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르메트르: 늦은 시작, 끝나지 않은 도전

피에르 르메트르: 늦은 시작, 끝나지 않은 도전

작성자 말로

미스터리 책장

피에르 르메트르: 늦은 시작, 끝나지 않은 도전

말로
말로
@user_usj73co68g
읽음 361
이 뉴니커를 응원하고 싶다면?
앱에서 응원 카드 보내기

✍️ 늦깎이 작가, 문학의 거장이 되다

55세.
흔히들 인생의 전환점이 지나갔다고 여겨지는 나이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새로운 출발선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프랑스 작가는 그 나이에 문학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의 첫 작품은 “본격문학 이상의 품격을 갖춘 보기 드문 장르소설”, “프루스트, 도스토옙스키, 발자크의 문체를 느낄 수 있는 수작”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단숨에 추리소설의 거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선언했습니다.

"나이가 허락한다면, 프레스코화나 가식적인 단어가 아니라 1980년대나 1990년대의 20세기 사진 같은 것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의 이 말처럼, 그는 추리소설에서 역사소설로 전환하며 새로운 문학적 대장정을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장르 문학을 넘어서 현대 프랑스 문학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그의 여정, 함께 따라가 보시죠.

그의 이름은 피에르 르메트르(Pierre Lemaitre)입니다. 📖


🏃 55세의 데뷔, 그리고 열정의 시작

피에르 르메트르는 1951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젊은 시절 문학을 사랑하며 교육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살아갔지만, 그는 늘 작가라는 꿈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삶의 무게로 그 꿈은 한동안 미뤄졌지만, 55세가 되어서야 그는 첫 소설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그 작품이 바로 『세밀한 작업』 (Travail Soigné)입니다. 국내에서는 『이렌』으로 번역 출간되었죠.

『세밀한 작업』은 무려 22개의 출판사에서 거절당했지만 결국 세상에 나왔고, 코냑페스티벌 신인상을 수상하며 피에르 르메트르의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는 이 시기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삶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려면 50년은 필요합니다. 제가 작가로 데뷔한 건 늦은 일이 아니었어요."


🕵️‍♂️ 장르 문학의 거장, 추리소설로 일어나다

[베르호벤 3부작]

카미유 베르호벤 형사는 145cm의 단신에 날카로운 지성과 예술적 감각을 지닌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그의 인간적 매력과 복잡한 심리는 르메트르의 창작 세계를 잘 보여줍니다.

  • 『이렌』

    • 줄거리: 살인범이 고전 범죄소설을 모방한 살인을 저지르고, 형사 카미유 베르호벤이 사건을 추적합니다. 사건은 그의 개인적 삶과 비극적으로 얽히게 되죠.

    • 특징: 데뷔작으로 "본격문학 이상의 품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코냑페스티벌 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 『알렉스』

    • 줄거리: 알렉스라는 여성이 납치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사건의 반전이 거듭되며 강렬한 서스펜스를 선사합니다.

    • 특징: CWA 인터내셔널 대거상 수상작으로, 추리소설의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

  • 『카미유』

    • 줄거리: 보석상 강도 사건과 살인 사건 속에서, 형사 카미유는 복수와 정의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 특징: 시리즈를 감정적으로 완성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독립 추리소설]

  • 『웨딩드레스』: 기억 상실과 연쇄살인을 다룬 심리 스릴러.

  • 『실업자』: 사회적 부조리를 탐구하며 현대인의 고독과 절망을 그린 사회파 스릴러.

르메트르의 추리소설은 단순히 사건 해결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문제와 인간 본성을 깊이 탐구하며 문학적 깊이를 인정받았습니다.


역사소설로의 도전, 새로운 장르의 정복

르메트르는 추리소설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역사소설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재앙의 아이들 (Les Enfants du désastre) 3부작]

  • 『오르부아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작품. 전쟁의 참혹함과 사회의 부조리를 담아, 2013년 공쿠르상을 수상했습니다.

  • 『화재의 색』: 경제 대공황 시기의 혼란과 인간 욕망의 충돌을 다룹니다.

  • 『우리 슬픔의 거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의 혼란 속 개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대서사시.

재앙의 아이들 3부작

[영광의 세월 (Les Années Glorieuses) 4부작]

  • 『대단한 세상』: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의 경제 부흥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

  • 『침묵과 분노』 (Le Silence et la Colère): 현재 프랑스에서 출간된 상태입니다. 내년에는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겠죠?

영광의 세월 첫번째 작품 - 대단한 세상
영광의 세월 두번째 작품 - 침묵과 분노 (프랑스)

르메트르는 현대 프랑스 사회와 유사한 역사적 전환기에 초점을 맞추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깊은 통찰을 제시합니다.


📖 대표작 『오르부아르』

『오르부아르』는 피에르 르메트르의 대표작으로, 제1차 세계대전 이후를 배경으로 전쟁의 참혹함과 사회적 모순을 조명합니다.

개인적으로 꼭 읽어 보시길 추천합니다.

  • 줄거리:
    두 병사 알베르와 에두아르가 전쟁에서 살아남아 귀환하지만, 사회적 냉대와 빈곤 속에서 전사자 기념비 사기극을 벌입니다.

  • 특징:
    단순히 전쟁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존엄성과 생존 본능을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 영화화:
    제39회 세자르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습니다.


🌟 피에르 르메트르의 작품 세계

1. 시각적이고 생동감 있는 문체:
르메트르는 매우 시각적인 문체를 구사하며, 독자들이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생생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게 합니다.

2. 역사와 현대의 연결:
그의 작품은 과거의 역사적 사건을 다루면서도 현대 사회와의 연관성을 강조합니다. 특히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대와 현대 프랑스 사회 사이의 유사성을 부각시킵니다.

3. 인물 중심의 서사:
르메트르는 사건보다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의 작품은 인물들의 심리와 갈등을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4. 사회 비판적 메시지:
그의 소설은 전쟁의 비극, 사회적 부조리, 국가의 음험한 행위 등을 다루며 독자들에게 깊은 생각거리를 제공합니다.

5. 장르의 융합:
르메트르의 작품은 추리소설, 역사소설, 사회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특성을 결합하여 독특한 혼종소설의 형태를 보여줍니다.


🪽 맺음말: 끝나지 않은 여정

73세의 나이에도 '영광의 세월'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르메트르.
그의 문학적 여정은 우리에게 진정한 열정이 무엇인지, 예술가로서의 책임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꿈을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습니다.

"작가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이야기를 각자의 방식으로 얘기하는 것입니다."
라는 그의 말처럼, 르메트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인간과 역사, 그리고 사회를 이야기하며 현대 프랑스 문학의 새로운 장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