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까지 꾸민다고요? ‘별다꾸’와 ‘커스텀’ 트렌드의 넓고 깊은 세계 ✨

이것까지 꾸민다고요? ‘별다꾸’와 ‘커스텀’ 트렌드의 넓고 깊은 세계 ✨

작성자 고슴이의비트

비욘드 트렌드

이것까지 꾸민다고요? ‘별다꾸’와 ‘커스텀’ 트렌드의 넓고 깊은 세계 ✨

고슴이의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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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um_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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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세라핌 허윤진의 ‘백꾸’ 비법은 여기저기서 주목받기도 했어요.

나만의 취향이나 개성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잖아요. 저는 흔하지 않으면서도 유쾌하고 아름답고 귀엽고 쓸모없는 소소한 소품(절대 ‘예쁜 쓰레기’가 아닙니다 여러분)을 야금야금 모으는 버릇이 있는데요. 취향과 개성을 가득 담아 세상 온갖 것을 꾸미는 ‘별다꾸(별걸 다 꾸미는)’ 트렌드가 요즘 끝도 없이 진화하고 있어요.

다이어리부터 시작된 이런 꾸미기 열풍은 신발, 가방 등 수많은 ‘OO 꾸미기’로 변주되며 이어지고 있어요. 그런가 하면 세상에 딱 하나뿐인 ‘나만의 OO’를 직접 제작하는 ‘커스텀 OO’도 인기예요. 꾸미기에 진심인 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이고요.


훑어보기 👀: 우린 달라 특별한 게 좋아~ 🎶

요즘 Z세대에 대해 말할 때 ‘별다꾸’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중 하나예요. 말 그대로 온갖 물건을 꾸미는 데 빠져 있거든요. 각종 스티커와 손 그림, 마스킹테이프 등으로 다이어리를 꾸미고(다꾸) 📒, 키링과 인형과 액세서리 등으로 가방을 꾸미고(백꾸) 🎒, 리본·비즈 장식 등으로 신발을 꾸미는(신꾸) 것 👟.

그뿐만이 아니에요. 휴대폰(폰꾸), 에어팟(팟꾸), 인스타그램 스토리(인꾸), 디지털다이어리(디다꾸), 포토카드(탑꾸), 폴라로이드(폴꾸), 노트북(노꾸) 정도는 기본이고, 신용·체크카드(카꾸), 텀블러(텀꾸), 기프티콘(깊꾸) 등 말 그대로 별걸 다 꾸민다는 말이 나올 정도예요.

비슷한 맥락에서 ‘커스터마이징(커스텀)’도 인기예요. 빵부터 치즈, 소스, 채소까지 내가 원하는 대로 조합해서 먹는 서브웨이 샌드위치처럼 밥과 속 재료 등 수백 가지의 조합이 가능한 김밥이 등장하더니, 덮어놓고 토핑을 추가하다 보면 가산을 탕진하기 쉽다는 ‘요아정’이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 ‘순댓국계의 서브웨이’ 컨셉을 내세워 고기나 순대 종류 등을 고를 수 있게 만든 순댓국집도 인기고요

거기서 끝이 아니에요. 스위치나 키캡 등을 원하는 대로 조합하는 ‘커스텀 기계식 키보드’, 자신의 두피·모발 상태를 바탕으로 원하는 기능·효능·향을 선택하는 ‘커스텀 샴푸’도 등장했어요. 재치 있는 문구나 직접 디자인한 요소를 넣은 ‘커스텀 티셔츠’ 역시 여기저기서 흔히 볼 수 있고요.

이런 ‘별다꾸’와 ‘커스텀’ 트렌드가 Z세대를 사로잡은 데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이유가 있다는데요. 지금부터 하나씩 같이 살펴봐요.


자세히 보기 🔎: ‘OO 꾸미기’에 왜 그렇게 진심이냐고요?

