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얘기냐고요? 말 그대로 우리는 오늘도 꽁초를 먹었을지도 몰라요. 내가 조금 전 마신 물, 아침 식사로 먹은 음식에 담배꽁초가 있었을지도 모르거든요. 무슨 이야기인지 같이 살펴봐요.

길거리 쓰레기 1위는 담배꽁초

길에서 쓰레기 주워본 사람 손🙋 갑자기 웬 쓰레기 줍기냐고요? 우리가 먹은 꽁초가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알아봐야 하거든요. 쓰레기 줍기 해 본 사람은 알 거예요. 길에서 가장 많이 줍는 쓰레기가 담배꽁초라는걸요. 어쩌다 담배꽁초는 길거리에 가장 많이 버려지게 되었을까요?

• 배출/수거 시스템❌: 일반적으로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는 분리배출하고, 일반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죠. 우리가 쓰레기를 배출할 곳이 있고, 나라에서는 그 쓰레기를 수거해서 처리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담배꽁초 쓰레기는 버릴 곳도 처리할 곳도 마땅히 없어요. 못 믿겠다고요? 슬프지만 사실이에요🥲. 길 가다가 쓰레기통 보신 분?

• 세금 내도 눈치 보여😢: 아마 흡연자라면 알 거예요. 나라에서 정당하게 세금 부과해서 판매하는 제품(담배)을 내 돈 주고 구입했는데, 소비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요. 당연히 길거리에서 흡연하게 되고, 쓰레기를 버릴 쓰레기통도 찾기 쉽지 않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4년 우리나라 전국민 흡연율은 17.7%에요. 모든 흡연인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만약 9백만이 넘는 흡연인이 담배꽁초를 길에 버린다면..?

담배꽁초 필터=플라스틱

담배꽁초 필터가 종이나 솜이라고 생각하셨나요? 사실 담배꽁초 속 필터에는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라는 플라스틱 성분이 있어요. 미국 환경단체 CBPP(Cigarette Butt Pollution Project)에 따르면 전 세계 담배의 90% 이상이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 필터를 써요.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건 상식! 그런데 담배꽁초 필터에 플라스틱이 있다는 이야기 들어본 적 있나요? 유럽연합(EU)은 이미 2019년 5월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에 담배를 포함시켰어요.

담배꽁초 그 끝은 우리

길거리에 버려진 담배꽁초는 빗물받이와 하수구로 유입되고, 강과 바다로 흘러들어가요. 그 과정에서 담배꽁초 속 플라스틱 필터는 물살과 햇빛에 의해 5mm 이하의 미세 플라스틱으로 쪼개져요. 결국 어류나 조개류가 삼킨 담배꽁초 속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 식탁으로 올라올 수밖에 없어요. 만약 채식과 비건식을 한다고 해도 피할 수 없어요. 대부분 소금으로 간한 음식을 먹고, 물도 마셔야 하니까요. 2019년 캐나다 빅토리아대학교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연간 평균 7만 4천 개에서 12만 1천 개에 달하는 미세 플라스틱을 들이마시거나 먹고, 마시는 형태로 섭취한다고 해요.

매주 신용카드 1장 분량의 미세 플라스틱을 먹는 우리. 오늘 우리는 얼마나 많은 꽁초 속 플라스틱을 먹은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