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비하인드 | 오프라인 행사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준비해야 할까?

행사 비하인드 | 오프라인 행사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준비해야 할까?

위픽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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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터스 유튜브 팟캐스트 행사 뒤풀이 EP.1 촬영 현장. 위픽레터 조희연 매니저가 마이크 앞에서 위픽 인사이트서클을 어떻게 열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이벤터스 유튜브 '행사 뒤풀이' EP.1 촬영 현장. 인사이트서클을 어떻게 열었는지 이야기하고 있어요.

지난 8월, 이벤터스 유튜브의 팟캐스트 '행사 뒤풀이' 촬영에 다녀왔습니다. 주제는 AI 시대에도 우리는 왜 오프라인 행사를 하는가였어요. 첫 팟캐스트라 긴장도 했고, 여럿이 함께 이야기하다 보니 준비한 내용을 다 말하지는 못했는데요.

그래서 영상 공개에 맞춰, 촬영을 준비하며 위픽 인사이트서클 Vol.5 자료를 다시 보고 정리한 질문과 답을 글로 정리했습니다. 오프라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거나 갑자기 맡게 된 마케터분께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조희연 LinkedIn ↗

  • 위픽코퍼레이션 브랜딩팀 마케터

귤 한 쪽도 함께 나누고픈 마케터 조희연입니다. 위픽 브랜딩팀에서 마케터의 목요일 아침을 깨우는 위픽레터를 함께 만들고 있어요. 콘텐츠와 SEO, GEO, CRM 등 B2B2C 마케팅 전반에 관심이 많고, 이것저것 해보며 제 것으로 만들어 가는 걸 즐깁니다. 언제나 진심으로, 함께 나누고 기쁘게 돕는 마케터이고 싶어요.



Part 01. 준비부터 모객까지

Q1. 위픽에서는 어떤 행사를 열고 있나요?

위픽은 '마케터의 마케터'라는 슬로건 아래, 마케터 라이프 사이클 플랫폼을 목표로 마케터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지원하는 플랫폼들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중 대표적인 오프라인 행사가 위픽 인사이트서클입니다. 쉽게 말하면 마케터들의 파티 같은 행사예요.

인사이트서클은 한 명의 연사가 오래 강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지 않습니다. 그런 행사는 이미 다른 곳에서 더 잘, 더 많이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5분. 20장의 슬라이드가 15초마다 자동으로 넘어가는 이그나이트 토크 방식으로, 짧고 밀도 있게 각자의 인사이트를 나눠요.

발표가 끝나면 참가자끼리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둡니다. 위픽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마케터분들이 직접 와서 자기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연결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최근에 진행한 Vol.5는 7월 10일 성수에서 열렸고, 총 165명이 함께했어요.

 

이벤터스 행사 뒤풀이 EP.1 촬영 장면. 위픽레터 조희연 매니저가 위픽 인사이트서클을 소개하고 있다
위픽 인사이트서클이 많은 분들께 즐겁게 배우고, 새로운 사람과 연결된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Q2. 행사를 만드는 가장 큰 목적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목적은 브랜딩과 커뮤니티예요. 위픽을 알리는 것도 있지만, 참가한 마케터분들도 자신을 알리고 서로 연결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리드를 몇 개 만들어야 한다"거나 "이 행사로 바로 매출을 내야 한다"는 목적이 강했던 건 아니에요. 그런데 회차가 쌓이면서 참가자분들이 위픽의 잠재 고객이 되기도 하고, 제휴나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지는 경우도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인사이트서클을 조금 더 비즈니스적으로 고도화하기 위한 준비도 내부에서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평소에는 구독자나 참가자를 수치로만 보다 보니 실감이 잘 나지 않는데요. 외부 행사에서 처음 만난 분들께 "인사이트서클 알아요", "저 거기 갔었어요", "위픽레터 구독하고 있어요" 같은 말을 들으면 그제야 체감이 되더라고요. 내부 캠페인팀에서도 외부 미팅을 하다 보면 상대가 위픽이나 위픽레터를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고 종종 알려주시기도 해요.

