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관세 100%와 뒤통수 맞은 일본,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고요? [‘트럼프 라운드 시대’ 뉴스 해설]

반도체 관세 100%와 뒤통수 맞은 일본,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고요? [‘트럼프 라운드 시대’ 뉴스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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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관세 100%와 뒤통수 맞은 일본,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고요? [‘트럼프 라운드 시대’ 뉴스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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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부과 시작으로 이른바 ‘트럼프 라운드’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어요 : 

  1. 트럼프 정부는 30년을 이어 온 ‘WTO 체제’를 미국이 끝냈다고 선언했는데요. 
  2. 이어 트럼프가 ‘반도체 관세 100%’를 예고하며 불확실성은 이어지고 있어요. 
  3. 일본·대만에서 벌어진 논란을 두고 ‘트럼프식 말 바꾸기’에 대한 우려도 크고요.

👀 ‘트럼프 라운드 시대’, 무슨 일이야?

  •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본격 시행됐어요.
  • 미국은 이를 ‘트럼프 라운드’로 규정하고 글로벌 무역질서의 대변혁을 예고했는데요.
  • 우리나라는 협상을 통해 기존 25%였던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췄지만, 여전히 변수가 많아요.

📰1️⃣ 미국이 ‘WTO 체제’를 종식시켰다는 게 무슨 뜻이야?

미국의 대외 무역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가 지난 30년간 전 세계 다자간 자유무역질서를 이끌어온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종료를 선언하며, 글로벌 무역질서를 ‘트럼프 라운드’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다자주의 무역협상들에 빗대 이름 붙인 것으로, 기존 체제의 역사적 맥락을 차용해 새로운 체제의 등장을 알리며 정통성을 부여한 것이다.

- 한국일보 2025.08.09

✍️ WTO 체제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제 아래에서 이뤄지는 다자주의 방식의 자유무역 체제를 말해요:

  • WTO란 🌎: 1995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세계 각국의 관세 장벽을 무너뜨린 1986~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 무역협상의 결과물이에요. 
  • 다자주의란 🤝: 대다수 국가가 참여하는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하나의 규칙을 정하는 거예요.
  • 자유무역이란 🚢: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는 물건에 대한 관세 등 규제를 없애는 거예요. 나라끼리 따로 “우리 서로 관세 같은 거 없애거나 확 줄이자!” 하고 약속하는 건 자유무역협정(FTA)이고요.

🔎 트럼프가 30년 넘게 이어진 자유무역 질서를 무너뜨린 이유는?

트럼프는 WTO 체제 때문에 미국의 (1) 무역적자가 쌓이고 (2) 제조업이 침체됐다고 주장하는데요. (1)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수출은 많이 하면서 수입은 적게 하고, 자기 나라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주는 등 불공정 무역을 일삼아서 미국의 무역적자가 쌓였고 (2) 기업들이 미국에 수출하는 물건도 미국이 아닌 인건비 등 생산 비용이 저렴한 국가의 공장에서 생산했다는 것. 이에 트럼프 정부는 (1) 미국이 자유무역으로 가장 큰 손해를 봤고 (2) 제조업이 미국에서 중국 등 나라로 넘어가 이들만 혜택을 봤다는 불만을 드러냈어요. 

💡 ‘트럼프 라운드’ 시대, 미국의 관세 전쟁은 성공할까?

트럼프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많아요. 관세로 인해 수입과 수출이 모두 줄어들기 때문에, 미국의 무역적자 흐름이 크게 바뀌진 않을 거라는 분석도 있고요. 관세가 높기는 하지만 강달러와 높은 인건비 등 미국에서의 생산비용이 더 높아 기업들이 공장을 미국으로 복귀시킬 정도는 아니라는 말도 나와요. 무엇보다 ‘비싸게 사고파는’ 관세의 특성상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결합된 ‘스태그플레이션’이 찾아 올 거란 우려가 크고요. 이에 영국 언론 이코노미스트는 “어차피 미국이 이길 수 없는 게임”이라 보도하기도 했어요.


📰2️⃣ ‘반도체 관세 100%’, 진짜 적용되는 거야?

미국과 한국의 관세협상이 7일 관세율 15%로 발효돼 관세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히고 있다. 하지만 모든 우려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시설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서 “우리는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집적회로(chips)와 반도체(semiconductors)”가 부과 대상이라고 공언했다.

- 동아일보 2025.08.11

✍️ 반도체 관세 100%, 무슨 내용이냐면

지난 6일(현지시간) 트럼프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반도체에 10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어요. 애플의 미국 내 1000억 달러 추가 투자와 반도체 미국 현지 생산 확대 소식을 전하며 함께 발표한 내용인데요. 트럼프는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공장을 지을 것을 약속한다면 면제라는 단서를 달았어요. 결국 “높은 관세를 피하고 싶으면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어!” 하는 거예요. 반도체는 우리나라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품목 중 자동차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제품이라, 미국 내 생산시설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한국에는 상당한 영향이 갈 수 있어요.

