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에서는 '학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자에서는 '학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작성자 봉기

봉기 Volume 1

가자에서는 '학살'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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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ong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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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의 자유 없이는 우리의 자유도 불완전하다.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을 종식하고 대통령에 오른 넬슨 만델라는 1997년 연설에서 이처럼 말했습니다. 이 말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최근 행보와도 무관하지 않은데요. 2023년 12월 29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집단학살 소송을 제소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ICJ에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즉각 중지, 정규군 및 비정규 무장단체의 추가적인 협약 위반 행위 방지 조치 등을 명령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지난 1월 26일 ICJ는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대량 학살 행위를 방지하는 조처를 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조앤 도노휴 ICJ 소장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이스라엘군에게 ‘인간 동물’과 맞서 싸우라고 한 발언을 예시로 들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대량 학살을 선동하는 행위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리하자면, ICJ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전쟁’이 아닌 ‘학살’로 정의했단 뜻입니다.

국제 인권단체들도 잇따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집단학살에 해당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보스턴대, 예일대, 코넬대 등 미국 주요 대학의 인권클리닉 및 인권단체가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 역시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에서 벌인 군사 작전이 1948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협약은 '집단 전체 또는 일부를 파괴할 의도로 해당 집단의 생존 조건을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를 집단학살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그에 부합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병원과 학교, UN시설, 문화·종교 시설과 같은 민간 시설을 타격대상으로 삼고 폭격을 가했습니다. 가자지구 전체 주택의 70%가 파괴됐으며, 이로 인해 가자지구 인구의 75%에 달하는 170만 명이 강제로 거주지를 떠나야 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여전히 가자지구로 반입되는 식량과 물, 의약품, 연료 등 구호물품의 반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가자지구의 시민들이 극심한 기아에 시달린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유엔 산하 ‘팔레스타인 시민과 점령된 아랍권 지역의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이스라엘 관행 조사 특별 위원회 (the Special Committee to Investigate Israeli Practices Affecting the Human Rights of the Palestinian People and Other Arabs of the Occupied Territories)’도 지난 9월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3년 10월 7일부터 팔레스타인들의 식량에 대한 권리,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에 대한 권리, 자유 및 개인의 안전에 대한 권리가 모두 유린당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나아가 보고서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에 주목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월 7일부터 UNRWA 직원 상당수가 하마스 공작원이라 주장하며 UNRWA 시설과 직원을 표적 공격했는데요. 가자지구를 향한 무차별적인 폭격과 구호물품 반입을 고의로 제한한 이스라엘은 지난 10월 29일, 의회를 거쳐 팔레스타인 점령지와 이스라엘에서 UNRWA의 모든 활동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런 이스라엘의 행보는 집단학살의 특성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이스라엘은 한 집단을 표적화하여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한하고, 폭력을 자행함으로써 철저하게 의도적으로 학살하고 있습니다. 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파괴는 국제법을 위반할 뿐 아니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행위입니다. 이에 '봉기'는 현재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상을 ‘전쟁’이라고 부르기를 전면적으로 거부합니다.

현재 가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전쟁이 아닌, 학살입니다.


본 에피소드는 세 번째 에피소드 '그럼에도 전쟁이라 부르는 언론'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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