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지는… 비밀입니다”✈️
작성자 쥰쓰
여행의 시선🧐
“도착지는… 비밀입니다”✈️

“비행기 출발 두 시간이 지나면, 도착지를 알려드립니다.”
여행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문장이지만, 이 한 줄이 수천 명의 설렘을 자극했습니다.스칸디나비아항공(SAS)은 ‘목적지를 모른 채 떠나는 비행기’라는 이름의 여정을 내놓았고, 그 이름도 수수께끼 같은 〈Destination Unknownㅡㅡ공항코드는 ‘XXX’, 목적지는 출발 이후에야 공개되는 구조 하지만 이 항공권은 단 4분 만에 전석 매진되며, 지금 우리가 진짜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되묻게 했습니다.

🧭 정보는 넘치지만, 감정은 부족한 시대
이제 여행은 ‘검색력’으로 완성됩니다.
AI는 목적지를 추천하고, SNS는 일정표를 그려주죠.
하지만 SAS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 많은 정보를 알고 나서, 당신은 무엇을 느꼈나요?”
그들은 목적지를 비움으로써, 오히려 감정을 채웠습니다.
상상할 수 있는 여백, 알 수 없음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선율을 설계한 것이죠.

💥 예측할 수 없을수록, 감정은 오래 남는다
인간의 뇌는 예측 가능한 정보보다 예상하지 못한 자극에 더 크게 반응합니다.
실제로 예측 불가한 상황에서 도파민 분비는 최대 150% 증가한다고 해요.
SAS는 이 메커니즘을 여행 설계에 정교하게 녹여냈습니다.
기장만 알고 있는 도착지, 비행 중반에야 밝혀지는 여정, 승무원조차 목적지를 모른 채 이륙하는 구조 이 모든 것이 결국 ‘설렘을 각인하는 장치’였던 셈입니다.
🎫 포인트는 감정의 통화이자, 믿음의 가격표
이 항공권은 현금도, 카드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SAS 멤버십 포인트인 60,000점을 사용해야만 예약이 가능했죠.
그것도, 선정 후 24시간 이내에 사용하지 않으면 좌석은 사라집니다.
단순한 ‘포인트 소진’이 아닌, 브랜드가 고객을 감정의 서사 속으로 초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불확실한 여정 속, 단 하나 확실했던 것 바로 가격이었습니다.
수요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항공업계의 일반적인 요금 구조를 벗어나, 동일하게 고정된 포인트가 오히려 가장 큰 안정감을 주는 기준이 된 셈이죠.
모든 정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가격만큼은 믿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죠.
‘믿고 떠나도 된다’는 브랜드의 조용한 약속이자, 신뢰를 가격으로 증명한 전략이었습니다.

📲 말하지 않을수록, 소비자는 더 많이 말한다
SAS는 설명을 줄이고, 상상할 수 있는 구조만 열어두었습니다.
그 결과, SNS에는 해시태그 #flysas로 15,000건 이상의 게시물이 생성되었고, 이 수치는 SAS 자체 제작 콘텐츠보다 3배 이상의 반응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캠페인의 진짜 주인공은 브랜드가 아닌 ‘고객의 감정’이었습니다.
브랜드가 스포트라이트에서 물러나자, 소비자의 경험이 스스로 콘텐츠가 되었고, 그 감정이 곧 SAS의 서사가 되었습니다.

🧭 이제 여행자는 ‘목적지’가 아니라 ‘감정’을 삽니다
〈Destination Unknown〉은 단순한 기획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검색으로 완성되는 여행’이 아니라, ‘기억으로 남는 여정’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 실험이었습니다.
정보는 사라지지만, 감정은 남습니다.
그리고 감정을 오래도록 각인시킨 브랜드만이 다시 선택받을 수 있습니다.
SAS는 말합니다.
“여행자는 더 이상 목적지를 사지 않습니다.
자신이 마주칠 감정을 사는 시대입니다.”
썸네일, 본문 이미지 출처: flys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