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Black Lives Matter

2020년 6월 14일 업데이트

 

1. 조지 플로이드 시위가 뭐야?

조지 플로이드. 2020년 5월 25일, 백인 경찰에 목이 눌려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하다 숨진 ‘흑인’ 피해자입니다. 경찰은 플로이드가 물리적으로 저항했다고 했지만, CCTV를 확인해보니 플로이드는 순순히 체포됐었고, 부검 결과 목이 눌려 숨진 과잉진압이 맞았어요. 이에 과잉진압과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점점 더 격해지고 있어요 📣.

 

시위는 얼마나 심각한 거야?

꽤 심각해요. 시위는 사건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을 넘어서 미국 140개 도시(지도)로 번졌어요. 평화롭게 진행되는 곳도 있지만, 몇몇 지역에서는 방화, 약탈로 이어지며 폭동으로 번지기도 했고요. 6월 2일까지 약 5600명의 시위대가 체포됐고, 적어도 6명이 숨졌습니다. 뉴욕 등 40여 개 도시에 야간통행금지령이 내려졌는데도 시위는 계속됐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각 주가 ‘폭동’에 제대로 대응을 안 한다며 자신이 직접 군대를 투입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워싱턴 D.C.에서는 헬기까지 등장했어요.

 

시위가 왜 이렇게까지 커진 거야?

1. 고질적인 인종차별: 인종차별은 미국에서 법으로 금지됐지만, 흑인의 일상에서는 현재 진행형이에요. 공원을 걷다가 부당하게 신고당하고, 경찰이 과잉진압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요. 2014년에도 담배를 팔던 흑인 시민이 백인 경찰에 목이 눌려 숨졌고, 2012년에도 먹을 걸 사고 집에 가던 흑인 고등학생이 자율방범대원의 총에 맞아 숨졌지만, 가해자는 모두 처벌받지 않았어요.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도 2012년에 처음 나온 거예요 ✊🏽✊🏾✊🏿.

*비슷한 구호로 ‘모두의 생명은 소중하다(All Lives Matter)’라는 표현도 있어요. 하지만 이건 BLM 운동을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는 의미로, 주로 인종차별을 가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사용해요. 

 

2.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구조: 과잉진압이 반복될 수 있던 데는 ‘경찰의 면책권’도 한몫한다고. 미국 공무원은 인권을 침해하더라도 ‘선의’로 그랬다는 걸 증명하면, 책임을 피할 수 있거든요.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경찰관도 과거에 17번이나 고소·고발을 당했는데, 그중 단 한 번만 징계받았다고.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살인죄로 기소됐지만, 옆에 있던 다른 경찰관 3명도 강하게 처벌받아야 한다는 게 시위대의 주장이에요 🚨. 

 

3. 코로나19 피해마저 차별적: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큰 와중에도, 특히 흑인의 타격이 컸어요. 흑인은 주유소나 식료품 가게처럼 직접 사람을 만나는 곳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 의료보험은 너무 비싸 치료도 제대로 못 받은 경우가 많다고. 그래서인지 미국의 여러 인종 중에서 흑인의 사망률이 제일 높고요. 게다가 도시가 봉쇄돼 직장까지 잃으면서 미국에 사는 흑인 4명 중 1명은 지난달 월세를 내지 못했다는 연구도 있어요. 이번 시위에서 이런 다양한 분노와 좌절이 터져 나오면서, 점점 더 규모가 커지고 있는 거고요.

 

+ 미국의 스트리밍 서비스 HBO맥스가 미국 고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를 콘텐츠 목록에서 뺐어요. 영화에서 흑인 노예의 삶이 매우 평온하고 행복한 것으로 묘사됐기 때문. HBO는 “불행히도 미국 사회에서 흔한 인종에 대한 편견을 묘사하고 있다”는 성명을 내고, 역사적 맥락을 담은 설명을 더해 다시 목록에 넣겠다고 밝혔어요.

 

2. 이 시국에 한국인 짤이 도는 이유는?

요즘 온라인에서 ‘루프 코리안(Roof Koreans)’이 밈처럼 유행한대요. 1992년 LA 폭동 당시, 가족과 일터를 지키기 위해 직접 총대를 메고 옥상에 올랐던 한인 교민들처럼, 스스로를 지키자 또는 그들을 다시 데려오자는 ‘농담’이라고. 

 

LA 폭동이 어떤 사건이야? 

1991년, ‘로드니 킹’이라는 흑인 남성이 경찰관에게 몽둥이 등으로 폭행당했어요. 인근 주민이 이 모습을 찍어 방송으로 내보냈고요. 다시 킹은 얼굴뼈와 발목뼈가 부러지고 청력이 손상됐는데도, 재판에서 백인 경찰관 4명은 무죄를 받는 쪽으로 재판이 진행됐다고*. 이에 흑인들이 분노해 거리로 뛰쳐나왔고, LA 폭동으로까지 번졌어요. 

