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꾸는 삶과 지키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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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계절이 오고 있어
올해의 개나리나 벚꽃에는 꽤나 무감했던 제가 꽃이 다 지고 자라난 새잎에는 매분매초 감탄하며 살고 있습니다. 마침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에서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는데요. 오늘따라 하늘은 맑고 바람은 아주 시원해서 기분 좋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즐겨쓰는 아이템의 절반 이상은 초록색일 정도로 초록색을 정말 좋아하는 저에게! 최근에 생긴 소소한 즐거움이 하나 있습니다. 새 직장에 다니게 된 지 어느덧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요. 지하철역에서 내리면 2-30분 정도 엄청난 규모의 공원을 지나가야 합니다. 조금 시간이 촉박할 때는 공유 자전거로 달리기도 하고,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날에는 온전히 만끽하면서 산책을 즐기기도 합니다. 꽃이 폈을 때도 정말 예뻤지만 매일매일 하루가 다르게 활력이 생겨나는 푸른 공원을 거닐면서 생각지 못한 여유를 즐기는 것이 요즘 또 낙이 아닌가 싶습니다. 귀여운 강아지들도 흘깃흘깃 볼 수 있는 것도 그렇고요! 바쁜 일상을 보내고 계시겠지만, 그래도 가끔은 시선을 조금 돌려 푸른 것들을 눈에 담는 휴식의 시간을 보낼 수 있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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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꿈
2월 말 졸업을 한 후 저는 몇몇 분들에게서 졸업 꽃다발을 받았습니다. 맨 마지막에 받은 꽃은 프리지아였는데요. 새로운 출발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는 이 프리지아를 잘 말려 거실 식탁에 예쁘게 올려두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뭔가 집이 조금 더 화사해진 것 같아서 봄을 더 잘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예쁜 꽃들을 보는 것도 좋지만, 조금 더 본격적으로 뭔가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는데요. 우연히 제가 살고 있는 동네 구청에서 구민들을 대상으로 텃밭을 대여해준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신이 나서 친구와 함께 그 텃밭에 무얼 심을지, 텃밭에 가는 일정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러 차례 수다를 떨었건만! 광탈하고 말았습니다,,, 당근과 허브를 키우겠다는 저의 방대한 꿈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좀 아쉬워졌지만, 동시에 그에 대한 열망도 더욱 더 커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집에 해가 잘 드는 편은 아니라 일광이 중요하지 않은 고사리 같은 식물들을 찾아보고 있는데요, 여러분은 식물을 키우고 계시는지 궁금하군요!
아무튼 이렇게 가꾸는 삶에 관심이 생긴 이 봄. 문득 한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2024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땅에 쓰는 시>인데요. 우리나라 1세대 정영선 조경가의 삶을 조명한 영화입니다. 최근 정영선 조경가는 포니정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2024년 '이 땅에 숨쉬는 모든 것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전시를 했으며, 작년에는 호평을 받은 이 전시를 이탈리아에서 이어나가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맞지 않아 저는 이 전시에 아쉽게도 가지 못했는데, 혹시 가신 구독자분이 계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그래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보자면! 한마디로 '힐링물'입니다. 정영선 조경가가 진행한 여러 장소들의 아름다운 경관을 사계절로 나누어 조명하는데요, 특히 저는 선유도 공원과 호암 미술관에 눈길이 많이 갔습니다. 보는 내내 저도 모르게 "우와,,,"하면서 보다가 영화를 다 본 이후에는 꼭 올해 가보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죠! 조경에 대해 흔히 떠올리는 것은 심고 자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생각보다 더욱 복잡했습니다. 특히 제주도에 있는 오설록 티뮤지엄과 관련된 조경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정영선 조경가는 제주도의 자생식물로만 구성될 수 있도록 고려했고 제주도에서 잘 보이는 화강암, 곶자왈 등에서 모티브를 얻어 최대한 많은 것을 그대로 살리고 파괴하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또 설화수의 의뢰를 받은 공간에서는 설화수 화장품에 들어가는 식물들을 모두 리스트화하고 조경할 수 있는 식물을 그 속에서 최대한 찾으려 시도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그 공간이 무엇을 위한 공간이고 누구를 위한 공간인지를 생각하려는 노력이 영화 곳곳에서 잘 드러납니다.