그래서 지금은 브랜딩과 커뮤니티를 중심에 두고, 여기서 만들어진 관계가 콘텐츠와 서비스, 비즈니스로 어떻게 이어질지도 함께 보고 있습니다.

 

Q3. 긴 B2B 구매여정에서 행사는 어느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일까요?

행사의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구매여정 초기라면 아직 관계가 없는 분들과 신뢰와 라포를 쌓는 행사가 될 수 있고, 이미 브랜드를 아는 분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더 깊게 이해시키는 자리가 될 수도 있죠. 전환에 가까운 단계라면 SaaS나 툴의 실제 활용법을 보여주는 워크숍으로 구성할 수도 있고요.

행사의 역할

결국 행사를 퍼널의 한 단계에만 두기보다, 단계마다 어떤 목적으로 행사를 열지 먼저 생각해 보면 그에 맞는 행사 형태가 보여요. 그래서 행사는 어떤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만들고 싶은지에 따라 구매여정 전반에서 쓸 수 있는 채널이라고 생각합니다.

 

Q4. 전체 예산에서 행사에는 어느 정도를 배정하나요?

저희는 전체 마케팅 예산에서 일정 비율을 행사비로 떼어두지는 않아서, 몇 퍼센트라고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려워요. 인사이트서클은 제가 맡기 전에 이미 네 번의 회차가 진행됐기 때문에, 그동안 쌓인 기준으로 정해진 예산이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공간과 F&B, 제작물처럼 필요한 항목에 나눠 써요. 예산만으로 채우기 어려운 부분은 협찬이나 파트너십, 스폰서십으로 함께할 수 있는 곳이 있는지도 신경 써서 찾고요. 행사가 끝나면 어떤 비용에 조금 더 써도 됐는지, 어디서는 줄일 수 있었는지도 확인합니다. 이렇게 쌓인 데이터가 다음 회차 예산의 기준이 돼요.

 

Q5. 몇 명이 투입되고, 준비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위픽 인사이트서클은 브랜딩팀을 중심으로 위픽 구성원분들 모두가 함께 신경 써주시는 행사예요. 회사 전체의 행사,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행사라는 인식이 자리 잡혀 있는 편이라 당일 운영에도 많은 분이 손을 보태주세요. 이번 Vol.5는 제가 PM을 맡았고, 브랜딩팀 구성원 세 분이 함께해 주셨어요.

준비 기간은 50일 정도로 잡고 진행합니다. 키 비주얼과 스피커, 장소, 행사 구성 같은 큰 줄기를 먼저 정해두고, D-30이 되면 이벤터스에 티켓을 오픈해요. 그때부터 본격적인 홍보와 참가자 안내를 시작하고요.

오프라인 행사 타임라인

행사가 끝났다고 일이 끝나지는 않아요. 파트너사에 전달할 보고서, 스피커 후속 인터뷰와 콘텐츠, 감사 인사, 정산과 내부 결과 보고까지 남아 있거든요. Vol.5가 끝난 뒤에도 현장 Q&A 세션 모음과 스피커 인터뷰 전문을 위픽레터에 차례로 올렸어요. 준비 기간을 잡을 때는 행사 이후의 일정까지 함께 계산해 두는 게 좋습니다.

준비가 계획대로만 흘러가지도 않아요. Vol.5는 행사 이틀 전에 한 차례 연기가 결정돼서, 준비해둔 것들을 새로운 날짜에 맞춰 사실상 다시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은 「사람들은 왜 오프라인에 모일까요? : 한 사람이 온다는 것의 의미」에 담았으니 함께 확인해 보세요!

직접 운영해보며 느낀 건, 오프라인 행사에서는 무언가 어긋나는 걸 기본값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완벽할 수 없는 영역이고, 담당자가 할 수 있는 일에도 한계가 있거든요. 장소 문제나 디스플레이 기기 문제처럼 제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도 있고요.

