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니커, 요즘 자주 먹는 디저트 있나요? 개인적으로 저는 단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요. 최근 몇 년 동안 유행한 디저트들은 대분 달디달디달디단 것들뿐이라, 그동안 디저트 자체에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집 근처에 있던 한 가게에 방문했다가 푹 빠지게 된 디저트가 있는데요. 바로 ‘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 요아정이에요.

그런데 알고 보니 저 같은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더라고요. 여기저기서 ‘요아정 꿀조합’, ‘요아정 추천 레시피’가 돌아다니는가 싶더니, “탕후루 유행은 끝났다. 이제는 요아정의 시대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꾸덕꾸덕 초코 디저트도, 버터와 크림으로 가득한 디저트도 아닌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이렇게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니,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오늘 비욘드 트렌드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시작된 현상, 요아정 유행에 대해 알아봤어요 🍧.

훑어보기 👀: 사람들이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전 재산을 탕진한다고?

최신 디저트에 관심 있는 뉴니커라면 아마 요아정을 무조건 먹어본 적 있을 거예요. 요아정은 배달 전문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로, 2020년에 설립됐는데요. 오프라인 매장은 2021년 서울 성수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어요. 이후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전국에 매장이 있는 거대 프랜차이즈로 성장했고요. 2024년 기준 요아정 매장 개수는 350여 개로, 배스킨라빈스와 설빙 다음으로 가맹점 수가 많다고.

매출도 엄청 늘었어요. 요아정을 운영하는 회사인 트릴리언즈의 매출은 2021년 5억 원에서 2024년 50억 9600만 원으로 10배가량 확 뛰었어요 💰. 같은 기간 영업 이익도 1억 1600만 원에서 2억 8700만 원으로 2.5배가량 늘었고요. 또 요아정은 매장 판매 외의 다른 방식으로도 계속 수익을 늘려가는 중이에요. GS25와 제휴해 지난 8일 ‘요아정 허니 요거트 초코볼 파르페(요아정 파르페)’를 출시했는데, 출시 후 한 달도 안 돼서 아이스크림 매출 1위에 올랐다고(GS25 기준). 일주일 동안 20만 개, 하루 평균 약 1억 원어치 이상이 판매되는 등, 그동안 아이스크림 분야 부동의 매출 1위였던 월드콘도 간단히 제쳐버린 거예요.

‘아라치 치킨’을 운영하는 회사인 삼화식품은 지난 7월 요아정 인수 소식을 발표했는데요. 인수 가격이 무려 400억 원이었던 걸로 밝혀져 화제가 됐어요 🔥. 경기가 안 좋아 꽁꽁 얼어붙은 F&B(Food&Beverage) 시장에서 최근 보기 드문 규모의 딜이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고. 대기업 프랜차이즈도 아닌, 아이스크림 배달 전문으로 시작된 브랜드가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거래된 걸 두고 요아정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요아정에 대해 얘기할 때마다 항상 같이 나오는 말이 있는데요. 바로 너무 비싸다는 거예요 💸. 토핑을 모두 뺀 요아정 기본 메뉴의 가격은 300그램 기준 8000원인데요. 여기에 토핑 몇 개만 얹으면 순식간에 가격이 2만 원을 넘어서는 걸 볼 수 있어요. 요거트 아이스크림만 퍼먹을 순 없으니 생과일 하나 얹고 🍓, 벌꿀 집이 유명하다니 그것도 얹고 🍯, 뭔가 아쉬우니까 초코쉘도 얹고 하다보면 그렇게 되는 건데요 🍫. 한 통에 2만 원, 자칫하면 3만 원도 하는 아이스크림이 이렇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대체 뭘까요?

자세히 보기 🔎: 마라탕, 탕후루, 요아정, 그리고 그다음에는...?

​전문가들이 꼽는 요아정의 인기 원인은 크게 3가지예요. 첫째, 내 입맛대로, 취향대로 얼마든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음식이라는 것. 요아정에는 파인애플, 바나나, 키위, 자몽 같은 생과일 토핑에서부터 벌꿀집, 티라미수, 그레놀라, 초코쉘, 초코링 등 다양한 종류의 토핑이 있는데요. 사소한 것 하나하나도 내 개성을 담아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을 좋아하는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분석이 많아요. 실제로 요아정의 주요 고객층은 1020세대가 압도적으로 많고요 🧒.

