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장미

빵과 장미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빵과 장미

방구석디제이
방구석디제이
@bangkok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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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ve to Gain

3월 8일, 제 동생의 생일 하루 전이라 집에서는 '막내 생일 이브'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날은 전세계적으로 볼 때 '여성의 날'이기도 합니다. DJ 초마가 말한 것처럼, 100년 하고도 좀 더 이전의 3월 8일, 미국에서 생존권과 참정권을 위해 '빵과 장미를 달라' 외친 이후로 여성의 날에 우리는 빵과 장미를 통해 여성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매번 반복적으로 돌아오던 날이지만, 올해만큼은 뭔가 조금 다른 느낌도 듭니다. 제 주변에서 이렇게 '여성의 날'에 대해 언급하던 일이 많은 경우는 처음인데요. 달력에도 잘 적혀있는 경우가 드문 이 날을 이렇게 곱씹어보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은 꽤나 긍정적인 변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살면서 뭔가 여성이 대다수인 환경에 자주 놓였습니다. 일단 여동생이 2명인 3자매라는 것, 여고를 나왔다는 것,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나 여자 친구들과 함께 자취를 했던 것, 심지어 남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과에서 대학원 생활을 하기도 했죠. 이런 생활을 하면서 제가 느낀 것 중에 하나는 여성으로서의 우리가 형용하기 어려운 무언가를 공유하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DNA에 새겨져 있는 것처럼 머리로 이해하기 전에 먼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순간들이 그걸 증명하는 듯 했습니다. 그렇기에 나도 모르게 저절로 손을 내미는 경우도 있었고, 또 그렇게 내밀어진 손을 잡아야 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언제나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저보다 앞서 삶을 시작했던 모든 '언니'들과 저는 선명히 다르면서도 분명히 같다는 것을 항상 실감하는 것 같습니다. 

올해 여성의 날의 표어는 'Give to Gain'. '베풀수록 커진다'였는데요. 호혜와 지지의 힘이 간절한 요즘 세상에 시의적으로 적절한 주제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성의 날을 맞아 여러 SNS에서는 수많은 여성들이 남긴 명언을 볼 수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제가 인상 깊게 본 것이 하나 있습니다! 최근 저는 중국어를 다시 배우기 시작했는데요, 중국어로 '우리 我们'라는 단어의 병음은 'wǒmen'입니다. "아름다움의 정의는 우리가 정한다"라는 말에서 '우리'를 병음을 이용하여 "아름다움의 정의는 women이 정한다"라는 슬로건이 전광판에 크게 박힌 사진을 봤었는데요. 참 기발하면서도 좋은 메세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은 여성의 날과 관련된 메세지로 어떤 것들을 보셨을지 궁금하군요! 비록 조금 늦긴 했지만, 이번 주도 파이팅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 를 함께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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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찬실이는!

예술장르 중에서도 '영화'는 무엇보다 많은 사람의 손이 필요한 장르입니다. 영화의 모든 과정을 혼자 해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이죠. 오늘 소개해드릴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초희 감독은 이전에 꽤 오랫동안 한 남성 감독의 프로듀서로 함께 작업을 했었는데요. 그 감독이 일으킨 일말의 사건들로 인해 김초희 감독은 어두운 좌절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영화는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기에 김초희 감독의 힘만으로는 공중분해되는 영화를 잡아챌 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자세한 사항은 김초희 감독의 여러 인터뷰를 참고하시길!)

하지만 김초희 감독은 다시 일어섭니다. 그리고 자신의 상황과 의지를 고스란히 담은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내는데요. 그것이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찬실이는 복도 많지>입니다. 영화 속 주인공 '이찬실'은 현실에서의 김초희 감독이 맞닥뜨린 상황과 꽤나 유사한 것들을 겪게 되는데요. 처음에는 웃는 게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힘든 상황들 속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던 찬실은 점차 영화가 진행될수록 밝은 얼굴을 되찾고 점차 단단해집니다. 실제로 보는 관객들이 정말 찬실이가 '복이 많다'고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볼 때 찬실이는 그렇게 복이 많은 사람처럼 느껴지지는 않았거든요. 다만, 슈퍼 히어로도 아니고 멋진 주인공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우리 주변에 수 없이 많이 살고 있을 것만 같고 또 나 자신의 모습이기도 한 찬실이가 가진 그 삶에 대한 의지와 성격으로 볼 때, 찬실이는 자기 자신에게 '복도 많다'고 얘기할 것만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오늘, 여성의 날을 맞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 싶은 영화가 정말 많았는데요. 그래서 고르는데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어떤 영화를 소개해드리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제가 최근에 계속해서 마음 언저리에 남아있었던 이 영화를 먼저 소개해 드리고, 후보에 있었던 다른 영화들에 대해서는 또 다른 주제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세상에는 멋있는 여성이 너무 많고, 또 그들이 만든 멋있는 영화가 너무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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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정우 - 철의 삶

오늘의 주제를 위한 노래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모두 철의 삶을 닮아가기를!