그런데 막상 문제가 생겨도 생각보다 스무스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현장에 계신 분들도 어느 정도 이해해 주시고, 오히려 그 덕분에 시너지가 나서 더 잘 되는 부분도 생기더라고요. 문제가 생기지 않게 예방하는 것만큼, 생겼을 때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지를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이벤터스 행사 뒤풀이 EP.1 촬영 장면. 위픽레터 조희연 매니저가 PM을 맡아 디자인과 마케팅까지 함께 챙긴 행사 준비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걸 다 하는 마케터 여러분, 늘 응원합니다. - 마케터1

 

Q6. 모집을 열면 금방 마감되는데, 모객은 어떤 채널로 하나요?

인사이트서클은 위픽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라서 가장 중요한 모객 채널도 위픽레터예요. 뉴스레터에서 행사를 소개하고, 행사만 다룬 단독 이메일도 보냅니다. 위픽 SNS와 기존 고객, 에디터 네트워크도 활용해요. 특히 위픽의 고객과 에디터분들은 일반 오픈 전에 미리 초청드리고자 해요.

외부에서는 이벤터스에 행사를 등록하고, 오픈애즈와 뉴닉, EO플래닛 같은 플랫폼과 B2B 마케팅 커뮤니티에도 공유했어요. 정리하자면 이메일과 SNS, 커뮤니티로 알리고, 유료 광고는 별도로 집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Vol.5는 이슈가 생겨 한 차례 연기되면서 오픈 안내를 다시 드리기도 했는데요. 이메일은 총 9회 보냈고, 2차 오픈 기준으로 180명 정도가 신청해 주셨어요. 참석 확정자에게 보낸 이메일의 오픈율은 54~59% 정도였습니다.

매번 감사하게도 조기 마감이 되는 편인데, 이미 위픽레터로 관계를 맺어오신 분들이 대상이라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한 번 공지하고 기다리기보다는 관심 있을 만한 분들께 여러 채널로, 여러 시점에 계속 알려드리고 있어요.

 

Q7. 노쇼는 어떻게 관리하나요?

너무 당연하게도, 신청한 분이 모두 오시지는 않아요. 날씨나 시간대, 요일, 행사장 위치, 프로그램 구성도 참석에 영향을 주거든요. 그날 다른 큰 행사나 이벤트와 겹치지 않는지도 일정을 정할 때 꼭 확인해야 하는 요소인데요.

그래서 노쇼는 없을 수 없다고 보고, 이전 회차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리 반영해요. 저희는 노쇼율을 15% 정도로 예상하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20~25%까지 염두에 두고 운영 기준을 잡습니다. 그만큼 정원보다 조금 더 많은 분께 참석 확정을 드리고요.

오프라인 행사 노쇼율 참고

행사 전에는 이메일과 문자로 리마인드를 보내고, D-7에는 참석이 어려워졌다면 취소 처리를 부탁드린다는 안내도 보내요. 이전 회차에서도 이벤터스의 보증금 기능을 유용하게 썼는데, 이번 Vol.5에서도 역시 활용했어요.

처음 여는 행사라 참고할 데이터가 없다면, 비슷한 규모와 성격의 다른 행사는 노쇼가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먼저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노쇼를 미리 예상하고 운영에 반영해 두면 당일 F&B나 좌석 때문에 당황할 일이 줄어듭니다.

 

Q8. 스피커는 어떤 기준으로 선발하나요?

회사나 직급 같은 정량적인 기준으로 나누려면 나눌 수도 있어요. 당연히 내부에서 운영하는 기준도 있고요. 다만 그것만으로 고르면 인사이트서클의 취지와는 맞지 않게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팀장이나 대표가 아니더라도, 학생이더라도 마케팅에 대해 나누고 싶은 인사이트가 있다면 누구든지 '마케터'로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게 인사이트서클이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신청이 들어오면 팀 안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주제인지, 리스너분들께 어떤 인사이트가 될지 함께 고민합니다.

