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커피부터 덕수궁까지 모두 빠졌다고? 요즘 ‘나폴리탄 괴담’ 마케팅이 뜨는 이유 👻

메가커피부터 덕수궁까지 모두 빠졌다고? 요즘 ‘나폴리탄 괴담’ 마케팅이 뜨는 이유 👻

고슴이의비트
@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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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니커, 혹시 카페에 가서 음료를 주문했는데 영수증에 “등 뒤가 서늘해도 돌아보지 마십시오”라는 문장이 적혀서 나온다면 어떨 것 같나요? 최근 여러 브랜드에서 공포 요소를 활용한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는데요. 심지어 국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 등도 괴담 마케팅에 올라타고 있다고. 오늘은 브랜드·기관들이 갑자기 괴담에 빠지게 된 이유가 뭔지, 그 뒤에는 어떤 더 큰 변화가 숨어있는지 함께 알아볼게요.


카페 영수증부터 공공기관까지, 괴담에 빠진 사람들 🧟

최근 메가커피에서 신메뉴를 주문한 사람들은 수상한 영수증을 받았어요. “붉은 스무디의 흔적을 남기지 마십시오.”, “치즈가 늘어날 때 뒤를 돌아보지 마십시도” 등, 기묘하고 으스스한 문장이 주문 내역과 함께 적혀 있었던 건데요. 이는 평범한 안내문에 이유를 알 수 없는 금지 사항이나, 다른 문항과 모순되는 내용을 넣어서 공포감을 만드는 ‘나폴리탄 괴담’을 활용한 이벤트였다고.

신메뉴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마케팅이었지만, 메가커피의 ‘영수증 괴담’은 SNS에서 엄청난 화제가 됐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받은 영수증을 촬영해 SNS에 올리거나, 댓글에서 새로운 괴담 문구를 만들어내며 놀이를 이어갔거든요. 그 결과 메가커피의 여름 신메뉴 6종은 출시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다고. 여기에는 괴담 영수증을 비롯한 이색 마케팅이 확실한 영향을 미쳤고요.

일부 기업만 ‘괴담 놀이’에 뛰어든 건 아니에요. 얼마 전 서울 덕수궁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덕수궁 야간 관람객을 위한 필수 지침’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는데요. 여기에는 “입장 중 ‘흰색 궁궐 해설사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다가와 안내하면 당황하지 말고 직원을 따라가십시오.”라는 문장과 “당 궁궐에는 ‘흰색 유니폼’을 입은 해설사나 직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라는 모순된 문장이 함께 실려 오싹한 분위기를 제대로 살렸어요. 이후 국가데이터처, 안산도시공사의 SNS에도 비슷한 컨셉의 게시물이 올라오자 “브랜드와 공공기관들이 ‘괴놀(괴담 놀이)’에 빠졌어!” 하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여러 브랜드와 공공기관들이 괴담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었던 건 우리나라에서 괴담이 일부 마니아들의 취향을 벗어나 대중적인 콘텐츠가 됐기 때문이에요.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영화 ‘백룸’의 성공인데요. ‘백룸’은 2019년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온 기묘한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한 인터넷 괴담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로, 국내에서도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어요. 맥도날드·이케아 같은 브랜드와 르세라핌·리센느 등 케이팝 아이돌이 백룸 요소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면서 백룸의 세계관은 점점 넓어졌고요.

웹소설·웹툰 업계에서도 괴담의 인기는 뜨거워요. 웹소설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 중인 웹소설로, 지금까지 누적 조회수 3억 7000만 회를 기록했어요. 올해 공개된 동명의 웹소설 원작 웹툰도 공개 당일 조회수 650만 회를 찍으며 인기를 증명했고요. 무서운 괴현상과 괴물들에게 쫓기면서도 회사 생활을 해야 한다는 설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괴담이 대중적인 콘텐츠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거예요. 


