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에 프랜차이즈 카페는 매출이 오를까?
작성자 부기
커피회사 마케터는 무슨 일을 할까?☕
설날 연휴에 프랜차이즈 카페는 매출이 오를까?


설날 연휴에 프랜차이즈 카페는 매출이 오를까?
설 연휴가 되면 프랜차이즈 카페의 매출은 오를까, 오르지 않을까? 처음 프랜차이즈 커피 회사를 다니는 부기 사원은 너무 궁금했다. 옆에 있는 사수에게 물어보았다.
“저희 이번 연휴에 매출이 좀 오를까요?”
파마머리의 천사 같은 여자 대리님은 생긋 웃으며 말했다.
“부기 님 궁금하시죠? 혹시 지금 매출 1위 매장이 어디인 줄 알아요?”
“강남에 있는 뿅커피 A매장이요.”
“그럼 설에도 강남 뿅커피 A점이 매출이 잘 나올까요?”
강남에 있는 직영 뿅커피는 항상 사람이 북적북적한 인기매장이었다. 당연히 거기가 매출이 잘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유흥가인 코엑스와, 홍대점도 평소 매출이 잘 나오니 연휴에는 더 매출이 잘 나올 것 같았다.
“작년 설 연휴만 매출 한번 조회해볼래요?”
매장별 매출을 조회하고 상위 매장의 매출 순위를 확인해 봤다. 오잉! 의외의 결과였다. 순위권에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매장 이름이 등장했다. 파마 대리님은 씩 웃으며, 순위가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1위.. 뿅커피 만남의 광장 휴게소점, 2위 뿅커피 인천공항점이요, 3위는 뿅커피 부산 해운대점이네요.”
평소에는 매출이 낮은 곳들이, 설 연휴에는 매출이 팍팍 오르고 있었다. 반대로 강남과 홍대의 매출은 떨어지고 있었다.
“이게 바로 상권이에요. 설 연휴에는 고속도로 인구도 많고, 지방에 가는 인구가 많으니 그 매장들의 매출이 오르죠.”
설 연휴 고속도로 인구가 많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생기는 결과였다. 작년 전체 매출을 보니, 설 전주보다 설 주간에 매출이 약간 떨어졌다. 파마 대리님은 자신이 이전에 근무하던 카페 프랜차이즈는 휴게소 매장의 수가 많았기 때문에 설 연휴의 매출이 오히려 높았다고 했다. 또한 지방에 커다란 매장이 있는 경우, 설 연휴에 가족 단위의 방문이 많아서 매출이 오른다고 했다. 때문에 어떤 상권에 위치 하느냐에 따라, 그 브랜드의 매출이 오를지 빠질지도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상권은 좀 더 자세하게 나뉜다고 한다. 주거지역, 오피스 지역, 유흥가, 학원가, 극장가, 샵인샵(백화점 안에 매장이 입점하는 등), 휴게소 등. 때문에 그 상권에 특정 기간 유동인구와 날씨등을 고려해야 한다. 마케터인 우리들은 시기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는 것을 잘 보고 이에 맞춰 프로모션 등을 기획해 보는 것도 좋다고 했다.
휴게소에서 잘 팔리는 메뉴, 프로모션은?
보통 카페에서는 아메리카노가 가장 잘 팔린다. 하지만 휴게소에서는 특별히 벤티 사이즈, 즉 가장 큰 사이즈의 아메리카노가 잘 팔린다. 장기간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잠깐 들러 커피를 사가는 걸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부기 사원은 데일리 뉴스를 클리핑 하다가. 스타벅스에서는 티맵에서 DT매장을 경로로 설정하면 아메리카노를 무료로 사이즈업 해준다는 기사를 보았다. 만약 어차피 길에서 카페를 간다면, 이런 식으로 우리 카페를 오게 하려는 형식으로 프로모션을 하고 있었다. 티맵과 제휴를 했거나 광고를 하기도 하고 말이다. 설에 DT매장에 많이 오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 영리한 제휴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정말 맛있는 메뉴를 만든다고 장사가 무조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상권과 시기에 따른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생각하는 것도 마케터의 일이다.
회사 내의 상권, 바로 '자리', 명당은 어딘가?

"참 부기 사원 매출 걱정하는 거 참 착한데. 슬픈 소식 하나 알려줄게요. 이번 명절 전날 저희 단축 근무 없다네요."
파마 대리님이 갑자기 눈이 축 쳐진 채로 안타까운 소식을 말해줬다. 이전에는 회사에서 구정이나 추석 연휴 전날 단축 근무를 했었다. 조기 퇴근으로 지방에 내려가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거였다.
"헐.. 왜요?"
"월요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 되면서.. 이번에는 연휴가 길어서 조기 퇴근을 안 한다네요."
슬픈 소식에 파마 대리님과 나는 서로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그나저나 아직 공지도 안 떴는데 대리님은 어떻게 아신거지? 생각해 보니 대리님 바로 앞자리가, 경영지원실이다. 그리고 대리님인 경영지원실과 평소 친하게 지냈었지.. 그래서 회사 내 소문을 빨리 아실 수 있었나 보다.
그러고 보면 회사에서도 상권은 아니지만 '자리'가 참 중요하다. 어느 자리에 앉느냐에 따라 각종 회사의 소식을 빨리 알 수 있다. 그리고 탕비실이 가까운 명당자리도 있다. 카페에서 메뉴만 맛있다고 잘 팔리는 건 아니다. 상권도 중요하다. 이처럼 나만 일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귀를 열어 사내 소식을 잘 들어야 한다. 상권을 알 듯 회사도 흐름을 알아야 한다. 물론 자리는 내 맘대로 앉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자리가 좋지 않더라도 궁금한 게 있을 때 어떤 자리의 사람에게 가서 물어봐야 정확한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새해 복 만큼, 새해 돈을 잘 읽으려면 늘 흐름을 잘 읽자고 부기 사원은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