 

Part 02. 행사가 끝난 뒤

Q1. 참석하신 분들과는 이후 어떻게 관계를 이어가나요?

인사이트서클은 처음부터 세일즈를 목적으로 만든 행사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회차가 쌓이면서 참가자 중에 위픽의 서비스와 밀접한 분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고, 지금은 행사 이후 데이터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Vol.5에서는 참가자를 직책과 회사 도메인, 인사이트서클 참여 횟수, 위픽과 맺어온 관계 등으로 분류했어요. 이 정보를 회사에서 관리하던 세일즈 데이터와 함께 보고, 실제 니즈가 있어 보이면 관련 팀이 다음 접점을 만들기도 합니다. 행사 당일에는 프론트에 계신 구성원분들께 미리 확인한 분이 오시면 알려달라고 부탁드려서, 꼭 인사를 드리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하고 있어요.

다만 행사에 왔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영업 메시지를 보내지는 않아요. 참가자분들은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경험하러 오셨는데, 갑자기 영업 대상으로만 대하면 행사에서 쌓은 신뢰가 깨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행사에서 만들어진 관계의 맥락을 지키면서 다음 접점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우선순위를 정할 때도 맥락을 먼저 봐요. 명함만 받은 분과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구체적인 니즈를 확인한 분은 다르니까요. 어떤 대화를 했는지, 어떤 문제를 이야기했는지를 함께 남겨두려고 합니다.

행사 리드 활용법

결국 직책이나 회사 규모만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기보다 '이 분이 지금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고, 우리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를 보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Q2. 행사 성과는 어떻게 측정하고 보고하나요?

기본적으로는 신청자 수와 스피커 신청 수, 노쇼율을 봐요. 다만 B2B 행사라면 100명이 왔다는 것만큼 어떤 100명이 왔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브랜드와 얼마나 가까운 분들이 오셨는지, 예전에 오셨던 분이 다시 찾아오셨는지도 같이 확인합니다.

다시 찾아오는 분이 많다는 건 행사가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커뮤니티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몇 명이 왔는가?'와 함께 '누가 왔고, 다시 오는가?'까지 봅니다. 실제로 Vol.5에는 다시 참여한 리스너가 22명이었고, 지금까지 2회 이상 참여한 분은 57명이에요. 리스너로 오셨다가 스피커로 무대에 선 분도 3명 계시고요.

사후 만족도 조사도 해요. Vol.5 만족도는 4.89점이었고, 추천 의향과 다음 회차 참석 의향도 응답자 기준 100%였어요. 다음 회차에는 더 많은 분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응답률을 높이고, 리스너분들뿐 아니라 스피커분들과 내부 구성원분들의 평가도 함께 받아보려고 해요.

숫자로 바로 잡히지 않는 성과도 있어요. 상대가 우리 브랜드를 이미 알고 있으면 관계를 시작할 때 신뢰의 허들이 낮아지고, 행사에서 시작된 관계가 제휴나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지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ROI도 행사 비용과 직후 매출만으로 보지 않으려고 해요. 리드의 적극성이나 참여도에 따라 가치를 다르게 매기거나, 평소 마케팅으로 리드 한 명을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과 비교해 유효 리드의 가치를 환산해 볼 수 있어요. 이후 상담과 제안, 계약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도 추적하고요. 결국 인사이트서클은 단기 매출과 장기적으로 쌓이는 브랜드와 관계를 함께 봐야 하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art 03. BES 2026에 다녀와서

Q1. BES 2026, 참가자로 가보니 어떠셨나요?

BES 2026(Business Event Summit)은 이벤터스가 기업 행사 담당자를 위해 연 컨퍼런스예요. 이벤터스는 인사이트서클을 열 때도 늘 쓰는 플랫폼이고, 안영학 대표님이 Vol.5 무대에서 발표도 해주셨기 때문에 이벤터스가 직접 여는 행사는 어떨지 궁금했어요. 타임테이블을 보니 '우리 행사는 잘하고 있을까?', '다른 곳은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까?' 같은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요.