별 내용도 없는데 왜 계속 보게 될까? 사람들이 괴담에 빠져드는 이유 👀

사실 요즘 인기 있는 괴담 콘텐츠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된 이야기를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 기묘한 이미지나 규칙, 짧은 영상처럼 파편적인 단서만 보여주면서 공포감을 극대로 끌어올리는 방식의 콘텐츠가 대부분이거든요. 근데 이런 ‘불친절함’이야말로 사람들이 괴담에 빠져들게 하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불친절함이 매력이 되는 이유, 뭐냐면:

  • 한 줄만 읽어도 이야기가 시작되고 🗣️: “야간근무 중 새벽 3시에 누군가 문을 두드리면 절대 대답하지 마십시오.” 라는 문장을 읽으면 곧바로 궁금증이 생기잖아요. 문을 두드리는 건 누구인지, 왜 대답하면 안 되는지, 대답하면 이후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게 되니까요. 특히 카페 영수증이나 학교 안내문, 전시 관람 수칙처럼 익숙한 내용에 이상한 문장이 섞이면, 그동안 지루하게 느껴졌던 일상까지 낯설게 보이기 시작해요. 별다른 설명 없이 몇 줄의 문장만으로도 새로운 세계관에 빨려들어가게 되는 거예요.
  • 결말이 없어서 더 오래 생각하게 돼 🤔: 최근 유행하는 나폴리탄 괴담은 읽는 사람이 지켜야 하는 규칙만 알려줄 뿐, 왜 그런 규칙이 생겼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등은 설명해주지 않아요. 이에 사람들은 규칙 간의 빈 부분을 알아서 상상하고, 각자의 추리를 덧붙이며 이야기를 점점 키워나가죠. 하나의 이미지에서 출발한 백룸 괴담이 전 세계의 사람들이 참여하는 세계관이 된 것처럼, 여러 사람이 이야기를 덧붙여가면서 더 오랜 시간 괴놀에 함께하는 거예요.

이런 ‘불친절한 괴담’의 유행은 숏폼 콘텐츠의 힘이 점점 커지고 있는 콘텐츠 시장의 상황과도 맞닿아있어요. 갈수록 긴 호흡의 콘텐츠보다는 짧고 강렬한 콘텐츠가, 긴 맥락을 이해해야 하는 콘텐츠보다는 단 한 장면으로도 시선을 잡아끄는 콘텐츠가 유행하고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긴 배경 설명 없이 이미지 한 장, 문장 한 줄로 모든 걸 대신할 수 있는 괴담형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인기를 얻게 된 거예요. SNS 피드를 통해 퍼지기에도 유리한 형식이라,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유행에 참여할 수도 있고요. 

생성형 AI의 발전은 괴담 콘텐츠 유행을 부채질했어요. 머릿속에서만 상상했던 기묘한 이미지들을 일반인도 손쉽게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다양한 콘텐츠들이 쏟아져나오게 된 거예요. 얼마 전 SNS에서는 ‘서담시’라는 가상의 도시 계정이 바이럴됐는데요. ‘서담시 이상현상 TF팀’이 서담시에서 일어나는 괴현상을 조사한다는 컨셉의 계정으로, AI로 생성한 공포 이미지와 함께 화제가 된 거예요.

브랜드와 공공기관의 입장에서도 이런 괴담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어요. 큰 예산을 들여 거대한 세계관을 만들 필요 없이 영수증이나 안내문처럼 익숙한 대상 안에 수상한 단서 몇 개만 끼워넣으면 세계관이 완성되기 때문. 사람들이 이를 자신의 SNS에 공유하면서 이야기가 계속 확장된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높은 관심도를 얻을 수 있는 가성비 + 고효율 마케팅 방법인 것.


물론 무서운 문장 하나를 넣는다고 해서 모든 괴담 마케팅이 성공하는 건 아니에요. 메가커피는 ‘붉은 스무디’와 ‘늘어나는 치즈’ 등의 문구를 사용해 괴담 세계관과 신제품의 특징을 연결했고, 덕수궁은 실제 관람 안내문의 형태를 활용하며 퀄리티 높은 나폴리탄 괴담을 선보였거든요. 짧지만 강렬하고 개성 있는 콘텐츠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져야 할 텐데요. 과연 괴담 마케팅 이후에는 또 어떤 마케팅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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