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싹 특집!
작성자 방구석디제이
방구석 DJ
오-싹 특집!

-
🤣쫄보는 여름이 힘들어
여름도 거의 끝나가는 마당에, 무슨 장마처럼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우중충한 날씨와 쾌청한 날씨가 하루씩 앞다투어 바뀌는 요즘! 방구석 DJ 역사상 처음으로 '오싹 특집'을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알아주던 쫄보였는데요, 그럼에도 호기심은 또 많아서 무서운 얘기들을 할 때면 호들갑을 떨면서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곤 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사실 더 겁이 많아진 기분입니다. 저는 <곡성>이나 <파묘> 같은, 사람들이 공포영화라고 부르지 않는 영화들을 볼 때도 아주 쫄면서(?) 봤는데요. 이러한 공포물의 가장 무서운 점은 여운이 남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일상을 다룬 공포장르를 봤다면, 그것과 비슷한 상황이 되었을 때 계속해서 장면들이 떠오른다는 것이었죠. 어릴 적 문방구에서 팔던 조그만 500원짜리 공포이야기 모음집이나 그 당시 초딩들 사이에서는 노벨문학상급의 파급력이 있었던 '무서운 게 딱 좋아!' 같은 것들이 이른바 그런 일상 공포의 절정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매년 함께 놀러가는 여행팸이 있는데요. 저를 제외한 4명이 모두 공포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숙소에 들어가기만 하면 공포영화를 무조건 하나 봐야 합니다. 저는 사실 어떤 공포영화를 봤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데요, 왜냐하면 함께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잔혹한 다수결의 법칙에서 패배한 저는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핸드폰 게임을 하며 그 끔찍한 2시간을 견디곤 했죠. 하지만 올해부터 달라진 저, 자의로 무려 영화관에! 공포영화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아직 상영 중인 이 영화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
💫긴키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긴키지방, 혹은 '킨키'라고도 발음하는 이 지역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오사카, 교토, 효고, 나라 등을 아우르는데요. 이 지방에 얽힌 이야기를 푸는 소설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를 원작으로 하는 공포영화입니다. 저는 이 킨키 지방에서 1년 정도 살았었는데요, 꽤나 넓은 지역이기도 하고 워낙 일본은 괴담을 즐겨말하는 문화이기도 해서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 TV를 키면, 심야방송에서 무서운 도시전설 같은 걸 종종 방영하곤 했습니다.
이 영화 또한 그러한 분위기에서 시작됩니다. 일본의 한 신문사, 오컬트를 전문으로 하는 부서가 있는데요. 이번에 특집기획기사를 내기로 결심합니다. 이 부서의 편집장이 원래 담당하고 있었으나, 갑자기 실종되면서 이 기획기사를 이어 맡게 된 두 사람 - 오자와, 치히로. 이 2명이 해당 지역에서 일어나는 기묘하고도 기이한 일을 쫓아 취재를 하며 영화는 진행됩니다.
사실 저는 서양보다 동양풍의 공포영화에 더 취약한 편인데요. 유사한 문화권의 기이한 이야기가 더 공감이 되기도 하고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가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영화 또한 막 무서운 장면이 나온다거나 하는 건 딱히 없습니다만 그 기이한 분위기를 잘 유지하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특집 기사를 쓰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여러 푸티지 자료들이 마치 진짜처럼 등장하는데요, 이른바 페이크 다큐와 같은 것들이 계속해서 사이사이에 감초처럼 상영되면서 그러한 분위기를 더욱 잘 자아내고 있습니다. 공포영화 중에서도 장르가 미스터리 호러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을게요! 혹여 궁금한 사람들은 야심한 밤 심야영화로 극장에서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오늘의 노래: 안예은 - 지박
이번 오싹특집에 가장 어울리는 노래를 하나 추천드립니다. 안예은의 목소리가 아주 큰 장점이 되는 노래인 것 같아요!