무언가를 아름답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본연의 아름다움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는 정영선 조경가는 항상 들이며 산이며 바삐 다닙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연이 자신을 위한 교과서라고 말하죠.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자리에서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을 보며 그는 끊임없이 감탄하고 황홀해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연을 닮아, 본인 또한 원래 그 공간이 가지고 있던 것들을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연결'을 추구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경춘선 숲길의 철길도, 선유도 공원의 정수시설도 본래의 역할을 다소 잃긴 했지만 완성된 조경 속에서 톡톡히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죠! 태어날 때부터 도시 키드에 가까운 삶을 살아온 저는 '가꾸는 삶'에 언제나 로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저도 저만의 공간을 가꾸고, 제가 좋아하는 녹색을 살아있는 생명을 통해 채우면서 살아갈 수 있겠지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바쁜 일상이지만 푸른 별의 인간 1인 우리는 언제나 초록의 여유가 필요합니다. 이번 주 이 영화를 최대한 큰 화면으로 감상해보시는 것을 적극 추천드리며! 모두 여름 직전의 봄날을 즐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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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도겸 & 승관 - FEEL ME
최근 제가 산책하며 가장 즐겨듣는 노래를 추천 드립니다! 요즘 날씨에 너무 잘 어울리는 노래라 다른 노래에 손이 잘 가지 않는군요🌼

🍃주위를 둘러보면
모니터 앞에만 있어서 몰랐는데 '창밖을 보니 어느새 봄이 왔다'는 감상을 몇 번이고 레터에 쓰는 중입니다. 드넓은 벌판에 핀 유채꽃과, 공원에 핀 튤립을 보며 봄다운 봄을 만끽하고 있는데요. 인간이 자연 앞에서 느끼는 편안함은 생각보다 크더라고요.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겨도 한참을 산책하다 보면 많이 누그러집니다. 징징이 말한 대로 녹음에 둘러싸일 수 있는 이 계절을 만끽하시길 바라요! 바쁘시더라도 말이죠. 그리고 4월에 혹시 유럽을 방문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네덜란드의 튤립축제를 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만개한 튤립을 실컷 볼 수 있는데요. 아주 짙은 붉은색 튤립이라든지, 한국에선 잘 보기 힘든 색의 튤립도 많아서 보는 재미가 있답니다. 가시는 김에 반 고흐의 그림도 보고 귀여운 미피 키링도 득템하시면 더 좋고요!
웃픈 TMI지만 전 비자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 국경을 못 넘고 있어요. 덕분에 4월 마지막 주에는 꼭 가야지 계획했던 일정을 취소하고 집에만 있었지만... 여러분들께는 선물같은 기억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제가 좀 늦게 말씀을 드려서 혹 내년에 오게 되신다면 여기서 구독자분께 맛있는 감자튀김을 대접할 기회가 생기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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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흥얼거림은 곧 살아있다는 증거
오늘은 표지부터 초록초록한 책, <허밍>을 소개합니다. 위에서 징징이 소개한 가꾸는 삶이 있었다면, 이 책은 그 가꾸은 삶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땅 위에 뿌리내린 나무들이 (사람들이) 무사하기를 바라며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장르는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한 SF소설이에요.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나무로 변한 세계.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서울을 둘러싼 거대한 방벽이 생깁니다. 주인공 '여운'은 엄마를 서울에 남겨두고 이모와 방벽 밖으로 피난을 와있는데요. 어느 날 여운에게 메일 한 통이 도착합니다. 다시 서울로 가서 광역방역시스템인 '우산'의 문제를 해결하면 엄청난 액수의 돈을 주겠다는 내용으로요. 여운은 고민에 빠지지만, 그 돈이면 이모가 방벽 근처에서 위험하게 일하지 않아도 되었기에 그 제안을 수락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파트너가 된 인형 R과 부여받은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서울로 향합니다. 서울로 향한 여운은 그곳에서 바이러스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정인'을 만나는데요. 둘은 서로의 존재를 신기해하며, 후에 벌어지는 여러 시련들을 함께 마주합니다. 제가 이 책에서 좋았던 두 지점을 꼽으라면 첫째는 디스토피아를 마주한 인간들의 민낯을 묘사하는 문장인데요.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지점을 곱씹어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이 나무가 되었다면, 숲을 태우는 것도 살인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나무로 변한 사람의 외형이 징그럽다고 그를 베어버린다면, 인간을 죽이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이를 두고 책에서는 "인간은 고통스러운 걸 두고 보지 못한다. 불편한 것은 기어코 치워버리고야 만다. 그래야 깨끗이 잊어버릴 수 있으니까. 잊어선 안 되는 것마저도." 라며 상기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시간이 지나도 잊으면 안 되는 사건들을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둘째는 SNS에서도 몇몇 문장들로 화제가 되었던 여운과 R, 그리고 우산과 우산의 전 주인 간의 관계성입니다. 책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저 무른 마음을 배워 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당신이. / 그건 내 건데." 겠죠. 이 문장을 읽고 진심어린 감동을 느끼려면 인물들의 관계성을 이해하고, 그들과 공명해야 하니 정주행을 추천드려요! 나무들의 흥얼거림이 어떻게 살아있다는 증거가 되는지, 고작 스무 살인 여운이 겪게 되는 선택의 기로가 얼마나 무거운지 등이 흥미롭거든요. 장르적 특성상 호불호가 갈리는 소설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전 추천에 한 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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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하현상 - 허밍버드
책의 제목을 보고 바로 떠올랐던 곡. 최근 추천드렸던 신곡 <오디세이>랑은 반대되는, 아주 잔잔하고 조용한 곡이에요. 자기 전에 들으면 딱 좋은데요. 야경을 배경으로 한 라이브 영상을 링크에 걸어두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