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 눈에 돌아보는 2023 유튜브 트렌드

[인터뷰] 한 눈에 돌아보는 2023 유튜브 트렌드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인터뷰] 한 눈에 돌아보는 2023 유튜브 트렌드

뉴닉
뉴닉
@newn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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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니커, 매년 이맘때쯤이면 여기저기서 연말결산하는 게 유행이잖아요.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좋았던 일이나 기억에 남는 순간, 인상 깊었던 영화·책·음악을 꼽아보기도 하고요. 세대를 가리지 않고 우리나라 국민의 80%(약 4100만 명)가 본다는 유튜브도 연말결산 시즌이라고.

유튜브 연말결산? 그게 뭐야?

올해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쇼츠·뮤직비디오 중 국내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걸 모아 순위를 매긴 거예요. 올해 가장 인기였던 크리에이터와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크리에이터도 따로 모았고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영국·독일 등 나라·지역별로 리스트를 발표하기도 하는데요. 2023년 우리나라 유튜브 연말결산 목록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올해 트렌드는 어땠대?

뉴니커가 궁금해할 줄 알고 뉴닉이 유튜브 컬처&트렌드 팀 허승하 매니저님을 만나 미리 자세히 들어봤어요 🗣️. 올해 주목할 만한 유튜브 트렌드는 뭐였는지, 트렌드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같이 살펴봐요.


유튜브 컬처&트렌드팀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기본적으로 유튜브 트렌드를 연구하고, 인사이트를 여러 경로로 공유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렇게 연말 결산 리스트에 대한 분석을 매년 발표하기도 하고, 매년 6월 칸에서 열리는 광고제 때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트렌드 리포트를 발간하기도 하고요.  혹시 ‘유튜브 컬처’라는 책을 아시나요? 저자이신 케빈 알로카라는 분이 이끄는 글로벌 팀이에요. 각 나라별 담당 매니저가 있고, 한국은 제가 담당하고 있어요.

연말 리스트 선정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크게 보면 영상 리스트가 있고 크리에이터 리스트가 있는데요. 선정 기준이 조금씩 달라요. 영상 리스트는 국내에서 발생한 조회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고, 크리에이터 리스트는 국내 구독자 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급성장 크리에이터 리스트가 있는데요. 전년 대비 성장률이 200% 이상인 크리에이터들을 따로 뽑아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올해 새로 추가된 것도 있다면서요?

사이트에 따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최고 인기 게임 관련 동영상 리스트가 올해 새로 추가됐어요. 게임 동영상은 유튜브 초창기부터 중요한 부분을 담당했던 콘텐츠인데요. 특히 한국에서는 게임 플레이 영상이나 리뷰, 라이브 스트리밍 등 다양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보니 특별히 조명할 가치가 있겠다고 판단해 이 리스트를 추가했어요. 특히 올해는 e스포츠가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대표팀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소위 ‘롤드컵’으로 불리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 한국에서 개최되고 한국팀이 우승하면서, 게임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아졌던 한 해 였던 것 같습니다.

진화하는 쇼츠(Shorts) 생태계

2023 최고 인기 쇼츠 1위에 오른 ‘이게 나다’. ⓒYoutube/이영지

쇼츠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는 게 느껴져요. 어떤가요?

유튜브 쇼츠의 인기는 데이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올해 7월 기준으로 한국에서 유튜브 쇼츠 일 평균 조회수가 전년 대비 90% 이상 성장했어요. 거의 2배 가까이 성장한 거죠. 길이가 긴 영상뿐 아니라 쇼츠를 같이 제작했을 때 채널 유입도 많아지고, 구독자 수도 확실히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고요. 

쇼츠를 특별히 선호하는 연령대가 있나요?

