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5/3주차] ▶️TXT의 육아일기 | 🎵마유무라 치아키
‘TXT의 육아일기’ (Wavve)
오민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Waave의 단독 예능 ‘TXT의 육아일기’에 적용한다면,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멤버가 필요하다. 아이를 안는 법부터 기저귀를 가는 법, 옷을 갈아입히고 재우는 법까지 육아의 모든 것이 서툰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아직 말도 하지 못하는 14개월 남자아이 유준이. 첫 육아가 실패의 연속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지금까지의 이성과 이론만으로는 아이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준이는 첫 만남부터 쉼 없이 뛰어다니고, 자야 할 시간에도 좀처럼 잠들지 않는다. 멤버들이 열심히 준비한 모래놀이에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칭얼거리며 불편함을 표현하지만 무엇이 불편한지는 말하지 못한다. 왜 우는지 알 수 없으니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14개월 아이 한 명을 돌보기 위해서는 성인 남자 다섯 명도 부족하다. 멤버들은 유준이를 돌보느라 앉을 틈도 없이 허겁지겁 밥을 먹고, 바닥에 아무렇게나 누워 쪽잠을 잔다. 하지만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도 멤버들은 조금씩 능숙해진다. 첫 만남 당시 아동복 상의의 앞뒤조차 구분하지 못했던 멤버들은 이제 유준이가 울음을 터뜨리기 전에 자연스럽게 역할을 나눠 빠르게 옷을 갈아입힌다. 아이의 울음을 두려워했던 처음과 달리 이제는 왜 우는지는 몰라도 “울 만큼 울면 괜찮아지겠지.”라며 유준이를 이해한다.
“그냥 울고 싶었던 거야. 우리가 익숙해져야 돼.” 수빈의 말처럼 ‘TXT의 육아일기’는 모든 것을 능숙하게 해내는 8년 차 아이돌이지만 육아만은 서툰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아직 세상의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툰 14개월 아이 유준이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그렇게 ‘TXT의 육아일기’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멤버가 서툴지만 함께 부딪히고, 배우며 하루를 채워가는 기록이 된다.
마유무라 치아키(眉村ちあき) - ‘渋谷ふりーふぉーる(AMPLAND PLAN)’
황선업(대중음악 평론가): “웃긴 사람인 줄 알았더니, 진짜였다.” 마유무라 치아키는 항상 이 한마디가 따라다니던 아티스트였다. 관객의 이름이나 사연을 즉석에서 곡으로 만들어버리는 일명 ‘즉흥송’ 그리고 롤러코스터처럼 출렁이는 감정선 탓에 “정신이 휘말린다.”는 평까지 따라붙는 라이브. 빨리 성공해서 바이럴 목적의 SNS 같은 건 그만두고 싶다고 토로하는, 무대 위 환상과 산업적 현실 사이를 거리낌없이 넘나드는 캐릭터성까지. 특이한 아티스트상으로 소비되는 그이지만, 그 소동의 뒤편에는 대부분의 곡 작업 전반을 손수 운용하는 DIY형 뮤지션의 내공이 자리한다. 다양한 곡 스타일을 자기 것으로 체화하는 명확한 아이덴티티와 퍼포머로서 높은 평가를 받는 보컬 역량은 “왜 마유무라 치아키가 아직 안 터진 거야?”라는 평가의 근거가 된다. 단지, 정제된 모습과 치밀한 전략이 표준이 된 시대를, 상대적으로 필터링되지 않은 듯한 그의 솔직함이 다소 비껴가고 있었을 뿐이다.
2024년 성대 낭종 수술과 회복기를 거치는 와중에 선보인 7집 ‘うふふ’는 한 단계 더 시야를 확장한, ‘자신만의 팝 공식’을 다듬는 기간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제대로 된 승부수를 던진다. 인터뷰를 인용하자면 “이 앨범으로도 안 팔리면 대체 언제 팔리겠냐?”는 마음으로 작업한 신보는, 얽매임 없이 자신의 가치관 안팎을 오가며 더 많은 이들을 포용하려 한 전력투구의 결과물이다. 헤이세이 시대의 무드가 자연스레 묻어나는 신스팝 ‘渋谷ふりーふぉーる’, K-팝 보이그룹 멤버 솔로 활동용 곡 공모를 위해 쓴 결과 남성 화자의 시점이 된 가사가 ‘자신다움’을 갱신하는 ‘EVERY DAY(Japanese ver.)’, 스트링 세션을 동반한 차분한 곡조에 자신의 표현력을 풍성히 담아내고자 한 ‘消えない’ 등 톱스타가 되겠다는 열망을 한층 단단해진 음악적 밀도로 풀어내고 있다.
2년 연속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에 출연해 좋은 반응을 얻으며 스스로 그 가능성을 증명한 ‘아직 완전히 터지지 않은 천재형 아티스트’의 미완결 서사. ‘NHK 홍백가합전’을 향한 솔직한 야심을 농담처럼 흘리면서도 퀄리티 높은 결과물로 그 우스갯소리 속 진정성을 증명해온 그이기에, 조금은 해피엔딩을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비로소 얻게된 ‘왕관의 무게’에 부담을 느끼며 투덜대는 ‘넥스트 스텝’의 마유무라 치아키를 기다려본다.

멕 메이슨 - ‘슬픔과 기쁨’
김복숭(작가): 막 마흔이 된 마사. 그는 이미 알고 있다. 삶이 조각조각 파편처럼 흩어지는 듯한 감각. 그 과정이 시작되었다는 사실. 다만 이 내리막에서 멈출 힘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마사의 자기중심적인 태도와 신랄한 말들 앞에서, 그의 삶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둘 그에게서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심지어 남편마저도 그렇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누군가의 지지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마사는 스스로 주변을 밀어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10대 시절부터 반복되어온 문제임에도 오랜 시간을 지켜본 의사들조차 마사의 성격을 명확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매번 다시 힘겨운 가족에게로 돌아가는 마사의 정신 상태처럼, 이야기 또한 서서히 무너져 내린다.
멕 메이슨의 ‘슬픔과 기쁨’은 독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소설 같다. 만약 당신이 마사의 친구나 가족이라면, 끝까지 그의 편에 설 수 있을까? 아니면 짜증이 머리 끝까지 차올라 결국 등을 돌리고 말까? 혹은 이 책 속 다른 인물들처럼, 어떻게든 돕고자 하는 마음과 더는 손쓸 수 없다는 체념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게 될까.
이야기는 마사의 정신적 문제에 어떤 명확한 이름도 의도적으로 붙이지 않은 채, 그 상태를 조심스럽게 따라가며 관찰한다. 누군가는 말한다. 우울은 전염되고, 웃음은 가장 좋은 약이라고. 독자는 마사의 냉소적인 유머를 끝내 사랑하게 될 수도 있고, 그 결말을 지나치게도 타당하다고 받아들이게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책을 덮는 순간 독자는 이야기 속 그 누구보다도 먼저 자기 자신의 태도를 또렷이 자각하는 또 하나의 인물이 된다.
![[2026/5/3주차] ▶️TXT의 육아일기 | 🎵마유무라 치아키](https://d2phebdq64jyfk.cloudfront.net/media/article/b64ac9edb5b8469ba970fda7b61cc04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