🌹Bread & Roses

구독자 여러분, 일주일 잘 보내셨나요? 날씨가 좋아지니까 유럽은 테라스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어요. 커피를 마시거나, 강아지를 산책시키도 하고요. 더불어 저는 오늘 버스에서 장미꽃을 든 사람들을 보았는데요. 그분들과 징징 덕에 오늘이 '세계 여성의 날'임을 더욱 또렷하게 기억할 수 있었답니다. 20세기 초 산업혁명 이후 공장에서의 노동이 확대되며, 여성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낮은 임금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사회에 정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투표권조차 없는 것이 당시 여성 인권의 현실이었죠. 때문에 1908년 뉴욕에서는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빵과 장미를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빵은 생존을, 장미는 인간의 존엄을 의미했죠. 여성으로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해달라는 의미기도 했습니다. 이번 호는 그 의미를 기억하며, 여성의 날에 어울리는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또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여성 독자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무한한 응원과 축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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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들의 신

오늘 소개할 책은 아룬다티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입니다. 이 책은 1970년쯤의 인도를 배경으로, 가부장제와 카스트 제도에 맞서는 여성의 삶을 그리고 있는데요. 작가는 인도의 여성들이 인도 사회 내에서 겪는 젠더 갈등과 더불어, 카스트 (계급 제도)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도 다룹니다. 주인공 에스타와 라헬의 어머니인 앰무는 이혼녀라는 사회적 낙인을 받습니다. 이 책이 출간된 것도 97년도 였으니, 당시 사회적으로 앰무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땠을지 상상이 가실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앰무는 주체적인 자아를 가진 개인으로서, 여성으로서 가부장적인 사회의 제약에 저항합니다. 그녀는 계급이 다른 불가촉민(벨루타)과 사랑에 빠지며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렇지만 결국 사회적인 관습과 억압으로 인해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합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강압적인 환경에 저항하는 한 개인의 최후 때문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속상함을 느꼈는데요. 무력감이 더 크게 드는 상황에서 '나'라는 사람은 어떻게 저항할 수 있었을까? 를 되새겨보느라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조용히 타오르는 불꽃같은 분노는 에스타와 라헬이 이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는지를 다루는 대목에서 잘 드러나는데요. 아픈 기억을 덤덤한 문체로 쓰다듬을 때 그 뒤에 새겨진 고통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인상 깊었던 문장이라 한 번 같이 읽어주실 수 있을까요?

또래 아이들이 다른 것들을 배울 때, 에스타와 라헬은 역사가 어떻게 법을 만들고 그 법을 어기는 이들에게서 벌금을 거둬들이는 지 배웠다. 그것의 소름 끼치는 울림을 들었다. 그것의 냄새를 맡았고, 결코 잊을 수 없게 되었다.

역사의 냄새.

바람결에 실려오는 오래된 장미향 같은.

그 냄새는 평범한 것들에 영원히 숨어 있을 것이다. 옷걸이에, 토마토에, 도로 아스팔트에. 어떤 색깔에. 레스토랑에의 접시들에. 말의 부재에. 공허한 눈 속에.

아이들은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잊고 사는 방법을 어떻게든 찾으려 애쓰며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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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노래: 는 한 주 쉬어갑니다 ! 

사유는 요즘 양질의 노래를 못 들어서 도저히 생각나는 곡이 없기 때문이에요. 유투브를 뒤져서 추천을 하려고도 봤는데, DJ입맛에 맞는 곡이 이번 주는 도저히 없었다는 소식입니다. 양질의 큐레이션을 하고 싶은데 그렇다고 여러분께 아무 노래나 소개해드리기도 싫다는 고집을 부리며.........다음주는 소개할 책과 어울리는 좋은 곡으로 선정해올게요! 

🔮오늘의 행운 메시지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