이 호커센터는 대부분 에어콘, 휴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지만 대신에 가격이 일반 식당보다 아주 저렴해. 한국에서 만 원 이하의 1인분을 점점 찾기가 어려워지는 데 반해, 호커센터의 1인분 가격은 대부분이 만 원 이하야. 하지만, 식자재 값의 증가로 가격 인상폭이 늘자, "a chicken chop 하나가 5.9달러였는데 4년 사이에 7.9달러로 인상했는데, 호커센터 음식 가격이 두자릿수가 되면, 다시 생각하고 다른 곳에 가겠어' 처럼 불만을 표하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해.
'싱가포르를 싱가포르답게 하는 게 호커센터인데 이렇게 가격이 오르면 어떻게 사냐' 라고 이야기하는 로컬의 이야기에서, '아 싱가포르의 외식문화는 비용이 많이 들 수도 있지만, 로컬들이 주로 밥을 먹는 이 호커센터라는 옵션이 있어서 꼭 그렇지도 않겠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어. (물론 매일 호커센터에서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로컬들에게는 익숙한 저렴한 옵션이 있고 비싼 다이닝만이 싱가포르의 문화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었어) 호커센터안에는 저렴한데도 미슐랭을 받았을 만큼 유명하고 맛있는 곳도 있고, 요즘 젊은 친구들이 창업을 해서 소금빵 같은 걸 파는 가게 등등 그 범위도 다양하니 싱가포르에 온다면 한 번 경험해보길 바래!
싱가포르의 대표 미디어인 CNA에서 이 호커센터 문화에 대해 자세한 영상을 만들었으니 호커센터의 분위기가 어떤지, 어떤 음식들이 있는지 관심있는 뉴니커가 있다면 아래 영상을 참고해!
1. 테이블 잡기 - Chope
싱가포르의 CBD지역(Central Business District)에 있어서 많은 직장인들이 찾는 조금은 더 고급진(?) 호커센터에서 싱가포르 사람들이 자리를 맡는 사진이야. 이렇게 싱가포르의 호커 센터를 돌아다니다 보면, 테이블 위에 휴지나 우산이 놓여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어. 이 행동은 ‘Chope 촙’이라고 부르는데, 빈 자리를 쉽게 확인하고 음식 쟁반을 들고 서성이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발전된 문화라고 해. 처음에 당황했던 게 싱가포르 호커센터에는 휴지를 제공해주지 않아. 그래서 개인이 휴지를 들고 다녀야 하거나 휴지를 따로 구매해야 하는데, 아마 거기서 온 문화가 아닐까 상상해봐.
직사각형 모양의 휴지는 한 때 한국에서 사용하던 휴대용 휴지인데 이제는 자주 사용하지 않잖아? 근데 싱가포르에서는 자주 사용하더라고. Chope 문화는 아주 상징적이라, Uber가 싱가포르의 부족한 주차 공간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에 사용하기도 했고,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예약 서비스 이름도 Chope이야.
2. 저기요 대신 삼촌, 이모님이라고 불러보기 -Aunty, Uncle
우리도 식당에 가면, 사장님~삼촌~ 이모~라고 부르는 것처럼 싱가포르에도 그에 해당하는 호칭이 있어. Uncle 과 Aunty 인데, 보통 호커센터에는 나이가 있는 분들이 계신 경우가 많아서 젊은 사람들은 그들을 존중하는 의미로 이렇게 불러. 싱가포르에 왔을 때, Excuse me 라고 쭈뼛쭈뼛하지말고, 친근하게 엉클! 안티! 라고 부르면서 넉살 좋게 주문하면, 그들도 더 친근하게 대해줄거야. :)
단! 요즘 젊은 사람들도 호커센터 창업을 하는 경우도 꽤 있으니, 딱 봐도 젊은 친구들이 주문을 받는다면, 실례이니 이 호칭은 조심해줘.
3. 여기서 먹고 가요, 아니면 포장이요? - having here or take away?
동남아의 영어는 꽤나 간소한데 문법을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에게는 좀 생소할 수 있어. 호커센터에서 음식을 고른 후에, 100% 이런 질문을 받을거야. Having (it) here or take away? 처음에는 나도 처음 들어보는 표현이어서 당황했는데 Having here 은 For here 이나 Eat in 과 같은 뜻이니, 앉아서 먹고 갈 때는 Having here 이라고 대답하면 돼.
Plus : 알고 있으면 좋은 로컬 단어 - Makan, Dabao, Kosong,
1편 에서 설명한 것처럼 싱가포르는 그 독특한 탄생 배경 덕분에, 다양한 언어가 영어와 섞여서 사용돼. 이 단어들은 식문화과 관련된 것인데 현지에서 자주 들을 수 있으니 알아두면 도움이 될 거야.
Makan - '마칸’은 말레이어로 ‘먹다’라는 뜻이야. 보통 문장에서 동사로 쓰이고, 예를 들어 “You makan already?“은 먹었어? 라는 의미야.
Dabao - '다바오'는 호키안 방언으로 ‘테이크아웃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I'd like to dabao chicken rice. 라고 하면 치킨라이스 포장하고 싶어 라는 의미야.
Kosong - '코송' 은 말레이어로 '없다' 라는 뜻인데 주문할 때 맨 뒤에 위치하면 without sugar라는 뜻이 돼. Kopi-O-Kosong이라고 하면 '설탕 없이 블랙 커피 주세요' 라는 의미가 돼. 로컬 커피는 그 조합에 따라 이름이 너무 복잡한데 이건 다음에 따로 설명해주도록 할게!
그럼 다음에 또 재밌는 내용으로 돌아올게!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