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커머스 이야기
트렌드라이트
6달 전•
⚽쿠팡플레이의 EPL 중계권 획득에 숨겨진 의도와 디테일
1. 쿠팡이 다시 한번 놀라운 소식을 전했습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경기의 뉴미디어 중계를 2025-26 시즌부터 무려 6년간 독점하는 계약을 맺은 건데요. 1년 중계료가 700억 원, 총 4,2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이었습니다.
2.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와우 멤버십 요금 인상으로 흉흉했던 민심이 단번에 돌아섰습니다. 특히 축구를 좋아하고 즐겨 보는 남성 고객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는데요. 물론 일각에서는 축구를 보지도 않는데, 요금이 비싸지는 거냐며 비판적인 의견도 다수 있었고, 언론에서도 향후 요금제가 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습니다.
3.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멤버십 요금체계가 혜택에 따라 세분화될 것이라 보진 않습니다. 쿠팡이 쿠팡플레이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는 건, OTT 사업의 개별적인 성장을 바라기보다는, 전체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함이기 때문인데요. 다양한 분야의 혜택을 패키징하여, 현재처럼 1,000만 명 이상, 아니 앞으로는 더 많은 고객이 멤버십에 가입한 상태로 남아있길 유도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야 네이버 플러스 등 경쟁자들과의 격차도 계속 벌리거나 최소한 유지할 수 있고요.
4. 더욱이 이번 중계권 확보 소식으로, '파격적인 혜택 - 고객 확보 - 요금 인상 - 혜택 재투자'라는 쿠팡의 멤버십 운영 공식이 다시 한번 증명되었는데요. 어차피 쇼핑을 자주 하는 핵심 고객이야, 이탈 가능성이 낮고, 이번 투자로 쿠팡 의존도가 낮은 남성 고객들을 다시 한번 붙잡으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인상 직전에 전해진 이츠 무료 배달처럼 향후 범용적인 혜택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고요.
5. 특히 3조 원을 투자하여, 로켓배송 서비스를 전국 지자체 거의 전부로 확대하겠다는 쿠팡의 야망이 실현되면, 이러한 고객의 쿠팡 의존도는 한층 더 높아질 겁니다. 향후 여러모로 쿠팡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건 더욱 어려워질 거고요.
6.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을 견제하기 어려운 이유는 쿠팡이 이러한 거시적인 전략을 잘 짤뿐 아니라, 미시적인 부분에서도 엄청난 디테일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번 중계권 확보 소식에 가장 많이 보였던 반응 중 하나는 드디어 기존 중계권을 가졌던 스포티비에서 벗어날 수 있겠다는 축구 팬들의 환호성이었습니다. 그만큼 스포티비는 민심을 잃고 있었는데요.
7. 반대로 쿠팡은 그동안 수차례의 스포츠 중계에서 압도적인 퀄리티와 기존에 없었던 혁신을 보여주며 스포츠 팬들의 지지를 받아왔습니다. 케이리그의 흥행에도 한몫했다는 평이 이어졌고요. 이렇듯 보여준 실적이 있었기에, 쿠팡의 과감한 행보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고요. 결국 기업의 전략이 성공하려면 큰 틀을 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실행하는 디테일까지 붙어야 된다는 걸 쿠팡은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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