가보니 세션만큼 운영 디테일이 눈에 들어왔어요. QR로 바로 끝나는 입장, 계단식이라 어느 자리에서든 무대가 잘 보이던 좌석, 네트워킹 때 의자를 뒤로 밀어 넓게 쓴 공간까지요.

디테일은 신경 쓰려고 하면 끝이 없어요. 그래서 인사이트서클도 작은 것까지 챙기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Vol.5 때는 재훈 리드님이 비행기에서 나오는 와인컵 같은 걸 떠올려 주셔서, 비슷한 컵을 찾아 직접 구매하기도 했어요. 이런 작은 준비가 참가자분들께도 닿았는지, 행사가 끝나고 후기를 보니 준비했던 치즈케이크 이야기가 유독 많더라고요. 그날 준비한 것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보였는지는 「좋은 행사는 혼자 완성되지 않습니다 : 무대를 채운 스피커와 파트너, 리스너」에 담아두었어요.

 

Q2. 가장 인상 깊었던 세션은 무엇이었나요?

코엑스 김태은 파트장님의 세션이었어요. 전시에 나간다고 하면 저부터도 우리 타깃과 맞는 업종의 행사부터 찾았거든요. 그런데 세션에서 소개된 사례들은 정반대였어요.

불교박람회에 참가한 때밀이 브랜드는 '번뇌 싹싹'이라는 굿즈로 주목받았고, 수많은 IT 기업이 모인 월드IT쇼에서는 ESG 기업이 오히려 더 눈에 띄었다고 해요. 업종만 보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자리였는데도요.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너무 우리 산업군만 보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요한 건 그 행사에 어떤 업종이 모이느냐보다, 그곳에 어떤 사람들이 오고 그분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였던 거죠. 그렇게 보면 우리와 잘 맞는 고객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 있을 수도 있고요.

물론 그런 자리를 알아보려면 우리 타깃과 제품을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해요. 익숙하지 않은 업종과 방식에도 열려 있어야 하고요. 예상하지 못한 성과도 결국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볼 때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Q3. BES 이후 업무에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어디까지를 행사로 봐야 하는가에 대한 관점이에요. 처음 운영할 때는 참가자를 모으고, 스피커를 모시고, 당일을 잘 치르는 데 집중했어요. 지금은 행사 이후에 어떻게 팔로업할지, 우리 회사는 어떤 목적으로 행사를 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많이 묻게 됐습니다.

BES에 참여했던 때가 마침 인사이트서클을 마치고 내부 결과 보고서를 쓰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세션에서 들은 내용을 바로 보고서에 녹여봤습니다. 리드 가치를 어떻게 환산할지 수치로 정리해 보고, AI로 참가자를 직무별로 나눠 우선순위를 매기는 시도도 해봤어요. 반복 참여도 앞으로 계속 확인할 지표로 두고 있습니다.

 

Part 04. AI 시대, 우리가 여전히 모이는 이유

Q1.AI 시대에 행사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즘은 모든 게 효율과 최적화에 맞춰져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어쩌면 그런 흐름에서 오는 권태감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인지 굳이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고 수고로움을 감수하는 경험에 오히려 더 큰 가치가 생긴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검증된 지식과 정보를 얻으려면 직접 발로 뛰어 행사에 가고 사람을 만나야 했어요. 지금은 AI나 인터넷으로 기본적인 정보나 배우고 싶은 내용을 충분히 얻을 수 있죠. 그런데도 오프라인 행사는 계속 주목받고, 여러 기업이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려고 해요.

저는 그 이유가 온라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설명하기 어렵고 효율화할 수 없는 무언가에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같은 거요.

같은 말이라도 온라인에서 할 때와 오프라인에서 할 때는 다르게 전해져요. 블로그에 쓰는 글과 X(트위터)에 쓰는 글이 다르듯,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나누는 대화도 다르다고 느껴져요.

