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글을 읽는 것과 듣는 것의 차이는? 순간 포착의 힘!
작성자 북렌즈
일잘러를 위한 문해력 처방전
[문해력] 글을 읽는 것과 듣는 것의 차이는? 순간 포착의 힘!
종종 글을 읽는 것은 괜찮은데, 듣기가 유난히 힘들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읽을 때와 들을 때 이해하는 느낌이 다르다고 구체적으로 표현하시는 분도 있어요. 우선 자극이 들어오는 통로가 눈과 귀로 다르기 때문에, 귀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최우선이겠죠. 신체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을 때,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우선 공통점으로 보면 둘다 머리에서 이해를 합니다. 그래서 이해력이 좋은 분들은 글을 읽어도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귀로 들어도 바로바로 파악합니다. 그래서 "머리가 좋다~"라고 하죠. 그런 면에서 저는 이런 질문을 자주 드립니다.
최근에 읽은 책이 무엇인가요?
가장 좋아하는 책이 무엇인가요?
읽다가 덮은 책이 있나요?
정~말 글로 읽는 것도 괜찮은지, 충분한 이해력을 갖추었는지 확인하는 질문이에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책은 취미에 없어서..."라고 하면서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그럼 "글을 읽는 것은 괜찮은데~"라는 생각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그냥 일상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다는 정도입니다. 사실 글자 잘 못 읽는 아이들도 큰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어요. 그러니 이것은 "글을 읽는 것은 괜찮다"의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안 읽으니까 부족함을 못 느끼는 것이에요. 결국 이해력이 부족하다면 듣기만 힘든 것이 아니라, 글을 읽는 것도 힘든 분일 수 있어요. 본인이 인지하지 못할 뿐!
이런 의도가 있지만, 몇몇 분들은 '듣기'가 안 된다니까 왜 뜬금 없는 질문이냐! 라고 반응하기도 해요. 하지만 저는 굴하지 않고 책을 추천합니다. 그때 또 "듣기가 안 된다니까 왠 책이냐, 읽기는 괜찮다니까!"라는 반응이 옵니다. 하지만 아직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으니, 한번 제대로 책을 읽어보고 다시 이해력을 점검하자고 합니다.
실제로 몇몇 논문에서 듣기와 읽기의 상관관계를 연구했어요. <언어능력, 듣기, 읽기의 상관관계와 이론적 시사점>(2008, 박기표)에서는 연구 결과, 듣기와 읽기 과정은 근본적으로 같다는 일원모델을 지지하며 실용적인 시사점도 제시합니다. 듣기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듣기 연습뿐 아니라 읽기 연습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거죠. 거꾸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어휘력과 문법능력 같은 언어능력도 모두 깊이 연결되어 있고요. 우선 이 점을 짚고 넘어간 후에, 논의를 이어 가보겠습니다.
대부분 대화하면서 "말귀가 어둡다", "왜 이렇게 이해를 못하냐", "동문서답한다" 등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인지합니다.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는 대화에서, 나의 아웃풋은 상대방에게 인풋이 되고, 잘못된 아웃풋으로 정체가 들통나게 되는 것이에요. 글을 읽을 때는 큰 아웃풋 없이 혼자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도 큰 탈이 없어요. 하지만 듣고 대답하는 상호작용은 나의 이해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결국 아웃풋의 묹제인 것이죠. 여러분이 하는 퀴즈, 문제풀이, 면담, 발표 등등 모두 아웃풋으로 인한 진단과 평가입니다. 다른 사람이 하지 않아도, 스스로 진단해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예요.
여기까지는 '오해'에 대한 이야기였고, 진짜로 글을 읽는 것과 평소 듣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책을 잘 읽고, 이해력도 충분한 분들이 겪는 그 고민! 그런 상황에서는 문제 텍스트와 음성 텍스트의 차이를 통해 하나하나 점검할 필요가 있어요. 분명히 다른 점이 있으니까요!
문자 텍스트는 형태가 남고, 음성 텍스트는 휘발됩니다. 이 면에서 듣기는 순간 집중력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해요. 순간 정신 놓고 있으면, 소리가 사라집니다. 글자는 졸다가도 다시 페이지를 돌리고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다시 되돌아서 읽고 이해하면 그냥 글을 잘 읽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듣기는 "뭐라구요?"라고 다시 묻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끝납니다. 오랫동안 기억하는 암기력이 아니라, 그 순간에 집중해서 포착하는 능력이 중요해요. 이것이 많이 부족한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군대에서 "잘 못 들었습니다!"를 너무 많이 해서 혼난 장병도 생각나고, "곰"이리는 별명의 친구도 생각납니다. 둘 다 공부도 잘하고, 심지어 곰 친구는 국어 선생님이 되었어요. 그래도 가끔 만나면 반응이 느리더라고요.
이 순간을 잘 포착하려면 우선 기록을 자주 하는 방법이 있어요. 녹음이든 메모이든 기록을 일상화하면 휘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죠. 스스로 순간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곤란한 상황을 대비할 수 있습니다. 저도 군대에서 혼나기 싫어서 손바닥 수첩에 열심히 메모했던 경험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네요. 요즘에는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메모할 수 있으니, 안전한 습관을 형성해 보세요.
앞에서 다룬 기록이 예방용이라면, 순간 집중력 자체를 기를 수 있는 훈련이 있을까요? 제가 이 상황을 가장 자주 느끼는 것이 음식점에서 주문할 때입니다. 여러 가지 메뉴를 듣고 머릿속에 담고 (메모 없이) 바로 다시 묻는 분들이 있어요. 그럴 때 순간 집중해서 포착하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느껴요. 메모를 하지 않으면 손님 입장에서 음식이 잘못 나올까봐 불안하기도 해요. 하지만 성공하면 전문성 있게 보이기도 하죠. 반복하면 긴장된 상황 속에서 실전 훈련이 되기도 합니다.
전화 통화 하다가 누군가 번호나 주소를 불러줄 때도 마찬가지예요. "010-0000-0000 입니다."라고 하면 한 글자 하나하나 적는 것이 안전해요. 하지만 그 번호를 순간 듣고 머릿속에 잡아두고 통째로 다시 말할 수 있으면 좋은 훈련이 됩니다. 오래 기억할 필요도 없으니 기억력이 나쁘다고 투정할 필요도 없어요. 그냥 그 순간에 집중하여 포착하는 겁니다.
이런 실전 상황이 부담될 때 할 수 있는 것은 드라마 보면서 명대사를 따라하기입니다. 성대모사처럼 음정과 억양까지 따라하면 더더욱 좋아요. 대사를 포함한 주변 소리 하나하나를 다 순간적으로 포착하고 있다는 의미니까요. 물론 자막 없이 봐야 합니다! 영어 자막 없이 외국 드라마 보며 영어 듣기 훈련하는거 생각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