둘째, 인플루언서를 통한 바이럴이에요. 요아정 유행은 유명 인플루언서, 아이돌이 자신만의 ‘요아정 레시피’를 공개하면서 불붙기 시작했는데요. 먹방 유튜버 입짧은햇님, 다비치 강민경, 라이즈 성찬, 원어스 건희 등의 유명인들이 나만의 요아정 꿀조합을 팬들에게 공개하자, 그대로 따라 먹어보고 후기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거예요. 일반인들도 본인의 먹보력을 뽐내며 누가누가 더 맛있는 요아정 조합을 만들어내는지 경쟁이 붙기도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유명 레시피를 직접 따라하며 이를 SNS에 인증하는 게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해요.

마지막으로 ‘건강한 음식’ 트렌드의 영향을 꼽는 사람도 있어요. 요즘 어딜 가나 저당 음식, 제로슈가 음료가 유행이잖아요. 아예 저당 디저트 전문 브랜드가 나와 성공을 거두는 케이스도 등장했는데요. 저당 디저트 브랜드인 ‘라라스윗’이 출시한 한 아이스크림 제품의 올해 1월~7월 누적 판매량은 약 1300만 개였고, 올해 2월 출시한 디저트 제품의 누적 판매량도 100만 개를 넘어섰다고. 이렇게 저당·건강 디저트 시장 자체의 크기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건강한 컨셉의 요거트 아이스크림 역시 함께 주목받고 있는 거라는 분석이 나와요 💪.

배스킨라빈스에서도 호불호 갈리는 요거트 아이스크림만 열심히 퍼먹던 사람으로서, 요아정 유행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반가운 현상인데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요아정 유행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 하는 생각이요.

우리나라의 디저트 유행이 지나치게 빨리 바뀐다는 얘기는 이전부터 계속 있었어요. 아무리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디저트라도 반년, 길어야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모두 사라져 버리는 것. 작년 말부터 미친 듯이 유행하기 시작했던 탕후루도 마찬가지인데요. 작년 기준 탕후루 전문점의 신규 가맹률 등록률은 1339%였고, 매출액 역시 작년 대비 1678%나 증가했어요. 하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는데요. 올해 새로 개업한 탕후루 매장은 전국 50여 곳에 불과한 반면, 폐업한 매장은 약 190곳으로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고. 새로 생겨나는 매장보다 폐업하는 매장의 수가 훨씬 많은 상황이 된 거예요 💨.

전문가들은 탕후루 유행과 요아정 유행이 여러 면에서 비슷하다고 말해요. 1)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 좋은 ‘인스타그래머블’한 비주얼의 디저트라는 점, 2) 여러 연예인, 인플루언서들이 먹는 모습을 찍어 올리면서 본격적으로 유행이 시작된 점이 특히 비슷하다는 건데요. 그렇다면 요아정도 언젠가 탕후루와 같은 길을 걷게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

문제는 디저트 유행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남은 자영업자들이에요 😮‍💨. 어떤 디저트의 유행이 정점에 올랐을 때 너도나도 우르르 가게를 차렸다가, 유행이 끝나면 우르르 폐업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 소비자에게도 이건 긍정적이지 않은 일인데요. 탕후루집 옆에 탕후루집 맞은편에 또 탕후루집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그 자리에 오래 있었던 가게들이 밀려 사라지게 되거든요. 모두가 유행하는 디저트에만 몰리다 보면, 트렌드에 맞지 않는 디저트를 판매하는 가게들이 주목을 받기도 어려워지고요 🧁.

매일매일 어떤 신상 간식이 쏟아지는지, 요즘 핫한 디저트가 뭔지 지켜보는 건 그 자체로 즐겁고 행복한 일이잖아요. 크루키나 카이막, 두바이 초콜릿처럼 들어본 적도 없던 디저트를 새롭게 알게 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런 즐거움이 계속 이어지려면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디저트들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할 텐데요. 우르르 몰려왔다가 사라지는 지금의 디저트 유행이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비욘드 트렌드 마무리해볼게요. 달콤한 주말 보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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