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작성자 방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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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전 가끔 기분이 가라앉거나 불안해질 때 철학 책을 읽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철학이라면 질색했었는데, 벌써 n권째 펼치는 철학 책이네요.
감성적인 에세이, 잔잔한 시집으로 마음의 평온함과 위로를 얻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저는 종종 철학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수십 년 전 사람도, 길게는 몇백 년 전 사람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곤 했었다는 사실을 알면 불안했던 마음도 조금은 나아집니다.
아마도 제겐 사람들의 오랜 사유 끝에 내려진 나름대로의 결론과, 그 속에서 엿볼 수 있는 삶에 대한 통찰이 위로가 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최근에 읽었던 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한 챕터를 소개해 보려 합니다.
이 글을 읽고 나니, 어느 순간 약한 마음은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항상 도전 앞에 주저하던 제게 큰 용기를 주는 글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이자, 퍼스널 컴퓨터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앨런 케이(Alan Kay)’의 가치관을 다룹니다. 관련된 사진을 하나 보여드릴게요.
이 사진은, 앨런 케이가 1972년에 저술한 논문 <모든 연령대 어린이들을 위한 컴퓨터>에서 ‘다이나북(DynaBook)’이라는 물건을 설명하기 위해 붙인 그림입니다. 그림에서의 ‘다이나북’은, 바로 요즘 사람들의 필수템이라 할 수 있는 ‘태블릿’입니다. 마치 미래를 예측한 것처럼 50년도 더 전에 지금의 태블릿을 생각해내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하지만 앨런 케이도, 이 책의 저자도 그가 ‘미래를 예측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당연합니다. 미래를 예측해서 이 그림을 그린 게 아니니까요. 그저 ‘이런 것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표현했을 뿐입니다. 단지 조금 특별한 점은 해당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했고, 궁극적으로는 ‘실현’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예측과 실현의 역전입니다.
저자는 지금 우리 앞에 존재하는 세계도, 또 그 안의 ‘나’라는 존재도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세상도, 나도 과거의 수많은 선택들이 만든 축적의 결과라고요. 이제껏 그래왔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미래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것입니다.
이 글을 읽기 불과 며칠 전까지도, 전 가능성을 항상 재고 따지는 사람이었습니다. 공부를 할 때처럼, 동아리 활동을 할 때처럼 아주 일상적인 순간에서조차 스스로의 능력을 의심했습니다. 거창한 미래에 대한 의문이 아니더라도, 단순히 ‘선택’해야 하는 모든 순간마다요. ‘어려워 보이는데…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알게 됐습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누군가에게 질문하며 ‘예측’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고민하며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을요. 답은 정말 간단합니다. ‘공부를 잘 하는 나’가 되고 싶다면,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되고, ‘다음 주 동아리 활동에서 발표를 잘하는 나’가 되고 싶다면 이번 주에 연습을 많이 하면 됩니다. 이 간단하지만 자명한 사실을 우리는 종종 망각하고 살아갑니다. 어쩌면 우리에겐 용기가 필요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시금 앨런 케이의 말을 곱씹어 봅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미래는 예측하기보다 오히려 비전으로 생각하며 그려내야 한다는 앨런 케이의 시각은, 팍팍한 사회 속에서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금은 낙관적으로 살아갈 용기를 주는 사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미래에는 어떻게 될까요?’, ‘제가 할 수 있을까요?’처럼 정확한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은 이제 그만 덮어두고, 본인이 어떤 미래를 만들고 싶은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그 과정에서 각자의 최선의 답을 찾아 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미래는 우리가 만들어 나가는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