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여러분들에게 글을 읽어달라고 하는 이유

나라가 여러분들에게 글을 읽어달라고 하는 이유

작성자 훈스

나라가 여러분들에게 글을 읽어달라고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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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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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문체부에서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를 한 보고서가 발간됩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교과서, 수험서, 잡지, 만화는 독서로 간주하지 않음

만 19세 이상 성인

  • 최근 1년 내 책(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 43% *2013년은 72.2%

  •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제외하면 32.3%

  • 57%가 독서를 전혀 하지 않음

독서가 어려운 요인 중 1위는 독서자의 경우 일이나 공부로 시간이 없음이며, 2위는 책 이외의 매체를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다른 매체는 영상 매체겠죠.

비독서자의 경우 독서자와 반대로 1위가 책 이외의 매체를 이용하기 때문이고, 2위는 시간이 없음이라 응답했습니다.

학생(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 최근 1년 내 책을 1권 이상 읽은 비율은 95.8%, 종이책은 93.1%

  • 독서 빈도 일주일에 1~2번이 3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

독서가 어려운 요인은 성인과 같은 이유였습니다. 다만, 비독서자의 경우 재미가 없기 때문이 2위를 차지했네요.

연령별 독서 현황은 성인과 학생이 반대의 경향을 보였습니다.

  • 성인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독서율이 감소하고, 학생의 경우 초등학생의 독서율이 99.8%

  • 독서를 안 하는 것은 학생이 아니라 성인들의 문제가 더 큼

  • 문해력 문제는 학생들이 성인들보다 비교적 더 큰 문제처럼 인식하지만, 성인들도 간과할 문제는 아닐 수 있음

독서가 유용하냐는 질문에 대해선 성인 68.3%, 학생 77.4%가 유용하다고 응답했습니다.

  • 성인 : 풍부한 정서 및 감성 발달(25.9%), 정보 수용과 해석 능력(21.9%), 전문적인 지식의 습득(10.4%), 논리 및 비판적 사고의 향상(9.2%)

  • 학생 : 정보 수용과 해석 능력(37.6%), 전문적인 지식의 습득(15.6%), 창의력과 표현력 향상(12.6%)

독서를 하는 목적

  • 성인 : 마음의 성장(위로)을 위해서(24.6%), 책 읽는 것이 재밌어서(22.5%), 자기 계발(21.4%)

  • 학생 : 학업에 필요(29.4%), 재밌어서(27.3%), 자기 계발(13.9%)

독서를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줄어든 것은 2013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떨어집니다.

이 시기는 유튜브의 시장점유율이 74%를 기록했던 시기와 겹칩니다. 즉, 영상 매체의 대중화와 함께 독서량이 떨어졌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죠.

그러나 학생들의 종합독서율은 떨어지지 않았고, 감소한 것은 주로 성인입니다. 이 중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의 독서율이 크게 감소했는데, 대중교통을 타면 유튜브를 보는 어르신들을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가는 2028년까지 성인 독서율을 50%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추가로 독서가 유용하다는 인식을 75%까지 올리는 것도 같이 목표로 잡으며, 독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합니다.

  • 기업, 도서관 연결, 독서모임 지원 / 가족 단위 프로그램, 1주 1독서 도전 지원

  • 공공시설 전자책 QR 코드 설치, 지역서점 활성화 등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추진

그렇다면 왜 나라까지 나서서 독서율을 높이려고 하는 걸까요?

최근 1년간 경험한 읽기 관련 활동으로 성인은 ‘인터넷 검색 정보’와 ‘문자 정보’ 읽기 비율이 높고, 학생은 ‘종이책’ 외 ‘만화책 보기’와 ‘웹툰 보기/읽기’ 비율이 높습니다.

  • 성인 : ‘인터넷 검색 정보 읽기’(77.0%) > ‘문자 정보 읽기’(76.5%) > ‘소셜 미디어 글 읽기’ (42.0%) > ‘인터넷 블로그/카페 글 읽기’(41.9%) > ‘종이책 읽기’(34.3%)

  • 학생 : ‘종이책 읽기’(95.6%) > ‘만화책 보기/읽기’(67.6%) > ‘웹툰 보기/읽기’(60.8%) > ‘인터넷검색 정보 읽기’(50.1%) > ‘웹소설 읽기’(49.9%) > ‘전자책 읽기(49.9%)

요즘 정보성 글(블로그나 인터넷 기사 포함)이나 SNS는 어떤가요? 대부분 글이 짧습니다.

하도 사람들이 글을 안 읽으니까 3줄 요약부터 앞단에 작성하고 나서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 따로 쓰는 경우가 많죠. 심지어 짧은 글도 피곤하기에 1분 미만에 숏폼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몇 사람들은 얘기합니다. 시간을 아낄 수 있고, 그 정도 정보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이 많다. 영상을 보는 것도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니 글을 읽는 것과 뭐가 다르냐? 사실상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동일하니 같은 효과가 아니냐?

저 역시 긴 글을 읽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독하는 사람도 아니고요. 책도 진짜 간신히 읽고 릴스도 많이 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읽지 않는 것을 넘어 생각을 하지 않게 될 수 있다는 거죠.

시대의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의견이 많지만, 과거 비트켄슈타인이라는 사람은 '그림 이론'이라는 것을 얘기합니다. 이는 '언어(어휘력)의 한계가 세상의 한계'라는 의미죠.

여기에 알고리즘에 의해 확증 편향이 강해질 우려도 있습니다.

  • 필터 버블 : 걸러진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으로 알고리즘에 의해서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짐

  • 에코 챔버 효과 : 닫힌 방 안에서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의 소리만 듣다 보면 그것이 전부고 진실이라고 믿게 되는 의미로 알고리즘에 의해서 본인 의견과 동의하는 정보만을 믿고 나누며 이런 현상이 강화

우리는 짧은 매체를 보고 다 이해를 했다고 착각할 뿐입니다. 3줄로 모든 정보와 의견을 다 파악하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그래서 긴 글을 읽을 줄 알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독서입니다.

독서를 하고, 긴 글을 읽을 줄 알면 이는 생각과 함께 사고의 확장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문자를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언어를 다루는 기술에서 사고방식이 크게 달라진다고 얘기하죠 *월터 J.옹 /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과거 말로만 전해지는 구술 문화에서는 논리를 펼치는 것이 어렵다고 얘기합니다. 생각을 표현하면서 짜임새 있게 만드는 과정이나 원리를 '논리'라고 말하는데, 이걸 구술로만 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을 하죠.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해서 복잡한 수학 문제를 손으로 쓰면서 풀면 답을 도출하는 것이 비교적 쉽지만, 머릿속으로만 이걸 푼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예시를 듭니다.

복잡한 인과관계와 논리 체계는 쓰고 봐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구술 문화에서 문자를 쓰게 되면서 인류가 논리적 사고를 갖게 되고,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과 틀을 갖게 됐다고 덧붙이기도 했죠.

월터 J.옹의 책에서는 쓰기가 없었더라면 지금처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고, 생각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얘기하며 글을 쓰고 읽는 것이 인간의 의식을 변형시키고 발전시켜 왔다고 말합니다.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