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안성재 셰프의 인상적인 피드백 구조
작성자 Underliner
보고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안성재 셰프의 인상적인 피드백 구조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한 회 볼까, 시작했다가 처음 보는 안성재 셰프(백종원 사업가와 함께 심사위원으로 출연)의 피드백 방법이 인상적이어서 4회를 한 번에 봤다.
맛에 대해 평가하기 전에 요리의 의도와 그게 잘 구현됐는지 묻고 이후에 말을 이어간다. 요리 문외한인 나에게도 그의 피드백이 인상적이었던 건 말의 뜻이 아닌 구조로 들었기 때문이다. 의도를 확인하고, 전문가로서 익힘과 간 등에 대해 인정과 보완점을 짚는. 이 구조는 듣는 이도 수긍하게 되고 또 시청자도 그의 전문성을 권위보다는 전문성 자체로 인식하게 한다.
또 이유 없는 테크닉이나 꾸밈에 대해 냉정한 그의 기준은 내 취향이다. 목적을 구현하려는 것에 집중하고 그 외의 것을 굳이 얹지 않는 것. (의도가 표현되지 않는 걸 왜 하죠)
첫 게임을 쉬고 게임을 시작하는 백수저(이미 명예가 있는 자들)보다는 처음부터 게임에 참여하는 흑수저(앞으로 명예를 얻을 자들)를 응원하고 싶었지만, 본질에 집중하면서도 새로움을 만드는 백수저의 관록에 감탄했다. 다른 재료들을 조합해서 기본을 하면 잘하지만(기본을 제대로 하기는 정말 어렵다), 기본을 수없이 해서 다름을 본질로 꿰뚫어 내는 건 잘함을 넘는 그의 이름이 된다. 그래서 고수가 이길 건 자기 자신일 뿐일 테고. 맛보고 싶었던 건 에드워드 리 셰프의 묵은지 항정상 샐러드와 이영숙 셰프의 미소곰탕이었다.
계급전쟁과 흑수저 백수저라는 구성 때문에 거리감이 느껴졌었는데, 쇼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겠거니 싶고. 중식의 황제인 여경래 셰프가 이미 중식의 다음 대세는 정지선 셰프라고 했음에도 굳이 여왕이라고 지칭하며 여왕과 여신의 구도 대결을 만드는 것은 정 셰프가 말했듯 뻔했고. 욕을 간간히 내보내는 건 굳이. 저 라인업이 가능한 건 넷플릭스여서 라는 생각이 들었다. 졌어도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 없고 자기 자리에서 더 정진하겠다는 자가 세계에서 볼 수 있는 플랫폼에 나오며 잃을 건 없다. 탈락한 분들이 운영하는 식당 몇 곳은 가고 싶어서 지도에 찜했다. 다음 주 화요일에 8화까지 나올 텐데, 그것도 한 번에 볼 듯.