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미쟝센단편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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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음의 미학
여러분은 이른바 '쇼츠'나 '릴스'를 즐겨보시나요? 저도 최근에는 적지 않게 보는데요. 웃긴 게 있으면 친구들과 SNS를 통해 공유하기도 하고, 심지어 현실 대화에서도 종종 이에 대해 떠들곤 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주제 면에서도 특이한 편이 좋겠지만, 무엇보다도 그 짧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간혹 특이한 편집이나 구성이 있다면, 그 영상은 쉽게 바이럴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점차 짧고 빠른 것들을 찾는 경향이라면,,, 영화는 어떨까요? 뭔가 저의 이러한 예상과는 달리 오히려 영화는 점점 길어지는 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원체 길기로 유명한 '아바타 시리즈'의 최근작은 3시간을 거뜬히 넘었고, 곧 개봉할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 또한 3시간에 가까울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단편 영화는 익숙하지 않은 걸까요? 저는 주로 영화를 영화관에 가서 보거나 OTT로 보는 편인데요. 영화관 같은 공간에서 단편 영화를 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뭔가 드라마나 유튜브 영상과도 러닝타임이 비슷하기 때문에 OTT에서도 잘 손이 안 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편영화는 단편영화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제가 지난 몇몇 편지에서도 말씀드린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우리가 흔히 보는 장편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강렬함이 있기도 하고, 또 많은 영화인들이 등용문으로 삼기도 하는지라 풋풋함 또한 잘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단편영화의 매력을 여러분께도 공유드리고 싶어 오늘도 특집을 기획했습니다! 빠밤!🎉지난 주까지 서울 용산 CGV에서 '미쟝센단편영화제'가 열렸는데요. 이 영화제는 굉장히 유서 깊은 영화제이기도 합니다. 벌써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꿋꿋하게 단편영화를 지원하기도 했고, 각 부문의 이름이 실제 영화에서 따온 터라 더 의미가 있기도 하죠. 그런데 이 영화제에서 상영했던 작품들을 7월 초까지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상영작은 7월 7일까지, 수상작은 12월 23일까지 상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치지직'에서도 기획 예정이라고 하니 살펴보시길!) 이번에 직접 가지 못했던 저도 집에서 몇몇 단편을 봤습니다. 인상 깊었던 작품을 이제 3가지 정도 소개해 드리고 싶은데요, 관심이 생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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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남보살>
이번 영화제에서 굉장히 화제가 되기도 했고, 실제로 제 주변에서도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영화입니다. 이번에도 대상작이 없고 부문별로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작품들이 있는데요, 이 <월남보살> 또한 바로 그 영예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은 긴 역사 동안 이 땅에서 한민족으로 살아오는 것에 대해 굉장히 익숙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거나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시대에 와있죠. 글로벌 사회에서 이는 특정 부류에게만 의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사소한 의식에서부터 이 영화는 시작합니다. 베트남 출신의 어머니, 한국 출신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평생을 한국에서 살아온 주인공. 어느날 문득 신병에 걸리고 맙니다. 결국 신병을 해결하기 위해 '내림굿'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어라라, 만일 이 내림굿을 통해 주인공을 찾아온 신이 한국 신이 아니라 베트남 신이라면? 굉장히 엉뚱하고도 기발한 시작점을 지닌 이 영화는 내내 독특하고도 신선하게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주제면에서도, 그리고 편집이나 연기 등의 면에서도 제가 생각하기에 굉장히 이상적인 단편영화인 것 같은데요. 아직 단편영화의 매력을 잘 못 느끼시거나 단편영화 자체에 뭔가 거부감(?)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강력 추천드리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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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메트로폴리탄라이드>
흔히들 "인생은 롤러코스터"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네 도시에는 '롤러코스터'보다 더 흔하게 이용하는 탈것이 있는데요. 바로 '엘리베이터'입니다! 이 영화는 내내 엘리베이터라는 공간 안에서 진행되는데요, 특이한 점이 있다면 미래 세계의 엘리베이터라는 것이죠. 9000층에 달하는 건물의 꼭대기까지 왔다갔다하는 엘리베이터가 단 한 개뿐이라면, 그리고 그 엘리베이터를 타기까지의 조건과 과정이 굉장히 까다롭다면? 이라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하는 영화입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도 유명한 웨스 엔더슨 감독의 스타일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색감의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인생은 마치 9000층을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와 같다는 교훈을 줍니다. 그리고 당연히 높은 층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시련을 의미하겠지요! 그러나 우리 모두가 이 시련을 무사히 겪고 이겨냈다고 해서 그것이 이 여정의 마지막인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용감하게 내리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럼에도 엘리베이터에 타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의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 그것에 집중해서 보신다면 더욱 재미있으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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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서를 담고>
이번 영화 목록 중에서 저에게 가장 특이하게 다가왔던 작품이었는데요, 왜냐하면 의미를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제목을 이해하지 못해 검색해보니,,, '서'라는 것은 피리의 상단 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흔히 관악기에서 '리드'라고 불리는 부분이었습니다. 제목을 알고나니 온전히 다가오는 영화라, 얼마나 멋진가요! 아무튼,,, 피리의 서가 중요했던 것은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이 피리를 전공한 연주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피리를 잘 불고 또 잘 불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건만, 세상은 역시 노력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주인공은 묵묵히 노력하지만, 그런 주인공으로부터 피리를 연주함에 있어 그 어떤 의지적인 모습이나 즐거움은 찾아볼 수 없었죠. 그러나 영화가 진행되면서 주인공이 겪는 사건들에 따라 그의 피리 연주는 점차 힘을 받기 시작하고, 영화는 주인공이 보여주는 강렬한 감정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그 감정을 명징하게 정의내리기는 어렵겠지만 아마도 분노, 한, 결의 등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는 듯 보입니다. 15분 정도로 아주 짧은 단편영화이지만 주인공의 감정에 대해 굉장히 잘 담아낸 영화 같은데요, 마침 첫 번째로 소개드렸던 <월남보살>처럼 무당의 굿이 이 영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니, 두 개를 함께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이외에도 정말 각양각색의 영화들이 현재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매트로입수마키나>, <경계>, <선희이모>, <캣 하우스>, <이별시대사랑> 등등.. 썸네일과 제목을 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마음껏 골라 이번 기회에 단편영화의 매력을 잘 알아가시길 바라며, 다음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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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키 - Helium
오늘은 지난 게스트 DJ가 추천해준 노래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다음 주에는 초마DJ와 함께 책이 가득한 한 주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