*최종 판결에서는 2명 유죄, 2명이 무죄를 받았어요. 

 

얼마나 심했길래 ‘폭동’이라고 부르는데? 

일주일 정도 이어졌는데, 총 63명이 숨지고 2300명이 다쳤대요. 백인이 운전하는 차를 세워 폭행하고, 상점을 약탈하거나 불을 지르기도 했다고. 그중에서도 LA한인타운의 피해가 특히 심했는데요. 비슷한 시기에 한국 교민이 흑인 아이를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던 터라, 분노가 이미 한인 사회로 향해 있었기 때문. 당시 약 1조 원의 경제적 손실 중 절반이 LA 한인타운에서 발생했는데요. 미국 경찰이 부유한 백인이 사는 지역부터 보호하면서, 한인타운 사람들은 총을 메고 스스로를 지켜야만 했어요. 

 

이번에도 흑인 시위의 여파가 클까?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 LA 한인타운의 피해는 덜한 편이에요. LA 경찰이 “이번엔 우리가 한인들을 보호한다”고 했거든요.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사는 한인 교민들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어요. 6월 11일까지 필라델피아에서는 한인 상점 56곳이 약탈당했고, 미 전역에서는 150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대부분의 시위가 평화적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교민들은 야간 약탈의 표적이 될까 긴장하고 있어요. 

 

+ 일부 사람들은 이런 짤이 돌아다니는 것이 웃을 일만은 아니라고 해요. 당시 한인들이 총을 들었던 건 백인·흑인 갈등의 불똥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는데, 이런 한국인을 ‘용병’ 정도로 생각하는 거니까요. 또 당시 방어 대상이 흑인이었기 때문에, 이런 모습을 너무 강조하면 오히려 또 다른 인종 갈등을 부추길 수도 있고요.

 

3. 이번에 제대로 싸운 둘: 트럼프 vs 트위터

트위터 없이 잠 못드는 남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선전포고를 했어요: “부숴버릴 거야, 통신품위법 230조 없애겠어!(트윗)”

  • 통신품위법 230조: 유저들이 만든 콘텐츠에 거짓이나 명예훼손글이 있더라도, 인터넷 회사가 안 책임져도 된다는 내용. 인터넷 회사가 한창 자라나던 1996년, 소송 한번에 회사가 망해버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이걸 갑자기 왜 없애겠다는 거야? 

트럼프의 트윗에 트위터가 ‘딱지’를 붙였기 때문. 

👨트럼프: “플로이드 시위대, 약탈행위 계속하면 총격한다.” 

🐦트위터: 어? 이 트윗은 폭력을 미화해 규정을 어긴 거야! 딱지 +1 

트럼프 말대로 통신품위법 230조가 없어진다면, 인터넷 회사는 유저들이 올린 거짓 정보를 책임져야 해요. 

 

거짓 정보는 안 좋은 거니까... 괜찮아 보이는데? 

하지만 SNS 규제를 더 세게 하겠다는 말이기도 해서, 사람들의 의견도 갈리는 중. 

🙆난 규제 찬성이야 : 인터넷 회사들 예전엔 꼬꼬마였지만 지금은 IT거인 됐잖아? 그럼 가짜뉴스도 관리하고 책임도 확실히 져야지. 근데 그러면, 앞으로 ‘부정확한 정보’를 많이 쏟아내는 트럼프는 제 발등 찍는 셈일 텐데?

🙅난 규제 반대야: SNS 회사를 포함한 모든 미국인은 정부를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해! 근데 규제가 세지면 회사와 사람이 위축돼서, 이제는 인터넷에서 다양한 관점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몰라.

+ 딱지, 처음은 아니라서 

지난 5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미국 대선 과정에 우편 투표를 할지말지 대국민토론이 붙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선거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트윗을 날렸던 것. 하지만 우편투표가 선거조작으로 이어진다는 근거는 없어서, 트위터가 ‘팩트체크 필요’ 딱지를 붙였고요. ‘내 사랑 트위터’에게 딱지 맞고 상처 입은 트럼프, 당시에도 SNS 회사를 규제할 수 있는 행정명령에 사인했어요. 

 

+ 다른 미국 IT 기업들도 #BlackLivesMatter

  1.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트위터 등은 Black Lives Matter 시위에 함께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2. 트럼프는 ‘플로이드 시위’에 대한 발언을 페이스북에도 올렸는데요. 이 논란에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가 보인 입장: “SNS 사용자는 가능한 한 다양한 표현을 쓸 수 있어야 한다.” 이에 페북 직원들은 엄청 열이 받았어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해서, 인종차별 발언까지 보장하는 건 아니다.” 코로나19로 원격 근무 중인 직원들은 상태 메시지에 ‘부재중’을 띄워두고 ‘원격 파업’에 나섰다고.

#세계#미국#소셜미디어#인권#도널드 트럼프#인종차별#증오범죄#조지 플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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