-
☃️어느 겨울날을 기억하십니까
오늘 친구랑 대화를 하다가, 상당히 소설스러운(?) 도입부로 말문을 연 일이 있었습니다. 저보다 한 살이 많은 이 인연과는 참 많은 추억이 있는데요. 옛날에 한 지붕 아래서 같이 살던 시절도 있었답니다. 독일이라는 낯선 땅에서 함께 보낸 시간들은 저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추운 겨울에 한 방에서 자면서 드라마를 보며 낄낄대고, 같이 커피를 내려 마시곤 했죠. 신기한 건요. 저희가 짧게 보고 헤어질 인연은 아니었나 봅니다. 언니가 먼저 영국에 공부를 하러 떠났고, 제가 그 뒤를 따라 유럽에 오게 됐어요. 이제 둘 다 직장인이 되었고요. 이번 주에 언니가 저희 집에 놀러오면서 같이 옛날 이야기를 실컷 떠들었습니다. 원랜 둘이 같이 겪은 무서운 썰 같은 게 있으면 서두에 쓸까 했는데, 그런 것은 없지만... 이렇게 도란도란 떠드는 이야기처럼 조곤조곤 시작하는 소설을 소개해볼까 해요. 이번 호 주제가 '오컬트와 호러' 거든요. 호러라니, 여름하면 생각나는 장르잖아요.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들려줄 법한데 끝은 오싹한, 아주 매력적인 소설을 만나러 가보시죠!
-
🐰저주토끼 (스포주의!)
저주 전문 작가, 정보라 작가님의 <저주토끼>를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책에는 표제작인 <저주토끼>를 비롯해 짧은 단편들이 함께 실려있어요. 저주토끼는 한 인간의 복수심에 관한 이야기인데요. 내용은 이러합니다. 주인공은 집안 대대로 저주 물품을 만드는 가문 출신입니다. 다만 한 가지 불문율이 있는데, 바로 '사적인 용도로 저주를 이용해선 안된다는 것'. 그러나 어느 날,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개인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해 타인에게 저주를 겁니다. 목적은 복수를 위해서였어요. 친구가 경쟁 기업의 악덕 (뇌물, 인맥 이용 등) 행위로 인해 비극적인 선택을 하고 말아서였죠. 할아버지는 토끼 모양의 전등을 만들어 친구를 죽음으로 몰고 간 경쟁사 사장에게 보냅니다. 이 선택은 경쟁사 사장의 집안을 파멸로 이끄는데, 그 방식이 매우 기괴해서 심장이 저릿한 소설이에요. '복수'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고찰하게 되기도 합니다. "용서할 수 없는 일은 용서할 수 없는 것."이라는 문장에 여러분은 동의하시나요?
책에 실린 이야기를 한 편만 소개하긴 아쉬우니, <머리>라는 단편도 같이 이야기해볼까요. 이 이야기는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변기에서 튀어나온 '머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기괴한 해프닝을 담았습니다. 이 '머리'는 그녀가 변기에 버린 휴지나 머리카락 때문에 생겨났습니다. 그녀는 불쾌하고 이질적인 존재를 피할 수 있는 만큼 피해다니지만, 머리가 계속 나타나는 바람에 변비나 방광염 같은 질병에 시달리게 돼죠. 저도 주인공과 같은 일을 겪는다면 어떨까 생각을 해봤는데, 전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올 것 같단 결론을 내렸습니다. 과연 그녀와 머리의 동거는 어떤 결말을 맞을까요? 여러분의 생각보다 충격적인 결말이 기다리고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공포영화를 보고 난 뒤 약간의 서늘함과 찝찝함(!)이 남는 것처럼, 아이코닉한 장르문학이랍니다. (이것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그게 또 장르가 확실한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
🎵오늘의 노래: 도시 - love me more
해외에 나와 있어서 가끔 서울이란 도시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서울의 화려함과 번잡스러운 느낌, 그 속의 외로움과 고독이 잘 녹아 있는 노래예요. 잔잔한 노래가 듣고 싶은 날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