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해 세운 목표, 진짜 나의 것이 맞나요?
작성자 리아
자기만의 대답
새해를 맞이해 세운 목표, 진짜 나의 것이 맞나요?

2025년을 맞이해 다이어리에 하나 둘, 새해 목표를 적었어요. 사실 고백하자면요, 25년이 오기 한참 전부터 새해 목표를 적기 시작했어요. 새해를 계획하는 일은 한 해를 돌아보는 일 못지않게 설레는 일이잖아요. 그 설렘을 오래 누리고 싶었거든요.
25년에는 어떤 일을 잔뜩 벌여볼까, 연필을 굴리며 일기들을 살펴보다가 몇 년 전 세웠던 새해 목표(버킷리스트 혹은 하고 싶은 일 리스트였을지도 모르겠어요)를 발견했어요. 이런 것들이 적혀있었죠.
1.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2. 겨울에는 일본 온천 가기
3. 아프리카 여행하기
4. 영어권 나라에 가서 영어로 사람들과 대화하기
5.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기(...?)
...
그런데 이 리스트를 보고 있자니 신기하게도 마음이 전혀 설레지가 않았어요. 오히려 내가 적은 리스트가 맞는 것인지, 낯설기만 하더라고요. 불과 2년 전 적어두었던 것인데 말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이런 질문을 건네봅니다.
#오늘의 질문
새해를 맞이해 세운 목표, 진짜 나의 것이 맞나요?
위와 같은 목표를 세우고 얼마 되지 않아 세계여행을 떠났어요. 그런데 그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산티아고 순례길도, 일본 온천도, 아프리카 여행도 하지 않았답니다. 놀랍게 영어권 국가도 가지 않았고요. 1년의 시간과 돈이 주어졌는데 리스트에 잔뜩 적어놓은 그 무엇도 하지 않은 것이에요.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이런 생각이 들어요. 리스트에 적어놓은 목표 혹은 버킷리스트들이 진짜 제 것이 아니었다는 그런 생각이요. 그때의 저는 멋있어 보이는 목표들을 잔뜩 적어둔 채 '새해 목표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했나 봐요. 진짜 나의 것이 아니니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왔음에도 전혀 떠오르지 않았고, 행하지도 않았던 것이죠.
그래서인지 25년의 목표를 세우는 지금, 제가 적은 목표들을 다시 한번 소리 내어 읽어봅니다. 그리곤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한 목표는 아닌지, 세상이 말하는 기준에 의해 세운 목표는 아닌지, 정말 내 마음이 설레는 목표인지 확인해 보려고요.
일단, 매년 미련을 놓지 못해 적어놓은 영어 공부부터 지워야겠습니다.

#책의 대답
다이어트, 영어공부, 내 집 마련, 세계여행, 서른 전에 5000만 원 모으기 등 여기저기서 긁어 붙인 것 같은 목표들이 뒤죽박죽이었어요. 남들의 목표가 내 목표가 되었을 때 발생하는 치명적인 오류는, 관심도 능력도 없고 거의 돈이나 유행 때문에 발을 담근 경우이기 때문에 그 목표를 지속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깨져도 다시 달려들고 시행착오 속에서 뭔가를 배우며 도전하지 않아요. 하다가 잘 안되면 그냥 놔버리고 다시 다른 ‘남들의 목표’에 기웃거리는 거예요. 반복적인 시간 낭비가 되는 셈이에요.
(...)
이게 언제부터 내 목표(꿈)가 되었지?
누가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지?
대체 왜 이걸 하고 싶은 거지?
김애리 <어른의 일기> p.71-72
새해를 맞이해 세운 목표, 진짜 나의 것이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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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뉴스레터 <자기만의 대답>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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