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위하는 마음

18. 위하는 마음

작성자 은진송

사유서를 쓰시오

18. 위하는 마음

은진송
은진송
@user_mg8ux4d2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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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16 발송된 레터입니다.

❐ 12월 초의 사유서: 위하는 마음
https://seeds.stibee.com/p/29/


•힘을 어떻게 쓸지 선택해야 해•

아키라 (1991) | 오토모 가츠히로 

"만약 뭔가 잘못돼서 문서가 흐트러져 아메바 같은 것이 인간 같은 힘을 갖는다면, 인간처럼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기 주변의 먹이를 먹어 치우는 것뿐이라면······." - 케이

⎯ 재개봉한 영화 <아키라>를 봤습니다. 실은 십여 년 전에 봤었는데 오토바이 폭주 장면만 기억에 남아 있었어요. 다시 보니 영화엔 전쟁, 계엄령, 사리사욕을 챙기는 권력자들, 선동과 거짓말, 쿠데타, 혼란스러운 사회 분위기, 언론 통제, 다치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아키라의 힘은 누구에게나 존재해. 그 힘이 깨어났을 때 준비가 돼 있지 않더라도 그 사람은 어떻게 쓸지 선택해야 해." - 케이의 몸을 빌린 키요코

⎯ '테츠오'(사진 속 망토를 두른 인물)는 우연히 초능력 실험체 26호 타카시와 충돌해 초인적인 힘을 각성하게 돼요. 그는 유약한 자신을 어렸을 때부터 챙긴 카네다에게 열등감이 있어, "나한테 명령하지 마! 왜 매번 나를 구하러 오는 거야."라며 자기를 위하는 카네다의 마음을 바르게 받아들이지 못해요.

    테츠오는 갑작스레 얻게 된 전능한 힘에 도취해 거슬리거나 수틀리면 죽이고 파괴하는 행보를 보입니다. 그는 오로지 자기과시를 위해 힘을 씁니다. 그러는 동안 세상은 대혼란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반면 영화 속 다른 초능력자들은 세상을 생각합니다. 새로운 동료인 테츠오를 생각하고 아키라를 생각하고 카네다를 생각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내 성공과 닿아있는 타인의 행복•

<그릿> | 안젤라 더크워스, 김미정(역) | 비즈니스북스

책 종이 가위 (2023) | 히로세 나나코

"'코사에루(차리다)'라는 단어를 후기에 썼는데 (...) 할머니가 썼던 말이야. 난 '차리다'란 말 자체가 디자인이라고 생각해. '코시라에루'야말로 디자인에 가장 걸맞은 일본어야. 설계가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하는 행위니까. 만드는 건 내가 하지만 타인 없이는 성립이 안 돼. 디자인도 타인을 위한 거야." *자막 그대로 옮김.


•각자의 악보와 사이의 소리• 

음대생 악기 값은 얼마일까? [추계예대 관현악과] | 전과자 ep.75 - ootb STUDIO (유튜브)

"합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되는 것이 무엇입니까?" - 이창섭 

 "서로 듣는 거. 각자 자기 악보만 갖고 있거든요, 자기 파트. 그 사이에 있는 다른 소리를 다 들어보면 어디서 내가 서포트해야 하고 어디서 내가 앞으로 나가야 하고 이런 걸 이제 느낄 수 있죠. 세상도 오케스트라처럼 사람들이 잘 살면 아주 조화로운 세상이 돼요." - 박영민 교수

⎯ 우리는 각자에게 주어진 내 삶을 들여다 보며 살아갑니다. 각자 자기의 악보를 보는 연주자처럼. 우리는 들어야 합니다. 누가 어떤 소리를 내는지, 나는 어떤 소리를 내는지. 그리고 느껴야 할 것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 


❍ 생각 더하기

12월에 본 영화

  🎬 아키라 | 오토모 가츠히로 

12월에 읽은 책

  📚 우리를 바꾸는 우리 (정치와 약속 탐구) | 조무원 | 민음사

   ㄴ "정치란 약속이다. (...) 이 책은 약속의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약속으로서의 정치는 동등한 우리를 만들어 가는 일이다."

  📚 한낮의 어둠 (극단주의는 어떻게 사람들을 사로잡는가) | 율리아 에브너, 김하현(역) | 한겨레출판

   ㄴ 열 개 극단주의 집단에 작가가 직접 잠입하여 써낸 논픽션. 오늘날 극단주의 운동이 인터넷과 만날 때 어떠한 역동이 발생하는지, 집단에 소속된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며 왜 어떻게 극단주의 이념에 경도되는지 설명합니다.

시리즈20개의 아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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