Z세대의 경우 쇼츠에 대한 선호도가 굉장히 높고, 롱폼이나 숏폼, 라이브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멀티 포맷 플랫폼에 대해서도 상당히 긍정적이에요. 시장조사기관 IPSOS가 한국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의 93%가 쇼츠를 시청한다고 답했고, Z세대 응답자의 55%가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했다고 해요. 하지만 쇼츠에 대한 선호가 Z세대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에요. 보기보다 다양한 연령대가 쇼츠를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거든요. 이전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원하고 있는 거죠.

올해는 어떤 쇼츠가 유행했나요?

올해 최고 인기 쇼츠 리스트를 보면 크게 두 종류의 콘텐츠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하나는 친구·가족·반려동물 등과 함께하는 편안한 일상을 공유하는 콘텐츠예요. 인위적인 노력을 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핸드폰으로 찍어서 올릴 수 있고, 시청자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라 많은 인기를 끄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댄스 챌린지인데요. 올해 최고 인기 쇼츠 1위에 이영지 씨의 ‘I AM’ 댄스 챌린지 영상이 오르기도 했죠. 예전에는 아티스트들이 공식 영상을 올리면 단순히 따라하는 형식의 챌린지가 유행했다면, 요즘은 크리에이터와 팬들이 음원의 속도를 높이고, 손댄스처럼 자체적인 댄스를 붙여서 새로운 챌린지를 만들어내는 식의 자생적인 챌린지 문화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면서 양방향 소통 문화가 만들어지기도 하고요. 

연예인, 크리에이터가 되다

연예기획사 ‘안테나’의 자회사 ‘안테나 플러스’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 ‘뜬뜬’. ⓒYoutube/뜬뜬

최근 유튜브 활동하는 TV 연예인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요.

최근 몇 년간 유튜브 연말 결산 리스트에는 항상 연예인 크리에이터 분들이 있었어요. 올해는 특히 유재석 씨나 신동엽 씨처럼 전통 미디어에서 정상급의 위치를 갖고 계신 분들의 활동이 두드러졌는데요. 이런 분들이 유튜브에 와서 새로운 시도를 시작하셨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흥미롭다고 생각해요. 또 반대로 유튜브에서 커리어를 시작해서 TV나 OTT 등에 진출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연예인 분들도, 크리에이터 분들도 각자의 활동 영역이 점점 넓어지면서 플랫폼 간의 경계도 점점 허물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 미디어 인력을 동원해서 유튜브 콘텐츠를 찍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 같아요.

유튜브도 역사가 쌓이고, 그 안에서 발전을 거듭하다 보니 플레이어들의 형태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원래 방송국에서 일하던 전문 인력들이 유튜브로 넘어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같고요. 반대로 개인 크리에이터들이 점점 성장하면서 사이즈를 넓혀 회사를 세우는 경우도 있어요.

코미디의 중심, 유튜브

2023 최고 인기 크레이터 9위에 오른 ‘피식대학’. ⓒYoutube/피식대학Psick Univ

작년에 이어 올해도 코미디 채널의 성장이 눈에 띄는데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코미디 콘텐츠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쭉 인기가 많았는데요. 예전에는 ‘몰카’ 콘텐츠나 ‘부캐’가 등장하는 콘텐츠, ‘스케치 코미디’ 등 유행하는 컨셉이 딱 하나씩 있었다면, 올해에는 그게 훨씬 다양해진 것 같아요. 피식대학의 ‘피식쇼’처럼 토크쇼 형식의 콘텐츠가 유행하기도 하고, 쇼츠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코미디를 보여주시는 분들도 있고요. 

코미디의 메인 플랫폼이 유튜브로 옮겨온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몇 년 전 TV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폐지된 이후에 공채 코미디언 분들이 유튜브로 많이 진출하신 것 같아요. 유튜브는 방송과 달리 자유도가 있다 보니 하고 싶은 콘텐츠들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고, 이런 점을 잘 활용해서 새로운 무대를 만드신 거죠. 올해 ‘피식대학’의 콘텐츠인 ‘피식쇼’가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예능 작품상을 받는 일도 있었는데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만드는 코미디 콘텐츠가 대중문화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봐요.

