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0월 3일 LG 아트센터에서 공연을 했다

1. 10월 3일 LG 아트센터에서 공연을 했다

작성자 바신작

음악으로 세운 나

1. 10월 3일 LG 아트센터에서 공연을 했다

바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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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_k8h2ghsjy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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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자랑스럽다는 사춘기 아들, 여신이라 칭해주는 딸 그리고 말없이 안아주는 남편이 있다.”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4악장 마지막 음의 보잉을 마치고 관객을 바라 보았을 때, 박수소리와 함께 함성이 나왔다.

LG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LG아트센터

관객석은 어두웠지만 가족들이 어디있는지 한번에 찾을 수 있었다.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박수치는 10살 딸, 눈에 띄지는 않지만 마음 깊이 웃고 있을 사춘기 아들, 실수 없이 연주해나가는 내 모습에 안도하며 잠들었다 박수 소리에 깼어났을 남편

연주회를 마친 후, 편지와 꽃다발을 내밀며 엄마가 최고라며 말해주는 아이들과 말없이 안아주는 남편덕분에 너무 행복했다. 가족들의 희생과 도움이 없었다면 이순간은 없었을 것이다.

딸이 써준 편지

그렇다. 나는 LG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세컨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단원이며, 지난 10월 3일 LG 아트센터에서 정기연주회를 가졌다.

10월3일 오전11시즈음의 LG아트센터

한 번의 정기연주회를 위해 10개월 이상의 연습시간이 필요하다. 매주 토요일 3시간 연습을 위해 왕복 2시간을 운전하며 2024년을 보냈다. 바이올린을 전공한 프로 연주자가 아니다보니 시간을 들여 몸에 음을 하나씩 새겨 넣어야 했다.

3년 전까지의 나의 토요일은 다른 워킹맘들과 비슷했다. 늦잠 후, 가벼운 아침식사를 하고 산책, 놀이, 여행, 마트 장보기 등등 소소한 주말 일상을 보냈었다. 하지만 결혼 10년차가 되고 첫째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남편과 교육 문제, 육아 문제로 조금씩 의견차이가 생기기 시작했고, 때마침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로 인해 나는 무너졌다.

나는 극심한 우울감 때문에 눈물 많고 작은 결정도 내릴 수 없는 나약한 '엄마 사람'이 되어있었다.상담을 받아 보았지만 그것은 우리 가족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었을 뿐, 무너져버린 ‘나’를 세우기에는 부족했다.

나를 세워야 하는 것은 결국 내 몫이었다. 이 간단한 것을 깨닫기 전의 나는 무작정 육아 프리 시간을 가지거나 백화점을 배회 했었다. 혹은 남편에게 나의 힘듦과 여러 감정을 쏟아내기도 했었다. 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나를 나답게 세울 수 있는지, 나는 그 답을 찾아야만 했다.

큰 숙제를 안고 일상을 살아가던 어느 날, 베란다 구석에 있는 낡은 바이올린이 눈에 들어왔다.

첫번째 이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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