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폐지 줍는 노인과 자원재생 활동가

도시에서 짐수레를 끌며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본 적 있을 텐데요. ‘왜 폐지를 주워다가 파는 걸까?’, ‘저 폐지를 팔면 얼마나 버는 걸까?’ 이런 궁금증 한번쯤 가져봤을 거예요. 오늘은 폐지 줍는 노인들에 대해 알아봤어요.

나도 궁금했어. 왜 줍는 거야?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에요.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약 38%로, OECD 평균인 13.5%의 3배 수준이에요. 연금 등 노인 복지 체계가 잘 되어 있지 않기 때문. 폐지 줍는 노인은 전국에 약 1만 5000명 정도로 추산되는데요. 이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 응답한 노인 10명 중 7명은 ‘생계유지’를 위해서 이 일을 한다고 답했어요.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하루 11시간 동안 폐지를 주워 벌어들이는 수입은 1만 428원 정도였다고. 시급으로 따지면 1시간당 948원을 받는 거예요. 올해 최저임금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라, 일을 해도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이들이 하는 일은 재활용 과정에서 아주 중요해요.

중요한 일이라고?

  • 폐지가 공장에 가려면 🏭: 폐지 줍는 노인은 버려진 폐지가 재활용되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해요. 이들은 길을 다니며 폐지·플라스틱·고철을 주워 고물상에 파는데요. 고물상에 모인 폐지는 폐지 압축장을 거쳐 제지 공장으로 이동해 새로운 종이가 돼요. 폐지가 다른 재활용품이랑 뒤섞여 아무데나 버려지면 재활용이 어려운데, 이를 잘 모으고 분류해서 고물상까지 전달하는 것. 도시에서 나오는 전체 폐지의 약 30%, 재활용되는 폐지의 60% 정도를 이들이 운반하고 있어요. 

  • 분리수거 제대로 ♻️: 폐지가 질 좋은 재활용지가 되기 위해서는 같은 종류끼리 잘 분류되어야 하는데요. 아파트나 공동주택의 경우 관리인이 폐지를 분류해 내놓으면, 수거업체가 가져가요. 하지만 관리인이 없는 단독주택·다세대주택은 폐지를 종류별로 나누지 않고 버리곤 해요. 이렇게 따로 관리인이 없고, 수거업체가 가지 않는 골목에 마구잡이로 버려진 폐지를 분리수거하는 역할을 이들이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럼 제대로 보상해 줘야겠네...

우선 이 일의 가치를 인정해 주고, 장기적으로는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 나와요: 

  • 적절한 보상 필요해: 재활용 순환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폐지 줍는 노인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폐지를 시중 가격보다 비싸게 사거나, 재활용품 수집을 공공일자리로 만들어 정부에서 관리하자는 아이디어도 있고요.

  • 관점을 바꿔야 해: ‘폐지 줍는 노인’ 대신 ‘자원재생 활동가’라고 불러야 한다는 말이 나와요. 자원 순환에 큰 역할을 하는 만큼, 연민의 시선으로 보기보다는 이들이 만들어 내는 환경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거예요.

  • 결국 문제는 빈곤이야: 근본적으로는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이들의 노동을 인정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국가가 노인 일자리 마련이나 연금 개혁 등을 통해 노인 빈곤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

+ 더 궁금한 뉴니커라면 👀

  • 소준철, ‘가난의 문법’: 폐지 줍는 노인을 통해 한국 사회의 빈곤 문제를 다루는 책이에요. 저자가 이 문제를 연구하면서 만난 폐지 줍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조합해 만든 가상 인물 ‘윤영자’ 씨의 하루를 따라가요. 폐지를 줍는 하루 일과는 물론, 윤영자 씨가 빈곤해진 사회 구조적 이유까지 담아낸 책이에요.

  • 대구 KBS, ‘GPS와 리어카’: 폐지 줍는 노인의 리어카에 GPS를 달아 그들의 일하는 시간과 거리 등을 수집해 만든 기사예요. 노인들이 얼마나 어려운 노동 환경에서 폐지를 줍고 있는지, 해결 방안은 무엇인지를 5편의 기사에 나눠서 보도했어요.

#노동#환경#고령화#불평등

구독할 경우 개인정보 수집·이용광고성 정보 수신에 동의하게 됩니다.

더 편하게 보고싶다면? 뉴닉 앱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