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있는데, 자기소개서 쓰는 법을 알야야 할까?
작성자 IRON
스토리 빌딩 - 자기소개서 편
AI가 있는데, 자기소개서 쓰는 법을 알야야 할까?
“이제 AI가 있으니까 자기소개서를 직접 쓸 필요가 없지 않을까?”
요즘 이런 생각 많이 하실 겁니다. ChatGPT나 Claude 같은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글쓰기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었으니까요. 실제로 AI가 쓴 글을 보면 감탄이 절로 터져나옵니다. 맞춤법도 완벽하고, 문장 호응도 자연스럽죠. 게다가 어떤 상황에서든 적절한 표현을 골라내는 능력도 탁월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많은 분들이 자기소개서 작성을 AI에게 맡기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AI가 다 써주는데, 굳이 직접 쓰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하지만 잠깐만요. 정말 그럴까요?
AI가 자기소개서 쓰기를 완전히 대체해 줄 수 있을까요?
오늘은 AI의 등장으로 인해 변화하게 될 자기소개서 쓰기와 관련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저는 글쓰기의 과정에 AI를 도입하는 부분에 있어서 아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입장입니다. 요즘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서 공부하고 있는 분야도 AI고요. AI에 관해서 공부하면 할수록 작업을 하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에 대해서 공부하면 할수록 느끼게 되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AI가 훌륭한 글쓰기 조력자가 될 수는 있지만, 사람의 글쓰기 과정을 완전히 대체해 줄 수 없을 거라는 점입니다. 당연히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OpenAI의 CEO 샘 올트먼도 지난 9월 인터뷰에서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AI는 사람의 글쓰기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완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라고요.
대체하지 않고, 보완해 줄 거라고 말했다는 건 여전히 사람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게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AI의 글쓰기 실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우선, AI가 글쓰기 과정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게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맞춤법이나 문장 호응을 맞게 해주는 건 물론이고 적절한 단어 선택을 추천해 주거나, 문장 구조를 더 자연스럽게 다듬어주고, 때로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관점도 제시해 주기도 합니다.
또한 AI는 글의 톤과 스타일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고, 글의 전체적인 구조나 흐름을 점검하는 데도 유용합니다. 특히 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는 초안을 빠르게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AI가 사람이 글을 쓰는 대부분의 과정에서 겪게 되는 수고스러움을 덜어주고, 시간을 줄여준다는 것은 확실하죠. 웬만한 사람들보다 글을 잘 쓰기도 하고요.
이 정도 역량을 보여주다 보니 ‘자기소개서를 AI로 쓰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클릭 한 번으로 자기소개서를 완성할 수 있다면 쓰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특히나 자기소개서는 분량이 짧은 편이기 때문에 AI로 작업하기에 수월한 편입니다. 여러모로 AI가 자기소개서를 잘 써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텐데요.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글쓰기 시험이 아니다
그 문제는 바로 자기소개서가 글쓰기 시험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채용 담당자는 지원자의 자기소개서가 얼마나 멋지고 수려한 문장으로 되어있는지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자기소개서로 확인하고 싶은 건 ‘이 지원자가 우리 회사에 정말 도움이 되는 인재일까?’입니다. 자기소개서를 통해서 알고 싶은 내용은 이게 전부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쉽게 말하면, 자기소개서를 쓴다는 건 짧은 글로 회사에 ‘나’라는 사람이 가진 역량을 설득력 있게 세일즈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만약 단순하게 ‘나’를 보여줘도 되는 상황이라면, AI의 도움만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제 자기소개서에 단순히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취득한 자격증으로 뭐가 있고, 영어 점수는 몇 점인지를 적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 시대입니다.
대신에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어떤 문제를 경험해 봤는지, 그 과정에서 무슨 생각을 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를 자기소개서에서 보여줘야 합니다.
바로 이곳이 AI의 한계점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AI가 글을 써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나’에 대해서 어떤 내용을 보여줘야 할지까지는 AI가 만들어주지 못합니다. 과거에 내가 어떤 문제를 경험했고, 무슨 생각을 했으며, 어떤 행동을 했는지는 우리가 직접 생각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경험한 적 없는 내용을 쓸 수는 없으니까요. AI가 글쓰기를 해주는 건 그다음 단계죠.
자기소개서 작성에 AI를 활용하는 건 최고의 자기소개서 컨설턴트를 옆에 두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컨설턴트가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피드백을 줄 수는 있지만, 반드시 합격을 보장해 주지는 못합니다. 본인의 참여도와 역량에 따라서 차이가 생기게 되니까요.
AI와의 협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아줘야 하는 존재는 사람입니다. 결과물의 퀄리티도 그 사람이 핵심 역할을 어떻게 수행해 줬는지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사람이 핵심 역할을 잘 수행해 주면, AI는 누구보다 실행을 빠르고 확실하게 해줄 수 있는 엄청난 팀원이죠.
따라서 AI를 이용하면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지만, 완전히 대신하게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OpenAI의 CEO 샘 올트먼이 했던 말의 의미도 이와 같죠.
AI 때문에 부작용이 하나 생겼다
AI의 등장으로 이제 누구나 최고의 취업 컨설턴트를 24시간 옆에 둘 수 있게 됐습니다. 클릭 한 번만으로 최선은 아니라도 그럴듯한 글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죠. 조금만 지나면 아마 대부분이 AI와 함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게 될 겁니다. 그 말은 이제 더 이상 형편없는 자기소개서를 보기가 어려울 거라는 의미와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자기소개서를 과거보다 훨씬 더 잘 써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상향평준화 된 자기소개서 중에서 나의 메시지를 더욱 확실하게 전달하려면, AI만으로는 못하는 무언가를 해내야 할 테니까요.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겠지만, 앞으로 자기소개서의 경쟁력을 가르는 것은 AI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느냐에서 나오게 될 겁니다.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만의 ‘진정성’과 ‘차별성’을 갖춰야 한다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걸 쉽고 직관적으로 표현해 보자면,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느냐?”와 같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 저는 이것을 ‘스토리 빌딩(Story Building)’이라고 표현합니다. ‘나’의 과거에서 나온 이야기는 이 세상에서 오직 나만이 할 수 있고, 그 이야기는 ‘나’이기 때문에 의미를 갖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힘을 갖고 있죠. AI의 등장으로 자기소개서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은 스토리 빌딩을 얼마나 잘하고 그것을 어떻게 잘 드러내느냐가 될 것입니다.
스토리 빌딩은 단순히 AI를 활용한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구상이 끝난 스토리를 글로 쓰는 건 AI가 도와줄 수 있지만, 오직 자신만의 스토리를 빌딩하는 건 결코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직접 해야 하는 일입니다. (AI가 나의 모든 인생과 생각들을 이해하게 되기 전까지는요.) 조금 더 나아가본다면 자기소개서에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지 못하는 사람은 AI에 대체 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질 겁니다.
AI의 성능이 앞으로 더 뛰어나진다고 해도 여전히 우리가 자기소개서 쓰는 법을 알아야 하는 이유, 아니 오히려 과거보다 더 깊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요약해보자면,
앞으로 AI는 우리 삶에 정말 많은 일을 대신 해주게 될 겁니다. 그것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훌륭하게요. 하지만 모든 것을 하지는 못할 겁니다. AI시대에도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오직 여러분만의 스토리를 빌딩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