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을 하는 사람도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내가 일생을 걸려 만들어낸 작품이 살아생전 사람들에게 읽히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몇 세대가 지나 내가 만든 작품들이 사람들에게 고전으로 회자되며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 아닌가? 인문학에서 뚜렷한 결과물과 성취를 내는 건 정말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세상을 조금 더 선(善)하게 만들기 위해서 분명 남들이 보이기에 설령 무의미한 일만을 반복하고 있을지라도 그들의 진정성만큼은 그 어떤 누구보다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