‘별다꾸·커스텀’ 트렌드가 뜨는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건 “Z세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 취향·개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남들과 다른 아이템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Z세대에게 별다꾸와 커스텀이 유행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 쉽게 구할 수 없는 ‘한정판’ 아이템에 대한 열광도 이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볼 수 있고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 거예요. 취향과 개성이 중요하지 않았던 시대는 없었고, 언제나 10~20대는 그 시대 문화·패션·트렌드의 가장 앞줄에서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길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 단순히 “Z세대는 개성을 표현하길 좋아해서 그래”라는 말은 어쩌면 하나도 새롭지 않은 얘기일 수도 있는 거예요. 그걸로는 지금의 ‘별다꾸·커스텀’ 트렌드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생각도 들고요.

‘별다꾸’ 트렌드의 원조로 지목되는 ‘다꾸’가 ‘갓생’ 트렌드 속에서 부활했다는 분석은 그래서 흥미로워요. 많은 사람들은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기를 다꾸 열풍의 시작점으로 꼽아요. 코로나19 시기에는 학교 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친구와 약속을 잡기도 어려워 ‘집콕’하는 시간이 길었잖아요.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흘려보낼 때도 많았고요. 그런 상황에서 다꾸는 생산적인 취미 활동으로 각광받기 시작했어요. 차분히 하루를 돌아보고,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일정을 꼼꼼히 관리하며 ‘갓생’을 다짐하는 계기가 된 거예요. 이 기간에 다이어리는 물론 다꾸 아이템 판매도 확 늘었다고 📈.

내 마음대로 꾸미고 커스텀하는 ‘경험’에 주목하는 의견도 있어요. 물건을 구매하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내 취향대로 꾸미고 만드는 데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낀다는 것. 무언가를 꾸미기 위해 필요한 아이템을 사 모으고, 정보를 공유하고, 결과물을 SNS에 공유하는 일련의 과정이 하나의 놀이문화가 됐다는 거예요.

꾸밀 수단과 방법이 다양해졌다는 점도 이유로 꼽을 수 있어요. 일찌감치 ‘탑꾸’ 관련 아이템을 출시하며 탑꾸러들의 성지로 떠오른 다이소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탑로더·슬리브·스티커·보호 필름 등 온갖 탑꾸 아이템을 매년 새로 출시한 덕분에 탑꾸의 세계는 넓고 깊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 문구용품 판매 업체들도 다꾸 열풍에 맞춰 다양한 다꾸 아이템을 내놓고 있고요.

커스텀 트렌드도 비슷해요. 나이키·아디다스는 그 자리에서 뚝딱 커스텀 티셔츠를 만들 수 있는 매장을 선보였고, 커스텀 주문제작 플랫폼 ‘마플’은 커스텀 티셔츠를 딱 1장도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요. 부품마다 엄청나게 다양한 제품을 골라 조합할 수 있는 커스텀 키보드 쇼핑몰, 이어폰 커스텀 업체 등도 인기를 끌고 있고요. 뭔가를 꾸미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내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거예요.

경기 불황과 고물가를 ‘별다꾸·커스텀’ 트렌드와 연결하는 해석도 있어요. 예를 들어 비싼 가방을 새로 사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키링이나 인형 등을 구입해 가방을 꾸미는 걸로 기분 전환을 한다는 것. 값비싼 한정판 제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나만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낼 방법이 생긴 거라는 얘기도 있고요.

여기까지 들여다보고 나니 이유가 뭐든 ‘별다꾸·커스텀’는 꽤 진지한(?) 트렌드라는 생각이 들어요. 열심히 무언가를 꾸미고 커스터마이징하는 사람들이 귀엽다는 생각도 들고요 ☺️. 무언가에 진심을 다 한다는 건 그 자체로 즐겁고 행복한 일이잖아요. 누군가는 “뭘 그렇게까지 하냐”고 힐난할 수 있지만, 남들이 뭐라고 하든 가장 중요한 건 나의 기쁨과 만족일 테니까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 흔하지 않으면서도 유쾌하고 아름답고 귀엽고 쓸모없는 소소한 소품(절대 ‘예쁜 쓰레기’가 아니라니까요)을 야금야금 모을 계획인데요. 기회가 되면 무언가를 꾸미는 일도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 그러고 보니 마침 지금 쓰고 있는 기계식 키보드가 너무 오래된 것 같기도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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