🔎 “이번에는 진심” vs. “이번에도 타코” 엇갈리는 해석

그동안 트럼프는 반도체에 별도의 품목관세를 매기겠다고는 예고해왔지만, 구체적인 관세율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반도체뿐만 아니라 의약품에도 최대 2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어요. 다만 부과 시기가 언제인지는 언급하지 않았고요. 이번 주에 구체적인 조건과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트럼프가 정말 100~250%의 높은 관세를 부과할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려요: 

  • “고관세 피할 수 없어” 😨: 그동안 트럼프는 반도체와 의약품을 콕 집어 언급해왔는데요. 미국은 반도체·의약품 산업에 대한 높은 기술력을 가졌지만, 생산은 해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이에 공장을 미국으로 들여오려고 하는 거고요. 특히 미국은 두 산업에 대한 핵심 기술을 가지고 있는 만큼, 철강·알루미늄·구리(50%)나 자동차(25%)와 비교해 훨씬 높은 품목별 관세를 매기며 배짱을 부릴 수 있다는 분석이에요.
  • “이번에도 타코야” 🤥: 다만 그동안 트럼프가 반도체·의약품 분야에서도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결론을 내릴 거라는 전망도 나와요. 다른 사안들과 비슷하게 높은 관세로 위협했다가 마지막엔 물러설 거라는 예측인데요. 특히 반도체의 경우 고관세가 미국 빅테크 기업에게도 막대한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라 실제 시행으로 이어지긴 힘들 거라는 설명이에요. 투자자들도 트럼프의 ‘반도체 100% 관세’를 ‘경고성 협상 기술’로만 받아들이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 ‘최혜국 대우’ 약속했지만, 안심하긴 힘든 이유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 한미 관세협상에서 반도체·의약품 분야 관세는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최혜국대우)를 받을 거라는 약속을 받았으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에요. 트럼프의 ‘반도체 100% 관세’가 현실화한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최대 15% 수준의 관세만 적용받게 될 거라는 것. 다만 아직 ‘반도체 100% 관세’가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지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트럼프식 말 바꾸기’에 대한 우려가 큰데요. 만약 반도체 관세와 함께 스마트폰 등 반도체 파생상품에 관한 관세도 발표되면 삼성전자의 미국 내 경쟁력이 크게 줄어들 거란 분석이 나와요. 애플은 이미 대규모 투자를 통해 관세 면제를 보장받았기 때문.


📰3️⃣ ‘뒤통수 맞은’ 일본·대만, 우리는 괜찮은 거 맞아?

일본에 이어 대만에서도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율에 대한 해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상호관세 20%’는 기존 관세에 20%를 더하는 형태라고 정부가 뒤늦게 밝히면서다.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행정원 경제무역협상판공실(OTN)은 지난 8일 오후 늦게 대만에 적용된 상호관세가 기존 관세에 20%를 합산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 경향신문 2025.08.11

✍️ ‘일괄 적용’ 아닌 ‘추가 적용’, 관세 해석 논란

  • 일본 🇯🇵: 일본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협상 이후 ‘상호관세 15%’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지난 7일 상호관세 발효 이후 미국 측이 공개한 문서에는 기존에 부과되던 관세에 15%p의 관세가 더해진다는 내용이 담겼어요. 이에 일본 측은 다시 미국에 정부 관계자를 파견해 ‘상호관세 15%’로 수정하기로 했다는 대답을 받아 왔는데요. 다만 미국 측은 공식 성명을 내놓지 않았고, 구체적인 수정 시기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 대만 🇹🇼: 대만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상호관세 20%’가 아닌 ‘기존 관세에 20%p 추가’라는 해석이 나오며 논란이 일고 있어요. 대만 정부 측은 사전에 설명한 내용이라고 해명했지만, 정치권에선 “제대로 발표 안 했어!” 비판이 커지는 중이에요.

🔎 문제의 원인은 ‘구두 합의’와 ‘트럼프식 말 바꾸기’

일본과 대만에서 관세 적용과 관련한 해석 논란이 커진 건 결국 관세 협상 내용을 공식화한 문서 없이 구두 합의로만 마무리 지었기 때문이에요.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데요. 따라서 위에서 설명한 반도체 관세 관련 ‘최혜국대우’ 등에 대해 미국 측이 말을 바꿀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요. 이미 투자 펀드 수익과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해 미국과 한국 정부의 발표 내용에 차이가 있었어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는 만큼, 정부가 관세협상 후속 작업으로 오는 25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협상 타결 내용을 구체화·명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 동맹국에는 가혹하고 적국에는 관대한 미국?

주목할 만한 건 미국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핵심 동맹국에는 ‘말 바꾸기’도 서슴지 않으며 일방적인 압박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에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미국은 중국에 145% 관세 부과를 위협하며 충돌하다가, 중국이 125% 보복관세와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맞서자 관세 유예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희토류는 군수·첨단산업에 꼭 필요한 자원이라 미국이 쉽게 강경책을 쓰기 어렵기 때문. 여기에 미국은 중국의 첨단기술 성장을 견제하면서도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같은 일부 기술 제품 수출을 허용해 협상 여지를 남겼고요. 러시아에 대해서도 추가 제재 대신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추진하며,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영토 교환’ 발언까지 나왔는데요. 동맹이 아닌 적국에 오히려 관대한 트럼프에 미국 안팎에서 비판이 이어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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