누군가는 시간을 내서 행사장까지 오고, 저희는 그분들을 맞이하려고 공간을 빌리고 프로그램을 짭니다. 현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분을 만나고, 그 만남이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완벽하게 최적화된 행사가 아니어도, 조금은 엉성하지만 현장감 있는 순간이 더 오래 남는 이유 아닐까요?

사람은 완벽하게 효율화될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모든 것이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질수록, 사람이 시간을 내서 만나고 대화하는 경험은 더 귀해진다고 생각해요.

 

Q2. 마케팅에서는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정말 많이 쓰고 있어요. 반복되는 정리 업무나 긴 문서 요약, 자료 분류는 물론이고, PPT와 문구 초안을 만들 때도 써요. 원래 제 전문 영역이 아니었던 개발과 코딩도 AI의 도움을 받아 시도하고 있고요. 위픽에서는 '위픽 시프트'라는 이름으로 구성원마다 AI를 어떻게 쓰는지 공유하는 자리도 있어요.

가장 크게 느껴지는 변화는, 예전에는 '이건 내 능력으로는 못 하는 일',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이제는 바로 해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에요. "내가 이걸 만들 수 있을까?"보다 "내가 무엇을 만들고 싶은가?"를 먼저 고민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래서 오히려 더 중요해진 건 기획과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다녀온 다른 컨퍼런스에서도 공통으로 들은 말이 있는데요. AI는 정답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확률적으로 정답에 가까워 보이는 답을 내놓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답이 아닐 수도 있고, 모호하거나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죠. 저도 많이 공감했어요.

실제로 A와 B 중 무엇이 좋은지 물으면 AI는 A를 논리적으로 추천해요. 그런데 A의 문제를 이야기하면 B가 맞다고 하고, 다시 B의 문제를 이야기하면 답이 또 바뀌기도 합니다. 그래서 AI의 답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내가 어떤 결과를 원하는지, 무엇을 기준으로 고를지를 먼저 가지고 있어야 해요. 결국 판단하고 결정하는 건 사람이니까요. AI 시대에도 실행 능력만큼 기획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3. 최근 행사들은 예전과 무엇이 달라졌나요?

운영 방식부터 달라지고 있어요. 행사 신청 페이지나 소개 콘텐츠, 참가자 안내, 스피커 소개를 만들 때도 AI를 쓸 수 있게 됐고, 운영자 입장에서는 예전보다 적은 리소스로 여러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 수 있습니다. 스피커분들의 발표 자료도 AI를 활용해 만드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짧은 시간 안에 내용을 정리하고 시각화하는 데 AI가 큰 도움이 되니까요.

그런데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은 효율화되는 반면, 최근 제가 다녀온 행사들을 보면 네트워킹의 비중은 오히려 커지고 있었어요. 별도의 네트워킹 시간을 두거나 본 행사 뒤에 네트워킹 파티를 여는 행사도 많았습니다. 좋은 정보는 이제 온라인이나 AI로도 충분히 얻을 수 있으니, 오프라인에서는 "누구를 만날 수 있는가?", "그 자리에 있어야만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인가?"가 더 중요해지는 거죠.

인사이트서클도 앞으로는 참가 목적을 미리 확인하거나 운영진이 참가자 사이 연결을 돕는 식으로, 의도적으로 사람을 연결하는 방법을 더 고민하고 있어요.

 


행사는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준비해야 할까요? 직접 해보니 답은 '행사가 끝난 뒤까지'였어요. 다음 인사이트서클에서는 어떤 분들이 다시 찾아오시는지, 처음 만난 분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행사에서 시작된 관계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조금 더 잘 기록해보고 싶어요.

팟캐스트에서 나눈 이야기, 영상으로 들어보세요! → AI 시대에 굳이 오프라인에서 고생을? 행사 만드는 마케터들의 리얼 토크 | 행사 뒤풀이 EP.1

 

위픽 인사이트서클이 더 궁금하다면?

행사를 준비한 사람들과 그날 무대의 기록을 함께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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