앞으로 더 주목해야 할 트렌드

버추얼 K-pop 그룹 ‘이세계아이돌’. ⓒYoutube/WAKTAVERSE

외국인 크리에이터가 인기 크리에이터 1위를 차지했다는 것도 놀랍더라고요.

저도 ‘MrBeast’가 1위를 한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물론 MrBeast는 구독자가 2억 명이 넘는  크리에이터지만, 한국에서도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은 몰랐어요. 한국의 경우 한국어를 쓰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유튜브 생태계가 굉장히 자급적인 편이거든요.

갑자기 이런 현상이 일어나게 된 이유는 뭘까요? 

올해 한국에서 구독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다국어 오디오 트랙’ 기능 덕분이라고 보고 있어요.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더빙을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인데요. 유튜브에서 작년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하다가, 올해 들어 더 많은 크리에이터 분들에게 이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어요. MrBeast의 경우 현재 10여 개 언어로 된 더빙을 각국 시청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성우 남도형 님이 더빙을 하셨는데요. 외국 영상이지만 한국어로 된 익숙한 목소리가 나오니 한국인 시청자들이 이를 친숙하게 느낀 게 아닌가 추측하고 있습니다. 다국어 오디어 트랙 기능은 앞으로 서서히 확대해나갈 예정이어서, 이런 케이스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 같아요.

버추얼 아이돌인 ‘이세계아이돌’의 인기도 엄청나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버추얼 케이팝 그룹 ‘이세계아이돌’의 멤버인 릴파의 영상이 올해 최고 인기 동영상 순위에 오르기도 했고요. “나랑은 관련 없는 문화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사실은 굉장히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거죠. 

버추얼 크리에이터 유행은 한국의 특수한 현상일까요?

일본에서 처음 시작된 트렌드이지만, 한국의 경우 한국 문화에 맞게 현지화가 굉장히 잘 되었다고 생각해요. ‘이세계아이돌’ 같은 경우도 버추얼 콘텐츠에 우리에게 익숙한 케이팝이라는 맥락을 접목한 대표적인 케이스인데요. 노래가 익숙하고 좋으니 그 계기로 입덕을 하게 되었다는 경우도 많이 있고요. 그렇게 한국만의 방식으로 현지화가 되면서 대중성이 생겨난 것 같다고 보고 있습니다.

별다른 포맷 없이 긴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는 콘텐츠도 인기인 것 같아요.

맞아요. 요즘 시청자들의 시청 습관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유튜브를 사용하는 목적이나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는 건데요. 예를 들어, 시간이 별로 없어서 한 5분, 10분만 영상을 보고 싶을 때는 쇼츠를 보고, 혼자 밥을 먹어야 할 때는 호흡이 긴 영상이나 몇 시간짜리 라이브 영상을 틀어두는 거죠. 유재석 씨가 출연해서 화제가 된 ‘핑계고’ 시리즈의 경우, 유튜브의 특성을 굉장히 잘 이해하고 있는 콘텐츠라고 생각했어요. 편집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서 편하게 쭉 들을 수 있는 형태의 콘텐츠인데, 이렇게 유튜브의 특성을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튜브 컬처&트렌드 팀 허승하 매니저 님과 함께 살펴본 2023년 유튜브 트렌드, 어땠나요? 일상의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유튜브지만, 이렇게 새삼 톺아보니 “맞아, 그랬지!” 싶은 부분도, “진짜? 전혀 몰랐네!” 싶은 부분도 있지 않나요?

2024년에는 뉴닉이 유튜브와 함께 매월 이달의 유튜브 트렌드를 소개해요. 데이터와 키워드로 유튜브의 최신 트렌드를 꼼꼼 분석할 예정이라고. 매주 금요일 뉴닉 앱에 업데이트되는 ‘고슴이의 트렌드 다이닝’을 확인해봐요. (🦔많이 놀러오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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